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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11.22 [02:02]
어거스틴(3)-밀란으로 가는 길
로마에서 쓰는 한평우 목사의 교회사 이야기
 
한평우

   

꿈이 사라질 될 때 낙심이 꿈으로 채워졌던 자리를 슬그머니 점령한다마치 점령군이 조용히 나라를 접수하듯이….  

 

로마에서 학생들로 실망한 어거스틴이 밀란으로 가는 길은 출세한 길이겠으나 마음은 착잡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어거스틴(Augustine of Hippo, 354-430)     ©뉴스파워

 

 

지위가 올라갈수록 치열하게 되고 혈통이나 종족의 문제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다. 정명훈 선생은 스칼라 극장 단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존경을 받고 있다.

 

그래서 수년전에는 모든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임원들이 사인하여 사장에게 제출하는 일이 있었다. “정명훈지휘자를 감독으로 임명하여주세요라고.

그러나 이태리에 하나밖에 없는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이기에 감독은 실력만으로는 안 된다. 정치가 개입되고 그 중에 중요한 것은 같은 종족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지만….

 

그래서 동양 사람이 백인사회에서 어떤 분야에서든지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는 아주 힘들다. 그런 면에서 북아프리카의 어거스틴은 베르베르 종족으로 대단하다 싶다. 자존심 강한 서구에서 찬란한 신학과 철학의 명예를 16백 년 동안 향유하니 말이다.

 

서방에서만 아니라 동방정교회에서도, 성공회에서도, 아르메니아교회에서도 동일하게 세월의 변화와 상관없이 그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지금 로마에서 밀란으로 가는 그의 발걸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밀 란에서도 로마에서 있었던 일이 일어나면 어쩌나 하는 불안과 이방인으로 소외당할 수 있다는 복잡한 마음으로 그 먼 길을 피곤하게 걸어갔을 것이다.

 

그 길은 순례자들이 바티칸이나 산타스칼라(Santa Scala) 계단을 오르기 위해 로마를 방문하는 길이다. 로마의 중부로 뻗어있는 비테르보(Viterbo)와 까시아(Cassia)의 길은 너무나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그 길을 따라 시에나(Siena)로 가는데 시에나는 로마를 창건한 레무스의 아들 세니우스(Senius)가 창건한 유서 깊은 도시이며, 거기서 직진하여 피렌체, 피아첸자를 거쳐 밀 란에 이르는 한 달 이상을 가야하는 먼 여정이다.

 

먼 길을 간다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고 인내를 요하는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어제까지는 외부적 여건과 끊임없이 투쟁하는 삶이었다면 먼 길을 내 딛는 순간부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된다. 그래서 영적 큰 유익을 얻게 된다.

중세시대 죄를 면죄 받기 위한 순례의 길은 영국에서부터 로마까지 1,722Km를 걸어가야 했다.

보통 6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경비도 굉장했고 도중에 강도를 만나기도 하고 또 병에 걸려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고 한다.

 

그런데 완주하려면 40일이 소요되는 스페인의 산티아고는 걷는 중에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문제는 나로 비롯된 것이요, 나의 잘못된 판단이나 탐욕, 또는 아집으로 인해 문제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우리를 더럽게 하는 질료들, 그것은 악한 생각, 살인, 간음, 음란, 도둑질, 거짓증거, 비난(15;29)이요, 마가는 몇 가지를 더 첨부하였는데, 교만, 어리석음, 질투, 탐욕(7;22)이다.

 

이 질료들에게 기회를 타고 들어와 미혹함으로 더러움에 빠지게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바쁜 삶에 침잠되어 내면의 나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이, 더 자주 더러움에 빠진다. 고로 우리는 의식적으로 고독한 환경을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 나를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어거스틴의 밀 란으로 가는 길은 영적 복된 순간이다 싶다.

 

그를 짓누르는 영적 고민들은 후에 쓰임 받는 귀한 재료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놀라운 일은 전혀 고민하는 과정 없이 주님을 만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캄캄한 과정을 통해 주님을 만나게 된다.

 

말틴 루터도 그런 과정을 통과했고 어거스틴 역시 마니교에 9년 동안이나 빠져 영적 캄캄한 과정을 혹독하게 통과해야 했다.

 

정채봉 시인은 콩 씨네 자녀 교육이란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광야로 보낸 자식은 콩 나무가 되었고,

온실로 들여보낸 자식은 콩나물이 되었다.”

 

놀라운 것은 그런 치열한 과정을 거친 사람들이 기독교 사에 위대한 발자국을 남겼다는 사실이다. 하나님께서는 위대한 자로 사용하시기 위해 보통 사람보다 훨씬 치열한 연단의 과정을 거치게 하시는 것 같다.

 

당신은 콩 나무인가요, 아님 콩 나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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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07 [15:10]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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