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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김준곤 목사 그리고 CCC-홍종인 교수] “영원한 소년, 영원한 첫사랑”
홍종인 교수, 서울대학교 화학부 교수(CCC나사렛형제들)
 
홍종인   기사입력  2022/07/20 [22:36]

한국CCC 62년의 역사는 고 김준곤 목사(1925.3.28-2009.9.29)를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1958년 한국CCC 설립하고 대학생 선교를 못자리판으로 민족 복음화와 세계 선교를 위해 평생을 헌신했던 김준곤 목사의 팔순을 기념해 지난 2005년에 제자, 지인, 국내외 동역자 110여 명으로부터 글을 받아 [나와 김준곤 목사 그리고 CCC]라는 기념문집을 만들었다. 기념문집에 원고를 주셨던 분들 중 여러분들이 이 세상을 떠났다. 역사적인 글들을 뉴스파워에 다시 올린다. (편집자 주)

▲ 홍종인 교수 (앞줄 좌측)    ©뉴스 파워



제가 대학을 졸업할 때가 스물세 살이었는데 벌써 대학을 졸업한 지 꼬박 23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저의 삶에 일어났던 일들과 변화를 돌아보며 제가 대학 시절에 만났던 김준곤 목사님과 CCC의 영향이 어떠했는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첫해 대학 입시에 실패하였고, 한 해 재수하고 원했던 대학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한 해 늦게 대학에 들어오게 되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선으로 바꾸어 주셔서 제 생애에 중요한 전환점을 맞게 해 주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시절에 친했었고 저보다 한해 먼저 대학에 들어갔던 친구 중 몇몇은 순수한 열정으로 운동권에 들어갔고 거기에 함몰된 것을 보았습니다. 아마 제가 친구들과 같은 해 대학에 입학했다면 그들과 어울려 운동권의 소용돌이 속에 섞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저는 다음 해 대학에 들어가 기숙사에서 황성주 선배를 만났고 그를 통해서 CCC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CCC에서는 우선 요한복음부터 읽어보라고 했었습니다. 저는 이미 모태신앙으로 신앙생활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대학 1학년 여름 방학 때 요한복음을 읽으며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인 것을 확신하게 되었고 비로소 말씀에 뿌리를 내리는 믿음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1학년 1학기 때는 아직 운동권 친구들과도 교류하고 있었는데, 그해 여름 심천수련회는 저의 방향을 완전히 CCC로 돌리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심천 천막 수련회 하면 뜨거운 태양 아래 천막에서 함께 먹고 자고 말씀을 나누고 훈련받던 기억이 납니다.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것은 별빛 아래 모래사장에서 펼쳐졌던 목사님의 메시지입니다. 모든 전등을 다 끄고 깜깜한 공간에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빛이 쏟아졌습니다.

 

당시 50대의 목사님께서 뜨거운 열정으로 예수님에 대하여, 성령 충만에 대하여, 지상명령 성취에 대하여 말씀을 쏟아내시던 것을 기억합니다. 소월의 시를 인용하시며 예수님에 대한 사랑을 쏟아놓으시는 영원한 소년의 영원한 첫사랑 고백을 듣고 있노라면, 제 마음 깊은 곳에 목사님의 열정이 전염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께서 수많은 은유와 시어들로 예수님에 대한 사랑을 토로하실 때면 저는 어느 사랑의 시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거룩하고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학 1학년 겨울 방학 때는 저를 변화시켰던 요한복음을 성서대학에서 목사님을 통해서 다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가 목사님을 개인적으로 많이 만나 뵙지는 못했지만 돌이켜 보면 목사님을 통해서 제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목사님과의 만남은 제게 예수님에 대한 사랑과 함께 민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민족 복음화라는 막연해 보이기까지 하는 기도 제목을 놓고, 목사님을 따라 기도하다 보면 처음에는 도저히 가슴으로 느껴지지 않던 이 기도 제목이 어느새 저의 기도 제목이 되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더 이상 저 자신과 가정만이 아닌,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으로 조금씩 변화되어 갔습니다. '80년 세계 복음화 대성회 등 때로는 부담스럽기도 했었던, 크고 작은 행사를 치르며 저 자신이 민족 복음화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젊은 영혼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또 민족 복음화의 한길로서 제시되는 민족 복음화는 학원 복음화로부터라는 구호는 오늘의 저를 있게 하는 중요한 길이 되었습니다. 저는 대학 1학년 겨울 방학 때 하나님께서 저를 캠퍼스로 다시 부르시면 전도하며 제자 삼는 순장의 삶을 평생 살겠노라고 고백하며 기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사실 그 후에 이 기도를 거의 잊어버렸었습니다. 나중에 교수 공채를 앞두고 주님께 옛날 대학 시절에 드렸던 기도를 상기시키며 간절히 다시 기도 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여러모로 부족했던 저를 다시 캠퍼스로 부르셔서 제자 삼는 제자의 삶을 사시게 하셨고 이것이 제가 대학에서 일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게 하셨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저는 단순한 학생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라가는 제자의 삶을 배우게 되었고, 순모임을 통해 일생을 복음 전달자로 사는 방법과 삶의 태도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기회가 있는 대로 복음을 전하는 삶을 조금이나 마실 수 있는 것은 당시 배운 삶의 태도가 제 몸과 마음 깊숙이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가 만약 김준곤 목사님을 대학 시절에 뵙지 못했다면, 제가 CCC에 연결되지 않았다면, 지금 저는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를 상상해 봅니다. 아마 교회의 울타리에서 나름대로 성실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교회 중심의 평범한 신앙인이 현재 저의 모습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교수가 되었을 수도 있고 모든 겉모양은 지금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제 삶 중심에 있는 영혼에 대한 사랑과 학원 복음회에 대한 부담감, 선교에 대한 소원들은 아마 적거나 없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그런 면에서 김 목사님은 대학 시절 제가 속했던 선교단체의 지도자 이상이십니다. 저에게 있어 목사님은 영적인 소생을 준 아버지이시고, 꿈을 주고 비전을 주신 잊을 수 없는 스승이십니다.

