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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어느 가시나무새의 목사 이야기”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소강석   기사입력  2022/08/14 [07:51]

 

지난 월요일 저녁에 내린 비는 비가 아니라 하늘로부터 떨어지는 물폭탄이었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이런 물폭탄을 처음 봤습니다. 다음날 수련회가 있어서 일찌감치 자려고 수면제를 복용했습니다. 그런데 잠이 안 와 이상하다 싶어서 시설관리팀장인 김요한 안수집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도로에서 흘러내린 물이 교회 주차장에 흘러들어 와서 한강을 이루고 있고 엘리베이터 안까지 흐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 폭우로 침수된 새에덴교회 지하 주차장의 물을 퍼내고 있는 소강석 목사     © 소강석 목사

 

 

그러면 제가 다른 직원들까지 전화해서 빨리 물을 퍼내라고 지시만 할 수도 있지만, 곧바로 내려갔습니다. 그랬더니 진짜 지하실이 한강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유를 알아보니까 우리 교회는 고지대에 위치하였음에도 죽전천이 넘쳐 하수구의 물이 내려가지 않으니까 길에 쏟아진 폭우가 우리 교회 지하주차장으로 흘러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직원들과 함께 열심히 물을 퍼냈습니다. 워낙 주차장이 넓어서 각자 맡은 구역의 물을 한쪽으로 밀어내서 양수기로 퍼내야 하는데 정말 역부족이었습니다. 저는 몇 십 분 만에 온몸이 땀으로 완전히 젖어 버렸습니다. 조금 전에 출장 드라이를 했는데 워낙 땀을 많이 흘려서 머리도 다 흐트러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수면제 기운도 온 데 간 데 없어져 버렸고요.

 

▲ 폭우로 침수된 새에덴교회 지하주차장의 물을 퍼내는 성도들     © 소강석 목사


그런데 저보다도 우리 교회 통제실 직원들이 더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남수현 장로님도 주무시다 보고를 받고 금방 달려오셨습니다. 게다가 갑자기 우당탕탕 하고 뛰어 들어오는 애들이 있었습니다. 세상에 김요한 안수집사의 가족인 윤정순 집사님과 요셉이, 영생이, 영원이가 한꺼번에 오는 것입니다. 그 녀석들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진짜 물이 금방금방 줄어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최성주 집사 아들 주영이까지 왔습니다. 저는 부목사들에게 전화를 해서 나오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다음날부터 수련회를 하기 때문에 지장을 받을까 싶어서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하다 보니까 너무 힘들어 땅에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반바지로 갈아입고 와서 또다시 물 퍼내는 일에 가담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갈등이 생겼습니다. 김요한 팀장의 말을 들으면 새벽기도회에 오는 분들을 위해 꼬박 밤을 새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밤을 새워버리면 다음 날부터 있을 수련회 집회를 망쳐 버리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직원들에게 특별한 격려를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새벽 3시가 다 되어 제 방에 올라왔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수도권의 몇몇 대형교회가 생각이 났습니다. 혹시 다른 교회들은 이런 일은 없는지 연락을 했는데, 연락이 안 되는 걸 봐서 아무 일도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짧은 막잠을 자고 시간에 맞춰 오크밸리로 갔습니다.

▲ 오크밸리에서 열린 새에덴교회 장년수련회에서 말씀을 전하는 소강석 목사     © 소강석 목사

 

 

개회예배 때부터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쏟아졌는지 모릅니다. 저는 수련회를 준비하면서 원고를 얼마나 많이 고치고 보완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도 준비된 원고보다도 훨씬 더 은혜로운 말씀을 순간순간에 터지게 해 주셨습니다. 어떤 손님이 와도 만나지 않고 대부분 집회가 끝나고 잠깐 인사만 나누었습니다. 왜냐하면 집중력이 흩어질까 싶어서입니다. 저는 낮에도 바깥에 나가서 밥 먹지 않고 그냥 옆방에서 해주는 밥을 간단히 먹고 계속 묵상하고 기도했습니다. 아직까지도 교회를 자기 몸처럼 사랑했던 직원들이 그렇게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수련회 집회는 마지막 날 폐회예배에 이르기까지 들불처럼 산불처럼 타오르고 타올랐습니다.

▲ 오크밸리에서 열린 새에덴교회 장년수련회에서 말씀을 전하는 소강석 목사     © 소강석 목사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진짜 저는 한여름에 매미 같은 목사였습니다. 불과 2, 3주를 노래하기 위하여 7, 8년 동안 땅속에 애벌레로 있었던 매미처럼, 또 한순간의 최절정의 아름다운 노래를 위하여 자신의 가슴에 가시를 찔러대던 가시나무 새처럼 저는 후회 없이 말씀을 전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개회예배와 폐회예배가 가장 뜨거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하나님도 알파와 오메가의 하나님이시지 않습니까? 저는 34일 동안 매미 목사였고 가시나무새 목사였습니다.

 

▲ 오크밸리에서 열린 새에덴교회 장년수련회     © 소강석 목사


그럼에도 저는 가시나무새처럼 죽지 않고 살아 있습니다. 저의 사명이 아직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일 테죠. 그래서 저는 다가올 신년축복성회에 때도, 또 내년에 장년여름수련회에서도 언제나 가시나무새 목사가 될 것입니다. 교회에 어떤 일이 생겨도 지시만 하지 않고 솔선수범하여 앞장서겠으며 말씀을 전할 때는 마지막 우는 매미처럼,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가시나무새처럼 그렇게 말씀을 전하고 사자후를 토해 내겠습니다. 강단에서 그렇게 사자후를 토해내다가 가시나무새처럼 쓰러지면 더없는 영광일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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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8/14 [07:51]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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