날씨가 쌀쌀해졌다. 곧 월동 준비를 해야 한다. 사람들도 동물들도,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가 다 겨울나기를 준비한다.
▲ 광야교회는 지난 9월 16일 영등포역 뒤편 다리 밑에서 ‘제1회 미드바르 축제’를 했다. 이 축제가 특별했던 것은 노숙인과 쪽방 주민으로 구성된 ‘광야드리머콰이어’가 유명 가수들과 함께 공연을 한 것이다.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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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추운 겨울을 지하도나 보도 위에서 긴 밤을 지새워야 하는 노숙인들은 아무런 대책이 없이 겨울을 맞이해야 한다. 쪽방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비좁은 단칸방에서 쓸쓸하게 긴 겨울을 보내야 한다.
이들은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험한 세파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은 우리 시대의 ‘아픈 손가락’들이다.
그들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며 동고동락(同苦同樂)을 해온 다정한 이웃이 있다, 바로 영등포 광야교회 임명희 목사와 교인들이다.
임명희 목사는 1987년 청량리역에서 우연히 영등포역 근처에서 산다는 노숙인을 만나 처음으로 영등포역을 방문해 병들고, 배고프고, 외롭고, 술에 취해 살아가는 절망촌(?)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역주변이 그렇듯 노숙인과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비좁은 쪽방촌 한편에는 집창촌이 형성되어 있었다.
▲ 광야교회는 지난 9월 16일 영등포역 뒤편 다리 밑에서 ‘제1회 미드바르 축제’를 했다. 이 축제가 특별했던 것은 노숙인과 쪽방 주민으로 구성된 ‘광야드리머콰이어’가 유명 가수들과 함께 공연을 한 것이다.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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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골목 입구에는 윤락을 알선하는 아주머니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거기에는 그들의 뒤를 봐주는 건달들이 그 일대를 장악하고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노숙인들이 술에 취해 소란을 일으키는 곳이었다.
아무리 복음의 열정이 강하다고 할지라도 선뜻 그곳에 교회를 개척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목회를 할 생각을 하지 못할 것 같은 그곳에 임명희 목사는 하나님의 특별한 부르심(소명)으로 알고 1988년 3평 남짓한 쪽방을 사서 교회를 시작했다. 그곳에 둥지를 튼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사역을 한 지 올해로 36년이 되었다. 수많은 시련을 기도와 말씀으로, 때로는 온 몸으로 이겨내면서 절망촌을 희망촌으로 만들어가는 일에 온 힘을 쏟았다.
▲ 광야교회는 지난 9월 16일 영등포역 뒤편 다리 밑에서 ‘제1회 미드바르 축제’를 했다. 이 축제가 특별했던 것은 노숙인과 쪽방 주민으로 구성된 ‘광야드리머콰이어’가 유명 가수들과 함께 공연을 한 것이다. 임명희 목사가 개식사를 하고 있다.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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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세끼 식사를 대접하고, 알콜과 마약, 도박 중독자들을 새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매주 월요일에는 충북 음성 엘레오스회복센터에 가서 운동과 성경읽기 등을 해왔다.
교회 건물 안에 홈리스센터를 만들어 오갈 데 없는 이들에게 숙박을 제공하면서 공부를 시켰다. 취업도 알선했다. 그들 중에는 신학을 해서 목사가 된 사람도 있다.
설 명절과 추석 연휴 기간에는 세뱃돈도 주고 윷놀이도 하고, 특별 음식도 제공하는 등 고향이 있어도 찾아갈 수 없는 그들의 본향 역할을 해왔다. 또한 특별부흥성회를 개최해 목마른 영혼의 갈급함을 채워 주었다.
광야교회는 지난 9월 16일 영등포역 뒤편 다리 밑에서 ‘제1회 미드바르 축제’를 했다.
▲ 광야교회는 지난 9월 16일 영등포역 뒤편 다리 밑에서 ‘제1회 미드바르 축제’를 했다. 이 축제가 특별했던 것은 노숙인과 쪽방 주민으로 구성된 ‘광야드리머콰이어’가 유명 가수들과 함께 공연을 한 것이다.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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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축제가 특별했던 것은 노숙인과 쪽방 주민으로 구성된 ‘광야드리머콰이어’가 유명 가수들과 함께 공연을 한 것이다.
‘광야드리머콰이어’는 임명희 목사가 단장을 맡고 정규필 장로와 최은화 권사가 부단장을 맡았다.
