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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2.01.18 [21:28]
[한복협 발표문]세계교회의 흐름
박창훈 교수(서울신학대학교 교회사)
 
박창훈

한국복음주의협의회 11월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지난 12일 오전 7시 서울시 종로구 종교교회에서 ‘세계교회의 흐름과 한국교회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다음은 서울신대 박창훈 교수(교회사)의 발표문이다.

▲ 박창훈 교수     ©뉴스파워



 최근의 세계교회의 흐름을 살펴보려고 할 때, 가장 많이 제기되는 말은 바로 “남쪽을 바라보라!”는 말이다. 여기서 남쪽이란 남미, 아프리카, 그리고 동남아시아를 의미한다. 왜 남쪽을 바라보아야 하는가? 이는 북쪽의 교회들이 정체되거나 줄어들면서 성장의 동력을 잃어버리거나, 세속화의 풍랑 속에서 복음의 본질을 망각하거나, 또는 교회가 사회에서의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냉철한 판단에서 나온 것이며, 무엇보다도 남쪽의 기독교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현실의 자각으로부터 생긴 것이다.
   북쪽, 다시 말해 서구의 기독교 학자들은 이미 기독교의 미래는 남쪽에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었다. 올해 작고한 앤드류 월스(Andrew Walls) 이후로, 선교역사에 관심을 가졌던 학자들--다나 로버트(Dana Robert), 알란 앤더슨(Allan Anderson), 마크 놀(Mark Noll), 라민 사네(Lamin Sanneh), 사무엘 마펫(Samuel H. Moffett), 하비 콕스(Harvey Cox), 티모시 테넌트(Timothy Tennent), 리처드 마우(Richard Mouw), 필립 젠킨스(Philip Jenkins), 브라이언 스탠리(Brian Stanley) 등--은 이제까지 서양 중심의 교회사에서 부록 정도로 취급되던 선교지 교회가 이제는 괄목한 교회 성장을 통해 유럽이나 영·미의 교회를 압도하며, 세계교회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그래서 남쪽의 기독교(Global South)를 아우르는 세계기독교(World Christianity), 다수 기독교 세계(Majority)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세계기독교, 특히 남쪽의 기독교의 실체는 실제로 인구통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인구변화에서 그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1. 세계 인구분포와 기독교 인구분포의 변화

   아래의 표(5-1)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00년대에 인구가 많았던 지역들이 점차 변화되고 있다. 북쪽에 속한 미국, 독일, 러시아를 제외하고, 실제로 인구가 늘어나는 지역은 남쪽 지역에 속한 나라들이다. 실제로 1900년경 유럽, 북미, 소련 등은 세계 인구의 32%였으나, 1950년대 29%로, 그리고 1970년에는 25%로 줄어들어서, 2000년에 18%를 차지하였으며, 2050년에는 10~12%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적으로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인구는 1900년경 13%에서, 2000년 21%로, 그리고 2050년에는 29%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된다면 1900년대는 2.5대 1로 북쪽 인구가 많았으나, 2050년에는 완전히 뒤바뀌어서 1대 2.5의 비율로 남쪽의 인구가 많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북쪽 인구는 정체되거나 줄어들고 고령이 많지만, 남쪽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구성에서도 젊은이들이 많다는 사실은 이러한 인구증가가 앞으로 엄청난 사회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그렇다면, 세계기독교 인구의 변화는 어떨까? 흥미로운 사실은 인구가 늘고 있는 지역에서 기독교 인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표(5-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남쪽의 기독교인들은 필리핀을 비롯하여,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콩고, 에티오피아 등에서 놀랍게 성장하고 있다. 표를 통해 볼 때, 남미의 브라질의 기독교 인구는 크게 성장하지 않는 추이를 나타내지만, 유럽에서 종교개혁 때 가톨릭 교인이 개신교인으로 개종하였던 속도보다도 더 빠르게 가톨릭 교인들이 개신교인으로 개종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2. 남쪽 기독교의 성장원인

