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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0.09.25 [13:02]
'2020 코리아 이스터 퍼레이드' 열린다
4월 12일 광화문 특설무대에서...장신대 임성빈 총장, 문화신학적 의미 발제
 
김현성

 

한국교회총연합회 (대표회장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목사, 이하 한교총)CTS기독교TV(회장 : 감경철, 이하 CTS)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가 후원하는 '2020 코리아 이스터 퍼레이드'성공적 개최를 위한 세미나가 16CTS 컨벤션홀에서 진행됐다.

▲ 장신대 임성빈 총장이 발제하고 있다.     © 뉴스파워

 

 

<2020 코리아 이스터 퍼레이드>는 오는 412일 개최되며 퍼레이드를 비롯해 광화문 앞 특설무대에서 진행될 부활절 기념 음악회와 각종 전시, CCM 버스킹 등 다양한 참여형 행사가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퍼레이드 코스는 총 3.3Km로 이화여자고등학교에서 출발해 서울시청과 광화문 광장을 거쳐 세종문화회관까지 이어진다. 대열에는 개별 교회 기수단과 디아스포라 기수단, 한국교회 다음세대가 모인 어린이 천사팀, 다문화 사역 운영교회들로 구성된 다문화팀도 포함될 예정이다.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기쁨을 다음세대와 한국사회에 전하기 위해 기획된 <2020 코리아 이스터 퍼레이드>조직위원회는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해 이번 세미나를 열고 행사의 의미와 구성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임성빈 총장은
<2020 코리아 이스터 퍼레이드>의 문화적, 신학적 의미에 대해 발표했다.

임총장은 그동안 한국교회 부활절 문화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초점을 두고 고난주간을 강조했고, 그에 따라 신앙인들의 삶에서 부활의 구체적인 의미에 대한 성찰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교회 부활절 문화에 풍성한 의미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초대교회의 부활의 기쁨을 누리고 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2020 코리아 이스터 퍼레이드>가 부활의 정신을 한국사회에 실천하는 선교적운동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생명을 얻은 만큼 그 생명을 세상에 나누고 생명의 문화, 복음의 문화를 전파해야 할 사명이 있다."고 밝혔다.

 <2020 코리아 이스터 퍼레이드> 상희철 총감독이 행사 진행과 참여 방식에 대해 발표했다. 상 감독은 행사의 기독교적 문화적 의미를 잘 살리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임성빈 총장의 발제문.
 

부활, 민족과 인류의 희망!

- 2020 이스터 다문화 퍼레이드에 담긴 문화신학적 의미와 교회의 과제

 

임성빈 총장(장로회신학대학교)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고전 15:22)

 

 

2020년 부활절을 맞이하며
새로운 한해, 또 다시 우리는 부활절을 준비한다. 매해 맞이하는 절기 중에서도 유독 부활절은 소망과 희망으로 시간으로 다가온다. 개인과 공동체가 직면한 고난과 절망, 슬픔 속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궁극적 이유도 부활 신앙 때문이며, 죽음의 문화를 극복하고 하나님의 생명의 문화를 살아낼 수 있는 것도 부활의 능력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권세를 이기시고 영원한 생명을 이미 우리에게 가지고 오셨고 그것이 삶의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활절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미 우리에게 온 영원한 생명의 능력을 세상에 선포하며 그리스도인의 기쁨과 희망을 우리의 이웃들과 나누어야 할 경축의 시간들이 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부활절의 의미를 삶과 문화로 충분히 육화(incarnation)시키지 못한 채, 찬양대의 부활절 칸타타와 삶은 계란과 같이 일회적이고 의례적인 교회 안 부활절 문화만 남은 것에서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한국교회는 고난주간을 경건하게 지킨 후 부활절을 축하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죄를 겸허히 돌아보고 참회하면서 그리스도의 희생과 십자가 고난을 기념하는 사순절을 강조하다보니, 부활절 이후 완전한 승리를 거두신 주님의 부활을 기뻐하고 감격 가운데 증언하는 삶에 대한 조명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고난주간을 경건하게 보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인들에게 부활이 삶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한 성찰은 부족했음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기독교의 정수는 부활정신이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고전 15:22)는 말씀은 우리에게 사망과 부활이 있게 된 이유를 설명해준다. 그것은 첫 사람인 아담이 불순종함으로 인하여 모든 사람에게 사망이 들어오게 되었고, 마지막 아담, 곧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사람이 다시 생명을 얻을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예수께서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기 때문에 우리는 영생의 소망을 가질 수 있으며, 그러므로 우리는 믿음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고 세상 가운데 그리스도의 부활의 의미를 전할 사명을 받는다.