 

사실 저는 김 목사님에게 다른 학생들보다 더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당시 목사님께서는 저와 형제들을 많이 아껴 주셔서 가끔 우리와의 만나시곤 했습니다. 그때 우리는 모두 어려운 형편에 공부하며 때로는 회관의 차가운 바닥에서 사랑방 생활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그중 저와 다른 형제 몇몇 사람에게 남모르게 장학금을 주기도 하시며 깊은사랑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가끔은 우리를 집으로 초대하시기도 하시고, 밖에서 밥을 사 주시기도 하셨는데 사실 목사님은 그때부터 소식하시는 편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얼마 드시지도 않으시는데 우리는 정신없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워하고, 우리의 즐거워하는 모습에 더 즐거워하시던 목사님이 생각납니다.

 

목사님은 그 후에 제가 유학을 가 있는 동안에도 여러모로 관심을 두시고, 서른을 코앞에 두고 아직 장가들지 못한 저에게 좋은 자매들을 중매하신다며 전화를 주시고 소개도 해 주셨습니다. 죄송하게도 저는 그중에서 결혼을 못 하고 다른 CCC의 자매와 결혼하였지만, 목사님은 여전히 기뻐하시며 축복해 주셨습니다.

 

나중에는 CCC가 커져서 목사님을 개인적으로 뵙는 일들이 형제·자매들에게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제가 활동하던 시절에는 그래도 그런 교제가 가능했는데, 그것은 저에게 참 큰 축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돌이켜 보면 저는 목사님과 CCC를 만나면서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하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배우게 되었고 또 소중한 생의 반려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것보다 대학 시절에 제가 받을 수 있는 더 큰 축복을 없을 것 같습니다.

 

비록 한국에 들어와 일하면서는 마음처럼 목사님을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지내고 있어서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목사님의 얼굴과 표정은 소년 같으십니다. 저도 나이가 들면서 목사님 같은 표정과 얼굴로 되어갔으면 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가슴속에 불같은 열정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민족을 사랑하고, 열방에 복음 전하는 것을 삶의 이유로 여기는 그 마음을 저도 같이 닮아 가기를 바랍니다.

 

저는 저 자신이 목사님의 삶의 열매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삶을 통해 저도 그런 열매를 맺으며 살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김 목사님을 저에게, 우리 CCC, 우리나라에, 보내 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목사님을 지켜 주시고, 인도하시며, 그를 통해 일하신 것을 찬양하며 감사드립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앞으로 남은 생애가 더욱 아름답고, 향기롭고, 우리 모두에게 큰 은혜가 되는 시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홍종인 교수는 서울대학교와 미국 콜롬비아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학교 화학부 교수로 질병 진단용 생체 분자, 환경 독성 분자에 대한 화학 센서 개발과 발광, 에너지 소자용 재료 개발에 힘쓰고 있다. 홍종인 교수는 교육자로서 대학생 전도에 힘쓰고 있고 교육 봉사를 통한 해외 선교에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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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7/20 [22:36]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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