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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12.09 [16:34]
사랑과 섬김의 영성을 염원하며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전 합동신학교 교장, 전 한복협 회장), 특별대담
 
김명혁

  

▲ 강변교회 김명혁 원로목사     © 뉴스파워

 

지난 달에 함께 생각했던 회개와 참회의 영성과 함께 사랑과 섬김의 영성보다 귀중하고 아름답고 보배로운 영성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신 성부 하나님의 사랑의 뜻을 따라 세상에 오셔서 사랑과 섬김의 삶을 사시다가 사랑과 섬김의 죽음을 죽으신 성자 예수님이야말로 사랑과 섬김의 영성을 최고로 아니 절대적인 최고로 지니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자 예수님께서는 태어나실 때부터 죽으실 때까지 극도의 가난과 고난과 죽음을 몸에 지니고 사시면서 사랑과 섬김의 영성을 최고로 아니 절대적인 최고로 나타내 보이셨다고 생각합니다. 성자 예수님께서는 구약 성경의 가르침을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하나님 사랑이웃 사랑이라고 지적하시기도 하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22:37-40). 그리고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13:34) 라고 분부하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10:45) 라고 말씀하시면서 온갖 종류의 병자들과 죄인들의 몸을 따뜻하게 손으로 어루만져주시면서 부드럽게 섬기셨습니다.

예수께서 손을 내밀어 저에게 대시며 가라사대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하신대 즉시 그의 문둥병이 깨끗하여진지라”(8:3). 영국의 존 스토트 박사님은 예수님의 사랑과 섬김의 삶을 가장 정확하고 올바로 묘사하는 말씀이 막 10:45 이라고 하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산을 옮길만한 믿음도 귀중하고 천사의 말도 귀중하고 예언의 능도 귀중하고 구제도 귀중하지만 사랑이 없는 믿음과 천사의 말과 예언의 능과 구제는 아무 소용이 없다고 단언을 했습니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내가 예언하는 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어 줄찌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전 13:1-3,13). 그리고 섬김의 귀중성을 강조했습니다.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12:11). “내가 성도를 섬기는 일로 예루살렘에 가노니”(15:25).

 

성 프랜시스는 모은 종류의 사람들과 동물들과 자연 만물을 사랑하면서 섬겼는데 결국 가난과 고난과 희생을 지니고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귀중한 말을 남겼습니다. “가난은 나의 애처이고 고난은 나의 스승이고 죽음은 나의 자매입니다.

사랑의 원자탄손양원 목사님은 성 프랜시스를 바라보면서 모두를 사랑하고 섬기는 사랑과 섬김의 삶을 사셨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사랑과 섬김은 하나님 사랑과 섬김으로, 나환자 사랑과 섬김으로, 원수 사랑과 섬김으로 나타났습니다.

손양원 전도사는 19458월 해방 후 다시 애양원 교회로 돌아와서 그의 남은 생애를 애양원 나환자들과 동고동락하며 그들에게 모든 사랑을 쏟아 부으면서 따뜻하게 섬겼습니다.

한 번은 박옥선이란 여 환자가 발 밑에 난 종기 때문에 다리를 절단해야 할 만큼 심각하였습니다. 손양원 전도사는 1946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는데, 나환자들을 계속해서 지극하게 사랑하시면서 입으로 악취 나는 나환자들의 피고름을 빨아 주셨습니다.

나병의 환부에는 사람의 침이 좋은 약이 된다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나환자들에게 극도의 사랑과 섬김의 손길을 펴신 한국의 프랜시스였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딸 손동희양은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아버지는 이들을 너무나 사랑했다. 아버지는 분명 우리 남매의 아버지인데 내가 볼 땐 나환자들의 아버지인 것만 같아 보였다.

아버지는 병든 육신일지언정 저 바깥의 표리부동한 자들보다 몇 배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들이라 하며 그들의 정신적 상처를 아물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하였다.