교회사의 흔적을 되돌아보면 초대교회는 부활의 의미를 진지하고 풍성하게 새겨나갔던 전통이 있었다. 바로 부활절과 부활절 이후 50일 동안 이어지는 기쁨의 50(The Great Fifty Days)이라는 절기가 바로 그것이었다. 이 기간은 대림절이나 사순절보다 더 오래된 교회의 절기로 주후 3세기까지 교회가 지켰던 유일한 연주기(The Annual Cycle)였다. 김경진 목사(전 장로회신학대학교 예배학 교수, 소망교회)에 따르면, 흔히 오순절과 혼란스럽게 사용되기도 한 이 절기는 부활 후 50번째의 날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50일 동안의 전 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흔히 파스카(Pascha) 절기라 불렀다. 부활주일부터 성령강림주일까지의 50일 동안을 하나의 잔치같이, 혹은 하나의 큰 주일처럼 즐거움과 감사로 보낸다는 점에서 기쁨의 50”(The Great Fifty Days)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특히 교회는 기쁨의 50일 기간에 예수님의 부활 이후의 행적을 돌아보며, 부활하신 주님을 확인하곤 하였다고 한다. 도마의 이야기(둘째 주일),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과의 나누신 식탁에 대한 이야기(셋째 주일), 주님의 승천 이야기(40일째, 혹은 일곱 번째 주일) 등을 나눔으로써 부활의 의미를 계속해서 음미해갔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쁨의 절기는 50일째 날, 곧 성령의 임재와 강림을 기념하는 성령강림절(Pentecost)로 끝을 맺는다. 참으로 인상적인 것은 이 기쁨의 절기 동안에는 금식도 허락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슬픔과 회개의 상징인 무릎 꿇음도 자제되었을 정도로 부활의 기쁨을 교회가 강조하였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초대교회의 역사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비추어보면 부활절과 그 이후의 전통은 너무도 왜소해져버렸다는 것이 그저 과장된 말은 아닌 듯하다. 사실 한국교회는 교회의 절기를 문화 안에서 문화화(inculturation)시킨 전통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일찍이 성탄의 절기를 나눔과 섬김의 문화로 정착시킴으로 교회가 나라와 민족을 섬기며 소외된 이웃을 섬김으로 민족의 교회로 자리매김한 전통이 있다. 이제는 다시 한 번 우리는 초대교회의 전통을 재조명하면서 부활의 의미를 보다 풍성하고 지속적으로 누리며, 교우들과 이웃들이 함께 나누는 부활절 문화를 만들어갈 때가 되었다. 특별히 올해는 <2020 이스터 다문화 퍼레이드>를 통해 광화문 광장과 종로구 일대에서 부활의 기쁨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은 의미있는 시도라 할 것이다. 성도들이 함께 모여 이념과 진영 논리로 분열된 한국사회 가운데 부활의 기쁨을 나누고 기독교의 사랑과 치유의 정신을 전달하는 기독교 문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축제란 본디 그 나라의 세시풍속이 되고 세시풍속은 나라의 정신의 소산이요 문화의 소산이 되는 법이다. <2020 이스터 다문화 퍼레이드>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부활의 신앙과 영성을 축제로 꽃피우며, 다양한 시민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부활의 의미를 확장시키는 자리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이와 관련해 <2020 이스터 다문화 퍼레이드>의 문화신학적 전거를 모색해보고 한국교회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과제

