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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생태칼럼] 한옥 민박집 주인 이야기
공학섭목사(순천대대교회 담임, 수필가)
 
공학섭   기사입력  2023/08/23 [07:07]

 

한옥 민박집 교우 이야기다. 명장의 손으로 지은 명품 한옥이다. 순천만이 한 눈에 들어오는 뷰포인트에 있어서 겹겹이 쌓인 시름들을 순식간에 비워낼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우수 한옥 민박집으로 지정할 만하다.

 

집만 좋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교우님 부부는 한옥의 중후함에 어울리는 맵자한 품격을 갖추셨다. 선친 때부터 선함이 가득한 집안이다. 이 땅에서 이만한 인품과 선량함을 지닌 분을 다시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 명장에 의해 건축된 한옥   © 공학섭


이런 일이 있었다. 민박 예약을 해놓은 고객이 있었는데, 하필이면 예약한 날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먼 곳에서 오는 고객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고객에게 연락을 했다. ‘예약한 날에 비가 온다고 예보가 되었으니 날씨 좋은 날 오세요.’라고.

 

주인의 입장은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신경 쓸 바가 아니다. 예약을 취소하면 페널티를 받으면 된다. 하지만 우리 교우님의 생각은 다르다. 고객을 자신과 자기 가족이라고 여기고 대한다. 숙박료에 포함되지 않은 놀라운 친절이다. 미쁨이 크신 분이다. 

▲ 한옥 야경  © 공학섭


이런 일도 있었다. 운전 중 마주 오는 차가 교우님의 백미러를 부딪쳤다. 교우님은 가해 차량 소유자에게 내 차는 낡은 중고이니 백미러 중고 가격만 주면 된다.’고 했다. 가해자는 오늘 내가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했을 것 같다.

 

교우님은 정비소에 달려가 중고 백미러로 갈아달라고 부탁했다. 정비소 직원은 수리를 해주며 교환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어쩌다 백미러 값이 고스란히 남게 되었다. 교우님은 즉시 자신에게 송금해 주었던 금융기관으로 달려갔다. 송금자의 계좌를 물어 보았다. 되돌려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은행은 고객의 계좌를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 무게감이 있어 보이는 내부  © 공학섭


교우님은 돌려주지 못한 돈 때문에 고민이 되었다. 불로소득이어서 쓸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여름성경학교 기간이었기에 어린이들을 위해서 수고하는 교사들을 위해 쓰라고 기부를 해주셨다.

 

그게 사실이냐? 묻고 싶은 이들이 있을 것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세상에 이런 분들만 산다면 경찰서, 교도소가 무슨 필요가 있으랴. 세계 평화가 하루 아침이면 완성이 될 것이다. 오늘이라도 하나님의 나라가 땅 위에 임하게 될 것이다. 

  © 공학섭


그리스도인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답이 우리 교회 집사님이시다. 이렇게 보배로운 분이 우리 교회 집사님인 것이 자랑스럽다. 하늘의 아버지께서도 많이 기뻐하실 것이다.

 

, 그분이 운영하는 한옥집이 어디인지 궁금해 할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적어 놓는다. 순천만습지 마을에 있으며 상호는 <하울당>이다. 선한 이의 집 자리맡에는 하늘의 축복이 있고, 선한 기운이 레바논의 향기처럼 가득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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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8/23 [07:07]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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