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공학섭 목사의 생태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공학섭 생태칼럼] 무지개 뜨는 교회
공학섭목사(순천대대교회 담임, 수필가)
 
공학섭   기사입력  2023/09/02 [17:22]

 

순천만에 거대한 무지개가 솟아났다. 교회 정원에서 놀던 아이들이 무지개를 발견하고 놀라워하는 함성 때문에 알게 되었다. 폰의 모자란 성능으로 그 아름다움을 다 표현할 수 없어 유감이다.

 

오늘도 무지개는 어디에선가 고운 자태를 드러냈을 것이지만, 내 집 마당에서 장엄하게 펼쳐진 무지개를 바라보니 더욱 경이롭다. 무지개가 뜨는 이유는 비가 그치고 물방울들이 남아 있을 때 생기는 현상이다. 

▲ 교회 마당에서 놀다가 무지개를 발견하고 환호하는 어린이들  © 공학섭


그러나 물리학적인 정의만으로 무지개를 다 설명하기엔 충분치 않다. 콕 집어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어쩐지 기분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다. 무지개는 희망, 기대, 축복 등 멋진 상상을 하도록 자극한다.

 

무지개를 보니 윌리엄 워즈워드 <무지개>라는 시가 떠오른다. “하늘에 무지개 바라보면 내 마음 뛰노라, 나 어려서 그러하였고 어른 된 지금도 그러하거늘 나 늙어서도 그러할지어다. 아니면 이제라도 나의 목숨 거둬 가소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원하노니 내 생애의 하루하루가 소박한 경건의 마음으로 이어가기를.” 

▲ 교회 정원을 에워싼 무지개  © 공학섭


언제 들어도 멋진 시다. 아이들은 무지개를 보며 쫑알거리며 뛰논다. 아이들은 무지개를 보며 가슴까지 뛰고 있으리라. 어떤 여행가는 어른이 되어서도 그렇고 늙어서도 가슴 뛰는 삶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은 거나 마찬가지란다.

 

성경은 무지개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인류의 죄악으로 온 세상을 홍수로 심판하셨다. 방주에 올랐던 노아의 여덟 식구들만 살아남았다. 노아의 가족들은 땅에 발을 디딜 수 있는 구원을 얻었지만 홍수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무지개를 구름 속에 넣어 두셨다가 비가 그치면 나오도록 하겠다고 약속하셨다.

  © 공학섭

 

하나님은 무지개를 보면 안도할 수 있도록 사람의 마음에 심어 두셨다. 짐승들도 마찬가지다. 동물들도 큰 비가 오면 숨었다가 무지개가 뜨면 밖으로 나와 활동한다. 무지개는 지구 전체를 향한 광범위한 하나님의 언약이다. 무지개를 통해 하나님 언약의 확실성을 반복하신다.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인류가 붙들어야 할 유일한 탈출구는 불변하신 하나님이시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3/09/02 [17:22]   ⓒ newspower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 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