오늘 한국교회는 사방으로 우겨 쌈을 당하는 상황에 처하여 있다. 다양한 견해를 가진 사회 구성원들과 단체들로부터 여러 가지 이유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1907년 평양대부흥 운동으로 암울한 시기에 기독교는 민족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왔으며, 20세기 후반까지 한국사회 발전을 위한 한국교회의 공헌은 사회발전 지표를 통하여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정도로 뚜렷했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1,000만이 넘는 양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모두가 위기라고 이야기하는 작금의 한국 교회 상황은 교세의 양적 성장 감소는 물론,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도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대사회적 신뢰도 조사가 나타내듯이 21세기 들어 한국 기독교회에 대한 사회의 평가는 매우 부정적이다. 2017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개신교회를 신뢰한다는 사람들의 비중은 응답자의 20.2%에 불과한 반면, 신뢰하지 못한다는 사람들의 비중은 52.2%로 조사되었다. 또한 한국교회는 교회 밖 세상과 잘 소통하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사회통합에 기여한다는 응답 비율은 각각 38.7%, 33.3%에 머물렀다. 한국 교회는 다른 사회기관이나 종교기관들에 비해 사회적 섬김에서 오히려 앞선 실적을 보이면서도 한국 사회 안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불행히도 오늘의 한국 교회는 한국문화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지적은 아직도 많은 한국인들이 한국 교회를 한국의 종교로서 보다는 서양종교로서 이해하려는 경향이 농후하다는 것으로 뒷받침된다. 한국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윤리 가치관을 제공하고 사회통합을 제시하는데 무엇보다도 한국 사회가 교회와 함께 갖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지만 그간 충분하지 못했다는 성찰을 할 수 있다.

오늘날 이러한 교회의 위기는 신앙인들의 신앙인답지 못함에 기인한다. 확고하지 못한 기독교적 정체성, 즉 십자가와 부활의 신학에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한 미숙하고 왜곡된 신앙, 기복적 성향은 뿌리가 깊으나 십자가와 섬김에는 얄팍한 신앙과 건전한 신학의 부족, 사회문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 부족, 권력에 대한 신학적 이해의 왜곡으로 인한 사회적 과제 선정의 미숙과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재와 풍부한 재원의 활용 부족, 결과적인 연대와 소통의 부족함이 오늘 한국 교회가 위기를 자초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비판들을 요약하면 한국교회는 너무 얄팍하고, 올곧지 못하고, 열매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면모는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각한 신앙체계와 삶에 대한 지식의 부족과 함께 신앙공동체의 공공 영역에서의 역할 부족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대사회적인 차원에서 제도적, 신앙적, 기능적 역할의 부족함은 결국 교회에 대한 대외 인식을 악화시킴으로써 선교 역량의 한계를 노출하게 되었다. 이러한 교회의 위기는 시민사회에서 기독교 복음의 핵심 담론이 제대로 소통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심화되고 있다. 핵심 담론이 소통되지 못한다는 문제는 곧 우리의 삶이 그 담론을 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 안에서의 신앙생활과 함께 사회 참여에 대한 태도와 전략에 있어서도 지금까지의 내용과 방식을 반성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세상과 소통하라는 주문을 받고 있고, 작은 자들의 벗이 되어 세상의 아픔에 공감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특히 가속화되는 세계화라는 21세기 맥락에서 사회발전을 위한 더욱 책임적인 교회의 역할을 추구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교회를 교회답게 하며 복음에 기초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하게 해야 한다. 나아가 이념과 인종, 세대와 성별 간 갈등이 심화되고 다양한 사회문화적 변화를 맞이하는 한국사회의 통합을 선도하는 화해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신앙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책임

교회가 교회다워지는 것은 교회구성원인 신앙공동체 구성원들이 신앙인다워짐을 뜻한다. 그러나 신앙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세워 나간다는 것은 곧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의 주권, 청지기, 만인 제사장 신앙 등이 삶에 뿌리를 내린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교회는 세상과의 관계에 있어서 사회적 공동선(common good)에 관심을 갖게 되고, 공공선이라는 사회변혁의 목표에 동참하게 된다.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분리될 수 없듯이 교회의 교회다움과 사회적 역할 역시 분리될 수 없음은 매우 분명하다.