다음과 같은 아버지의 노래도 그런 심정의 한 표현이다.” “주여 애양원을 사랑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여 나로 하여금 애양원을 참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랑을 주시옵소서. 주께서 이들을 사랑하심 같은 사랑을 주시옵소서. 오 주여, 나는 이들을 사랑하되 나의 부모와 형제와 처자보다도 더 사랑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차라리 내 몸이 저들과 같이 추한 지경에 빠질지라도 사랑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여, 만약 저들이 나를 싫어하여 나를 배반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저들을 참으로 사랑하여 종말까지 싫어 버리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 주여, 내가 이들을 사랑한다 하오나 인위적 사랑, 인간적 사랑이 되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사람을 위하여 사랑하는 사랑이 되지 않게 하여 주시고 주를 위하여 이들을 사랑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보다는 더 사랑치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여, 내가 또한 세상의 무슨 명예심으로 사랑하거나 말세의 무슨 상급을 위하여 사랑하는 욕망적 사랑도 되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다만 그리스도의 사랑의 내용에서 되는 사랑으로서 이 불쌍한 영육들만을 위한 단순한 사랑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 주여, 나의 남은 생이 몇 해 일지는 알 수 없으나 이 몸과 맘 주께 맡긴 그대로 이 애양원을 위하여 충심으로 사랑케 하여 주시옵소서. 아멘.”

 

손양원 목사님의 딸 손동희 양은 나환자들에 대한 아버지의 순수하고 뜨거운 사랑과 섬김을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기술했습니다.

아버지는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나환자들과 함께 보냈다. 틈만 나면 집집마다 심방을 다니는 것이 일이었다. 당연히 가족들에게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어린 우리 형제들은 늘 가슴 한 구석이 빈 듯한 허전함을 느끼며 지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버지에게 불평을 늘어 놓거나 원망한 적이 없었다
. 보통의 나환자들보다 훨씬 병이 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14호실이다. 아버지는 14호실 환자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더욱 많이 쏟았다. 환자들이 거부하는데도 그들의 손을 잡고 식사를 같이 하곤 했다.

아버지는 그들의 피고름 나는 손을 거침없이 부여잡고 장시간 대화를 나누곤 했다. 나병의 환부에는 사람의 침이 좋은 약이 된다며 입으로 피고름을 빨아내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너무 자주 스스럼없이 나환자들과 어울리는 아버지였기에 결국 나병에 걸렸다는 헛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극구 사양하는 아버지를 설득하여 피 검사를 했다.

그러나 결과는 보통 사람보다 오히려 피가 더 맑다는 것이었다
. 검사 결과를 전해 들은 아버지는 그저 담담한 어조로, ‘그래? 그러면 이번에도 틀린 건가?’ 할 뿐이었다. 자신의 나병 감염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은 아버지였다.”

 

손양원 목사님의 사랑의 극치는 19481019일 여수 순천 반란 사건 때 나타나 보였습니다. 사랑하던 믿음의 두 아들 동인군과 동신군이 공산 폭도들에게 붙잡혀 순천 경찰서 뒷 마당에서 총살을 당했습니다. 예수를 부인하라고 했지만 오히려 예수를 증거하다가 총살을 당해 순교 당했습니다.

10
25일 반란군에 의해 두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손양원 목사님 내외는 엄청난 충격에 쌓여 비통해 했습니다. 반란 사건이 진압되고 두 아들을 죽인 안재선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손양원 목사님은 밤을 새워 통곡하며 기도하고 교회를 나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영혼이 불쌍해서 어쩌나, 내 아들들은 죽어서 천국에 갔지만, 안재선은 죽으면 지옥 갈텐데, 저 영혼이 불쌍해서 어쩌나.” “그를 살려야 한다. 그를 용서해야 한다. 그를 사랑해야 한다.”

두 아들을 죽인 안재선이 체포되어 총살을 당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손양원 목사님은 딸 동희양을 계엄 사령관에게 보내어 그를 사면할 것을 간청했습니다. 그를 양자로 삼아 교육시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안 가겠다고 반항하며 대드는 딸 동희 양을 설득하여 용서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게 했습니다. 결국 딸은 자기 의지에 반해 아버지의 하나님 절대 신앙에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딸은 아버지의 용서와 사랑의 메시지를 국군 심문자에게 그대로 전하므로 처형되기 10여분 전에 원수를 살려냈습니다.

동희양은 취조 군인에게 달려가서 이렇게 아버지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아버지가 두 오빠를 죽인 자를 잡았거든 매 한 대도 때리지 말고, 죽이지도 말라 하셨어요. 그를 구해 아들 삼겠다고요. 성경말씀에 원수를 사랑하라 했기 때문이래요.”

그는 숨도 쉬지 않고 단숨에 말을 토해 놓고는 책상에 엎드려 소리 내어 울었습니다
. 동희양의 말이 끝나고 동희양이 울음을 터뜨리자 방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충격을 받은 듯했습니다.