   남쪽의 나라들은 대개 서구 식민지배 국가로부터 기독교를 전해 받았다. 그래서 (신)식민주의에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비판적으로 남쪽에서 성장하는 기독교를 서구 제국주의의 산물로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성장하고 있는 남쪽의 교회들은 서구 선교사들의 열정 어린 헌신을 통해 기초가 놓이고, 그들의 희생 위에서 성장한 선교지 교회들이기에, 단순히 제국주의 산물이라고 볼 수 없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째, 경제성장과 현대화와 함께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 독립 전에는, 서구 문화와 경제를 모방하여 개인적·사회적 여건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도가 교회를 통해 충족되었다. 실제로 교회에서 변화를 경험하고 교육을 받은 이들이 독립과 건국의 과정에 참여하였다. 독립 후에도, 저개발국가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성장하는 나라들에서 교회는 그 발전의 중심에 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발전에서 근면과 성실이라는 기독교 윤리관은 긍정적으로 개인의 신분을 상승시키는 요소로 작용하였다.
   둘째, 남쪽의 기독교는 젊은이들의 신앙이다. 교회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거부하는 젊은이들의 진취적인 생각을 펼 수 있는 곳이었다. 교회는 자신의 신분을 개선하고자 하는 열정적이고 새로운 생각을 지니고 있는 젊은이들, 특히 이주민, 상인, 군인, 노동자들의 생각을 배우고 표현하는 곳이었다. 직업을 찾아 도시와 항구와 무역의 거점으로 이주하는 젊은이들에게 전통적인 가족의 유대감을 대체하여, 새로운 형태의 정서적 돌봄을 교회가 담당하였다. 그리하여 이들 도시에서 교회가 성장하였다.
   셋째, 남쪽의 기독교는 전통사회에서 밀려난 이들에게 다가가는 종교이다. 복음을 전파하면서, 교회는 그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다가갔다. 그래서 교회는 그 사회의 풀뿌리 운동으로 정착하였다. 또한 사회가 발전하면서, 점점 다가올 시대의 전문가들 집단이 교회로 모이게 되었다. 결국 교회는 새로운 사회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쪽의 기독교는 실존적인 삶의 의미를 제공한다. 남쪽의 기독교가 성장하는 이유를 앞에서처럼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조건에서 찾을 수도 있으나, 궁극적으로 교회는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제공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주위의 세상을 설명하는 틀을 제공하였다. 그리하여 기독교를 진리로 받아들인 이들은 전통사회로부터의 박해를 이겨내는 순교적 신앙을 보여주었다.
  
3. 남쪽 기독교의 특징

   북쪽 기독교가 이슬람계 인구의 유입과 주류교단 교회 교인 수의 감소 등으로 심대한 위기를 맞이하는 반면, 남쪽 기독교는 경제발전과 도시화 등으로 교인의 수가 놀라울 정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는데, 그렇다면 이 남쪽 기독교의 특징은 무엇인가? 남쪽 기독교의 특징을 단순하게 평가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데, 이는 각 나라의 기독교의 특징이 역사에 따라 매우 다양한 모습을 띠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성장하는 남쪽 기독교의 특징을 정리하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보수적인 복음주의 교회들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해방신학 이후 남쪽의 기독교는 대개 진보적이고 혁명적일 것이라는 단순한 평가를 받으나, 특히 남미의 경우 해방신학에 반대하는 로마교황청의 보수적인 움직임으로 사람들은 가톨릭으로부터 개신교로 개종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실제로 남쪽 기독교 신학은 성경의 권위,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사역, 회심의 강조, 그리고 평신도들의 참여 등 전형적인 복음주의 특성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서구 복음주의 교회에서 논쟁이 많은 동성애, 줄기세포 등의 문제에 남쪽의 기독교는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둘째, 은사운동을 하는 교회들이 성장하고 있다. 남쪽의 성장하는 복음주의 교회들은 체험을 강조하는 신유, 방언, 예언 등의 운동이 두드러진다. 특히 이러한 은사주의 운동은 오순절 계통의 교회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성장하는 전통 교단의 교회들도 은사주의 운동에 가담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교회에서는 체험적인 은사주의 운동이 지나치게 토착문화(또는 종교)와 결합하여, 기독교의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는 신학적인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셋째, 예언자적이며 종말론적인 특징을 통해, 정치·경제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서구 기독교가 종교개혁 이후로 정교분리의 과정으로 발전되었으나, 남쪽의 기독교는 식민시대에 있어서나 이후 독립된 후에도, 정치세력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진보적인 교회만이 아니라, 보수적인 교회들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경제적인 문제에서도 사회적 지위 상승에 민감하여 번영신학에 편승하는 것은 아닌지 비판을 받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남쪽의 기독교는 이민을 통해 서구 기독교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고 있다. 서구지역으로 이민을 하는 남쪽 기독교인들의 활동이 같은 민족의 이민사회에 국한된다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이민교회의 신앙적 열정은 그 나라 기독교인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적극적이며 헌신적이다. 그래서 남쪽 기독교인 디아스포라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복음을 전한 나라에 복음을 역수출하는 선교사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4. 결론 및 제안