오늘날 더욱 다양해지고 본격화된 한국의 갈등사회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는 신앙공동체인 교회에게 초월을 인정하는 평화이루기는 더욱 본질적이며 우선적인 과제가 되었다. 성경이 증거하는 평화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 형성과 맥을 같이 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표식이 바로 평화다. 그렇기에 가속화되는 세계화 시대에 놓여있는 한국사회 안에서 그리스도인이 평화 이루기에 관심을 두는 것은 단지 그것이 시대적인 요구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평화 이루기는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고백이기 때문이다.”그렇기에 교회는 지구화의 과정 속에서 늘어만 가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제사장적 돌봄에 힘써야 할 것이다. 먼저 은혜를 체험한 이들이 하나님 나라를 마음에 품고, 사랑과 정의로써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이들의 존엄성’, 즉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 곧 우리 사회를 통합적 사회로 이끄는, 신앙적 인권관과 문화를 형성하는 핵심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의 사회적 공동선을 위한 건설적 역할은 교회의 교회다움으로부터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그렇다면 교회의 교회다움이란 무엇인가? 다양한 구성원과 집단이 공존하는 한국사회 안에서 교회가 교회로서 기능하는 것이다. 즉 교회만의 정체성을 보존하되 동시에 사회적 공공선을 위해 다른 구성원과 사회 기관들과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평신도 사역의 활성화와 시민 사회 안에서 교회의 역할이 중요함을 다시 자각하게 된다. 한국사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바로 교회가 한국사회 안에서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을 간파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기되는 것이다.

교회의 교회다움은 신앙인의 신앙인다움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신앙인다움이란 세상 안에서 신앙인으로서 살면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고 있는가에 따라 판명된다. 개인의 신앙을 사적인 영역에만 적용시키지 않고 공적인 자리에서 책임 있는 실천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교회의 좋은 교인에만 머무르지 않고 공적인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를 도모하는 좋은 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전제한 상태에서 신앙인을 신앙인답게 하기 위해 교회가 갖추어야 할 교회다움을 살펴야 할 것이다. 신앙인을 신앙인 되게, 교회를 교회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한다. 교회가 안팎으로 직면한 위기의 본질을 직관하고, 그러나 하나님 나라를 마음에 품고, 오늘 여기에서 우리에게 주신 소임, 신앙의 공공성으로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교회를 주장하는 바이다. 바로 이것이 21세기 초반 한국 교회의 과제이자 우리의 과제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하나님이 삼위일체 되심에 주목하여야 한다. 하나님의 삼위일체적 존재와 이 세상과의 관계하심, 즉 경륜에 대한 강조는 피조물들 사이의 일치와 하나님과 다른 피조물들과의 교제, 즉 평화로운 삶과 그러한 삶을 가능케 하는 존재양식의 토대이자 소망이다. 특별히 주목하여야 할 것은 성령의 적극적 사역이다. 성령의 역사는 그리스도인에게 자기중심성을 벗어나게 하여주며, 세상의 다양한 우상들을 깨뜨리도록 인도한다. 또한 우리가 성령과의 교제로 인하여 삼위일체 하나님에게로 돌아섬으로써, 다시 말해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회개함으로써, 우리는 이웃과의 막힌 담을 허물고 이웃의 범위도 확장시킨다. 회개하기 전에는 원수였던 사람이 혹은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되었던 사람이, 이제는 우리 아버지의 또 다른 자손이라는 점, 즉 나의 형제요 자매라는 사실이 우리에게 깨달아지는 것이다. 이때부터 우리의 이웃이 많아진다. 궁극적으로 창조주 하나님을 주인으로 하는 온 세상, 다시 말해 세대와 성별, 인종과 이념을 넘어서 자연까지도 포함하여 우리의 이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온전해지는 신앙은 우리가 이루어갈 평화의 영역을 전우주적으로 확대시킨다.

