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정원 한구석에 상사화가 돋아났다. 꽃망울이 생기고 이틀 밤을 자고 나니 활짝 피우고 또 몇 밤을 자고 나니 꽃은 지고 말았다. 꽃이 피었다가 지는 것이 당연한 줄을 알면서도 막상 눈앞에서 피었다가 지는 장면을 보니 새삼스럽다.
꽃만 그럴까? 짐승들도 그렇다. 동물들도 나이를 먹으면 관절이 오고, 눈이 어두워지기도 한다. 마침내는 죽음의 길을 가고야 만다. 최근 우리 도시에도 동물 장례식장이 생겼다.
▲ 꽃이 진 후 잎이 나기 때문애 꽃과 잎이 서로 만날 수 없다하여 상사화라 한다. © 공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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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 사도는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라고 했다. 꽃은 해마다 반복하여 피고 지는 과정을 보여주며 인생들에게 교훈을 준다.
새파란 젊음도 여우별처럼 잠깐 있다가 사라지고 만다. 한 때 국민적인 인기를 얻었던 연예인들 네 명이 TV 프로에 나왔는데 풋풋했던 아름다움은 온데간데없다. 그런 못난이들이 없다. 이 세상에는 영원한 것이 없다.
▲ 어느 날 예고 없이 꽃을 피워내는 상사화 © 공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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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사람은 자신의 나이 듦을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70~80세가 되어도 아직 남은 세월이 아득한 것으로 착각한다. 세월은 몽둥이로 막을 수 없고 철사 줄로 매어 둘 수도 없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혜의 왕 솔로몬은 후회 없는 인생을 경영하려면 이렇게 하라고 했다.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하나님을 경외하며 사는 것이 인생에 주어진 불변의 진리다.
다시 상사화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왜 상사화일까? 이는 꽃이 진 후에 잎사귀가 나오기 때문에 꽃과 잎사귀는 서로 볼 수 없어 그리워하여 상사화라 했단다.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사람마다 이루지 못한 아픈 사랑의 추억이 있게 마련이다. 사람의 사랑은 시쁘기 짝이 없다. 사랑하기에 헤어진다는 괴변을 만들기도 한다. 인간들의 사랑은 물덤벙술덤벙이고, 생게망게하다.
하지만 하나님은 사랑은 붙박이별처럼 영원하다. 하나님의 사랑은 끊을 수도 없고, 끝낼 수도 없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지신 십자가가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증거물이라고 했다. 세상의 모든 사랑은 다 저물어도 하나님의 사랑은 영원하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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