   이제까지 세계기독교라는 관점에서, 세계교회의 흐름을 파악해 보았다. 전통적인 기독교 국가들이 속한 북쪽의 기독교, 즉 유럽과 미국의 기독교는 몇 가지 이유로 성장이 둔화하는 반면, 남쪽 기독교는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남쪽 기독교의 성장원인과 특징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므로 서구 중심의 신학을 통해 남쪽의 기독교를 “제3세계의 원시적인 모습”일 것이라고 쉽게 규정하는 자세는 이제 지양해야 한다. 교회 역사를 통해, 복음(케리그마) 외에 문화적인 외투는 역사적으로 덧붙여졌다는 점을 깊이 생각하면서, 남쪽의 기독교를 열등하게 취급하는 자세를 내려놓고 진지하게 마주하는 자세가 요청된다.
   또한, 남쪽의 기독교는 이제 자신들의 신앙체험을 표현하는 신학을 자신 있게 표현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이제는 남쪽의 교회들이 신학자들을 배출하여 자신들의 교회 역사와 신학이 세계교회사에서 정당한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연구 성과물들을 통해 정당하게 주장해야 한다. 북쪽의 주류 영·미 신학자들도 아프리카 교회, 라틴아메리카 교회, 아시아 교회(한국, 중국, 인도, 일본 등)에서 직접 나온 연구 성과물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일상에 대한 불안함으로 한국의 모든 교회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전부터 제기된 이른바 “가나안 성도들”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한국교회는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실정이다. 세계기독교에서 “기독교인의 정의”를 생각하면서, 2015년 통계청에서 실시한 “종교인구분포 조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조사에서는 개신교 인구가 10년 전인 2005년에 비해 18.2%에서 19.7%로, 1.5%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증가의 이유가 무엇일까?
   2015년 조사는 전수조사가 아니라, 1,000만 명(인구의 20%)에 대한 표본조사였으며, 그 가운데 직접 방문이 51.4%, 인터넷 설문이 48.6%였다. 그래서 오차가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2015년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줄어든 천주교와 불교의 입장). 또, 개신교에서는 이단들의 숫자가 늘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나머지 가능성은 “가나안 성도들”이 아직도 자신들이 기독교인이라고 표현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에서인지 지금은 신앙공동체에서 벗어나 있지만, 스스로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을 표현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들의 아주 소극적인 고백을 통해서 볼 때, 한국교회의 가능성은 분명히 열려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Cox, Harvey.  『영성, 음악, 여성』(Fire from Heaven), 유지황 역, 서울: 동연, 1996.
Jenkins, Philip.  『신의 미래』(The Next Christendom), 김신권, 최요한 역, 서울: 도마의
       길, 2007
Noll, Mark 『나는 왜 세계기독교인이 되었는가』(From Ever Tribe and Nation), 배덕만 역,
       서울: 복있는 사람, 2016.
Stanley, Brian. 『복음주의 세계확산』(The Global Diffusion of Evangelicalism), 이재근
       역, 서울: CLC, 2014.
“신자 수, 개신교 1위, . . . ‘종교없다’ 56%” 「조선일보」, 2016년 12월 20일.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20/2016122000155.html (2021년 1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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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1/14 [16:12]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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