부활절, 신앙인의 정체성 형성과 사회적 책임 실현의 계기

이 시점에서 부활절 이후 맞게 되는 기쁨의 50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부활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심이며, 개인과 공동체를 다시 살리고 세상을 기쁨으로 춤출 수 있게 하는 동력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어둠을 빛으로, 슬픔을 기쁨으로, 죽음을 생명으로 살릴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이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활절은 단지 그날 하루만 신앙인들끼리 기뻐하는 날이 아니다. 부활절이 되었다고 삶은 계란 나누는 것만이 기독교 문화가 아니다. 더욱 적극적으로 부활의 의미와 정신을 지역사회에 전하고 생명의 축제를 여는 것이 부활의 문화이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 속에서 주님의 몸 된 교회가 부활의 기쁨을 나눈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만들어야 할 부활절 문화는 보다 두터운 차원의 것이다. 그것은 죽음의 문화를 넘어 생명의 문화’, ‘살림의 문화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반생명적 폭력의 문화 속에서 생명의 존엄성이 위협받는 이 시대에, 물질만능주의의 횡포와 도덕적 가치의 상실이 가져온 허무주의의 심연으로 고통 받는 이 세상에,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14:6) 그리스도의 문화를 꽃 피게 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부활의 정신과 능력을 이 땅의 작은이들과 나누고 지역사회에 전하는 실천의 자리이다. 우리가 지닌 참된 기쁨과 희망을 문화와 예술을 통해 증언하고 부활 생명의 능력과 하나님 구원의 아름다움을 이 땅에 펼쳐나가는 문화선교의 자리이기도 하다.

지금도 세계 곳곳의 교회에서 부활절이 되면 예배를 인도하던 집례자가 이렇게 외친다. “예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그러면 회중들은 화답한다. “정말 부활하셨습니다!” 이 짧은 문장은 우리가 드리는 예배의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초대교회부터 기독교 예배와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중심에는 언제나 예수님의 부활 사건이 자리 잡고 있었다. 생명과 기쁨이 회복된 요일은 주일(Lord’s Day)이라 불리는 날이 되었고, 신앙인들은 매주 주일을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작은 부활절로 지켰다. 비록 오늘날 우리가 주일을 부활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로 기억하고 있지 않지만, 전통적으로 교회는 주일마다 부활의 감격을 누려왔다. 더욱이 부활 주일 이후 성령강림주일까지 지킨 기쁨의 50(The Great Fifty Days)’ 기간에 초대교회는 교회의 담을 넘어 온 동네와 마을주민들과 함께 잔치를 벌였으며, 부활의 생명을 이웃들과 나눴다.

부활의 기쁨은 새로운 한 세기를 완성해가는 한국교회 공동체의 역사 속에 보다 깊이 착근되어 문화의 꽃으로 그 향기를 한껏 발산할 때가 되었다. 표피적이고 의례적인 부활절의 모습에서 벗어나 부활의 진정한 의미를 우리 교회 공동체의 삶과 문화 속에서 풍요롭게 재현할 때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의 삶 속에서 새로운 기쁨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실 것이다.