단원들의 면면을 보면 입이 쩍벌어진다. L씨는 “학교에 다닐 때 따돌림과 폭행을 많이 당했다. 지금은 광야교회에서 도움을 받고 열심히 살고 있다.”며 “살면서 비행기를 한번도 타 본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외국까지 나가서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J씨는 “죽으려고 한강에 빠졌을 때 저를 살려주신 어르신이 ‘죽을 용기가 있으면 그 용기로 살아봐라’고 해줬다.”며 “무엇인가를 사람들과 함께 하며 제가 쓰임 받는 소중한 사람이 된 것이 기분이 너무 좋다.”고 했다.
▲ 광야교회는 지난 9월 16일 영등포역 뒤편 다리 밑에서 ‘제1회 미드바르 축제’를 했다. 이 축제가 특별했던 것은 노숙인과 쪽방 주민으로 구성된 ‘광야드리머콰이어’가 유명 가수들과 함께 공연을 한 것이다.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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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씨는 “직작 생활을 하던 중 사기를 당해 노숙생활을 하던 중 저를 발견하신 임 목사님이 이곳으로 데려와 주셨고, 그때부터 센터 생활을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현재는 간호조무사 합격 후 취업을 준비중”이라고 했다.
K씨는 “오랫동안 많이 아팠고 낫기까지 쪽방에서 살며 광야교회의 많은 도움과 힘을 얻었다.”고 했다.
K씨는 “쉼터에 오기 전에는 일반 직장생활을 했다. 게임을 즐기다가 친구, 직장, 삶의 의욕까지 잃게 되었다.”며 “이곳에 오고 나서 살고자 하는 의욕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J씨는 “5층 난관에서 뛰어내려 죽진 않았지만 탈장과 평생 목발을 짚는 몸이 되었다.”며 “친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지만 합창연습을 계속 하다보니 마치 하나가 된 것 같았다.”고 했다.
C씨는 “사업에 실패하고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우연히 오게 된 이곳에서 노숙인들의 아픔을 보고 ‘내가 가진 게 너무 많았구나’라고 깨닫게 됐다.”고 했다.
이어 “콰이어를 통해 함께 어울리며 나누는 것이 저에게는 큰 기쁨이 되었고, 제 인생에 이런 기쁨을 어려운 분들과 함께해서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J씨는 “아내가 병으로 죽고 친한 친구가 자살했다. 인생이 막막해져서 술을 박스채로 마시며 살았다. 콰이어의 선율이 머릿속에 메아리치며 고난을 잊게 해줬다.”고 고백했다.
이처럼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세상의 여느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다. 뮤지컬 배우 크리스 조 선교사가 이들의 노래를 지도했다. 한 곡 한 곡 노래를 배워가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세상에서 절망했던 사람들이 부르는 희망의 노래”라는 주제로 “광야드리머콰이어 창단 기념‘을 겸한 제1회 미드바르축제에서 임명희 목사는 “미드바르‘는 히브리어로 ’광야‘라는 말이다. 우리 인생은 광야를 지나는 인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야 같은 인생길에서 예수님을 만나 새 생명을 얻고 새 삶을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들의 노래가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의 찬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광야교회는 지난 9월 16일 영등포역 뒤편 다리 밑에서 ‘제1회 미드바르 축제’를 했다. 이 축제가 특별했던 것은 노숙인과 쪽방 주민으로 구성된 ‘광야드리머콰이어’가 유명 가수들과 함께 공연을 한 것이다.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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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축제는 장광 배우(사막에길을내는 사람들 이사)와 안영화(사길사 홍보대사)의 사회로 임명희 목사의 개식사, 박희채 사(전 대한항공 수석기장)의 기도, 문형록 대표((주)반석기초이앤씨)의 축사, 라위출 대표(아시아프로텍)와 이영조 전 서울대 교수가 격려사를 전했다.
또한 미드바르콰이어를 비롯해 가수 장효정, 크리스 조, 아리현, 보니제이, 듀넘, 조안나, 임채은, 엠비크루, 제이미션이 출연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 제21회 광야인의 날 행사에서 임명희 목사가 겨울용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광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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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등포 광야교회는 오는 11월 11일 오전 9시 30분 제24회 광야인의 날 월동잠바 나눔행사를 한다. 미드바르콰이어도 출연한다.
영등포 광야교회는 정부와 서울시 등 공공기관으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지 않고 교회와 단체, 개인 후원자들의 후원으로 지금까지 노숙인과 쪽방촌 사역을 감당해왔다.
노숙인과 쪽방촌 사역에 동역을 원하는 교회와 단체, 개인은 광야교회로 전화하면 무료급식사역, 노숙인 및 쪽방촌 돌봄사역 등에 동참할 수 있다.(문의:02-2636-3722).
▲ 영등포 광야교회는 오는 11월 11일 오전 9시 30 제24회 광야인의 날 월동잠바 나눔행사를 한다. 미드바르콰이어도 출연한다.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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