취조를 하던 군인은 입에 물고 있던 담배가 떨어진 줄도 모르고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으며 위대하시다” “위대하시다라고 감탄의 소리를 토해 냈습니다. 안재선까지도 고개를 숙인 채 흐느껴 울고 있었습니다. 사랑의 원자탄이 떨어진 장면이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뿐만은 아니었습니다. 성 프랜시스를 너무 존경하면서 평생토록 온갖 종류의 자선 사역에 전념하신 한경직 목사님도 사랑과 섬김과 가난과 고난과 희생의 삶을 사셨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예수라고 불리시던 장기려 박사님도 사랑과 섬김과 가난과 고난과 희생의 삶을 사셨다고 생각합니다
. 한경직 목사님과 장기려 박사님은 자기 자신의 평안과 부귀와 영화를 다 포기하고 345무의 가난과 고난과 청빈의 삶을 살면서 불우하고 불쌍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과 섬김의 손길을 펴는 너무너무 귀중한 삶을 살았습니다.

한국교회 선배님들인 길선주 목사님과 이기풍 목사님과 최봉석 목사님과 이성봉 목사님들도 모두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기보다는 불우하고 불쌍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과 도움과 섬김의 손길을 펴는 사랑과 섬김과 가난과 고난과 청빈의 삶을 살았습니다.

임명희 목사님과 정경화 사모님도 선배님들의 뒤를 이어 버림받은 노숙자들에게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펴는
사랑과 섬김의 삶과 사역을 수행해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과 섬김의 삶보다 더 귀중하고 더 아름답고 더 축복된 삶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교회 안에는 우리 신앙의 선배님들이 지녔던 순수한 믿음과 소망과 함께 사랑과 섬김보다는 지나친 의인 의식을 가지고 소위 진리의 깃발을 휘두르며 모두를 비판하고 정죄하는 증오와 분노와 분쟁의 모습이 팽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를 불쌍히 여기시고 우리 모두에게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과 은혜를 베푸셔서 우리들이 모두 부족하고 또 부족하지만 순수한 믿음과 소망과 함께 사랑과 섬김의 부스러기를 몸에 지니고 모두를 끌어안고 울면서 사랑으로 녹일 수 있는 사랑과 섬김의 도구들과 제물들로 만들어주시기를 바라고 소원합니다.

저는 이기적이고 정욕적이고 비판적이고 배타적이고 위선적이고 독선적이고 게으르고 나태한 부족하고 또 부족한 죄인이지만 사랑과 섬김의 부스러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하면서 아프리카로 방글라데시로 아프가니스탄으로 파키스탄으로 중국의 연변 지역으로 때로는 북한으로 달려 다니면서 불쌍한 사람들에게 사랑과 섬김의 손길을 펴려고 애를 쓰곤 했습니다.

 

오늘의 한국과 세계에 필요한 것은 유창한 설교보다는 심오한 신학강의 보다는 놀라운 이적을 나타내 보이는 것보다는 순수한 사랑과 섬김의 삶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은 말을 자주 합니다.

설교는 은이고 신학은 동이고 이적은 철이고 사랑은 금이다.” 제가 12 년 전에 사랑하고 싶어라라는 제목의 글을 쓴 일이 있는데 그 글을 인용함으로 오늘 말씀을 마무리 합니다.

사랑하고 싶어라. 나는 요사이 주님을 생각하면 가슴에 눈물이 흐른다. 한 평생 나를 향하신 주님의 생각과 사랑이 어찌 그리 크고 어찌 그리 많은지! 실로 모래알보다 더 많은 주님의 긍휼과 용서와 사랑이 나의 가슴에 눈물을 자아낸다. 사랑하고 싶어라. 주님을 사랑하고 싶어라. 나의 맘 나의 몸 나의 정성 다 쏟아 주님을 사랑하고 싶어라. 나는 요사이 사람들을 생각하면 가슴에 눈물이 흐른다. 어린이들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너무너무 귀엽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성도들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너무너무 예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이 세상 곳곳에 흩어져 사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날 때도 비슷한 느낌을 가진다. 저들의 얼굴과 마음과 영혼 속에 창조주 하나님께서 심어놓으신 고귀한 인성과 신성의 흔적을 보기 때문이다. 저들을 모두 사랑하고 싶어라. 모슬렘도 공산주의자도 상관이 없다. 저들은 모슬렘이나 공산주의 라는 불행한 유산에 쌓여있는 가련한 영혼들일 따름이다. 사랑하고 싶어라. 사람들을 사랑하고 싶어라. 나의 맘 나의 몸 나의 정성 다 쏟아 사람들을 사랑하고 싶어라(200713일 아침 교회로 운전하며 오는 차 속에서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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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21 [10:35]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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