기쁨의 50’, 부활의 정신이 지역사회와 만날 때

이제 부활주일로부터 오순절에 이르는 기간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회상하며 생명의 문화를 함께 나누는 기쁨의 50로 만들 때다. 바라기는 작은 자리에서라도 이웃과 함께 음악을 나누고, 사랑과 기쁨을 담은 연극과 뮤지컬을 함께 관람했으면 좋겠다. 영화제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행사에 이웃들을 초청하고, 기독교 문화를 통해 부활의 소망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순절 기간의 절제된 삶으로 깨끗해진 피를 이웃을 위하여 나누는 헌혈 등의 이웃 섬김도 더욱 적극적으로 하였으면 좋겠다. 올해 부활절부터 오순절에 이르는 기간이 우리 삶의 한복판에서 생명을 꽃피우고 부활의 기쁨을 만끽하는 축제의 기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올해로 119년째인 장로회신학대학교가 광진구 광장동으로 이사(19609)와 터를 잡은 지는 61년이 되었다. 그런데 그동안 기독인재 양성에 힘을 다하였지만, 비교적 지역 사회를 위한 실질적인 나눔에는 소홀했다는 반성으로 부활 신앙의 기쁨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기독문화로 만들고자 부활절 프로젝트: 기쁨의 50을 기획하고 실천하고 있다. 이웃과 함께 부활의 기쁨을 향유하기 위해, ‘기쁨의 50이라는 프로젝트를 2018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다. 매년 부활주일부터 성령감림절까지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과 함께 기쁨의 50선포식 및 부활절 헌금을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행사로부터 출발한다. 지난해는 헌혈 50명을 목표로 한 기쁨의 헌혈’, 광장교회가 기획하고 5개 지역교회가 참여하는 기쁨의 찬양콘서트’, 서울 마펫콰이어가 주관하고 몽골학교 전통 공연팀과 자양교회 어린이 합창단이 출연하는 기쁨의 연주등 지역 주민과 부활의 기쁨을 나누는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었다. 더 나아가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학생들에게 식사 쿠폰을 발행하여, 학교 인근 60여개 상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직원 및 학생들뿐만 아니라 광장동 지역주민들도 이러한 부활절 프로젝트: 기쁨의 50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는 반응이 많았으며, 향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응답도 높게 나왔다.

 

부활, 민족과 인류의 희망!
오늘 우리 한국의 신앙인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신앙인다워야 한다는 과제를 마음깊이 인식해야 한다. 우리가 신앙인다워지면, 그만큼 우리 교회가 교회다워질 것이다. 나아가 깊은 뿌리로부터 올곧게 뻗어 나온 줄기, 즉 하나님을 향한 깊은 믿음으로부터 형성되는 바른 삶은 일상과 공동체적 연합을 통하여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풍성한 열매는 곧 문화이다. 세상을 새롭게 하는 것은 바로 열매로서의 문화를 나눌 때이다. 우리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 복음의 증인으로서의 삶을 사는 것은 올곧은 삶과 풍성한 열매, 즉 생명 문화 맺음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교회와 신앙인들이 더 깊고, 올곧고 풍성한 문화를 민족과 함께 꿈꾸고 나누는 성숙한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기억할 것은 우리가 성령의 능력을 받고, 복음의 증인이 되는 삶을 노력한다고 하여 모든 것이 우리의 생각대로, 우리의 때에, 우리의 모양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좀 더 겸손하여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때와 하나님의 방법과 하나님의 모양대로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의 역사에 확고한 믿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향한 열정으로, 그러나 겸손한 삶의 태도로 지금 여기에서부터 증인된 삶을 다하는 소망의 자매, 형제들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신앙인다운 신앙인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자매, 형제들로부터 당신은 우리의 희망입니다고백 받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 소망은 예루살렘부터, 지금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지금 여기에서부터 하나님 나라의 증인된 삶을 살아내야 한다. 이웃 사랑과 섬김의 시작은 지금 여기로부터! 그리고 온 유대와 사마리아 땅끝, 즉 사회와 민족과 열방을 품는, 즉 민족복음화와 세계 선교의 참여자요 증인으로 살겠다는 결단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 결단은 나의 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오직 성령이 임하시면가능하다. 그래야 그만한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권능을 받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 교회는 지역사회를 향하여 부활의 증인으로, 이 땅의 생명 문화를 만들어가는 민족의 교회, 세상의 빛 되는 교회로 더욱 새롭게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주신 기쁨의 50이 우리만의 기쁨의 시간이 아니라, 온 세상이 함께 기뻐하는 시간이 되도록, 세상을 밝히고 생명을 살리는 은총의 시간이 되도록 하나님의 선교적 사명에 응답하는 한국 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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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16 [19:33]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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