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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7.18 [11:02]
[로마 한평우 목사 칼럼]준비 못한 목사
로마 한평우 목사 칼럼
 
한평우
 

 

▲ 피카소 생가 앞에서 한평우 목사     ©한평우 목사

오래 교제하는 목사가 있다.

오랫만에 카카오톡으로 연락했더니 전에 없이 풀죽은 음성이다. 금년이나 내년에 은퇴를 한다고 한다. 정년을 꽉 채우지 않고 물러나는 형세다.

교회에 무슨일이 있는지 물을 수는 없었지만 목소리가 무척 힘들어하는 하는 음색이다.

이럴 때는 여비를 보낼테니 로마로 와서 얼마동안 지내다 가라고 하면 얼마나 좋을 까 싶다.

 

그는 은퇴한다해도 아무것도 준비 된 것이 없다고 웅얼거린다. 그는 소위 자유스런 신학교를 나왔다.


나는 보수 신학교를 다닐 때 자유로운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머리에 뿔난 자들이라고 배웠다
. 그래서 절대로 상대하면 안될 사람들로 각인했다.

 

그런데 구라파에서 초 교파로 모이는 목회자 세미나를 주관하면서 그를 알았고 회개를 많이 했다.

나보다 훨씬 뛰어난 윤리관과 성서관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다양한 재능으로 충만한 예술가다.

그림실력이 대단하여 국전에 입상하기도 했고 사진을 잘찍어 대상을 여러번 받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목회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공부도 잘하고 또 많이 했고 정의에 대한 의분이 충만하여 옥에 갈 지언정 비겁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인간적으로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평생 작은 교회 목회를 해오고 있다. 작은 목회를 하고 있으니 하루벌어 하루 사는 것으로 자족해야지 은퇴에 대한 것은 꿈 꿀 여지도 없었다. 늘 질곡의 가뿐 숨을 헉헉거려야 했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정황에서 은퇴해야 할 시점에 서게되니 캄캄한가 보다. 하나님의 섭리가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어떤분은 공부를 잘하거나, 많이 하지도 못했는데 목회는 뛰어나게 잘하는 분이 있다. 정말 알 수 없는 하나님의 은사지 싶다.

 

교회 앞 가로수가 십 여미터 간격으로 심겨져 있다.

돌배나무라고 하는데, 놀라운 것은 같은 지역,같은 땅 같은 조건에서 자라는데 어떤 나무는 아주 잘 자라고 어떤 나무는 겨우 견디고 어떤 나무는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나는 이런 상황을 보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원인에 대해서 말이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목회자가 있다.

명문대 출신도 아니고 놀라운 학위도 없는데 그에게 구름떼처럼 성도들이 몰려든다. 목회중에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다가 은퇴 했다. 그의 기사가 기독교 계통의 신문, 또는 일반 신문에까지 실렸다.

그는 퇴직금을 한푼도 받지 않았다는 머릿말 기사가 요란하다. 탐욕을 정복한 목사로 이 시대의 아주 드문 의인의 표상처럼 그려졌다.

 

그에게는 퇴직금을 받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있으니 그 얼마나 당당하고 떳떳할 까 싶다(모든 목회자는 이런 것을 꿈꿀 것이다).

그러나 그가 조금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면 퇴직금을 받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들이 담임했던 교회는 큰 교회이기에 전별금은 대단했을 것이다.

 

차라리 그 퇴직금을 감사함으로 받아서 힘들고 어려운 몇십명의 가난한 목회자나 선교사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얻게 되었을까 싶다. 그것은 내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받지 않아도 충분히 살수 있는 수단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목회자들이 세상에는 굉장히 많다. 일찍이 마르실리우스(Marsilius of Padua 1280-1343)은 모든 소유권은 하나님께 있으며 인간은 단지 사용권만 갖는다고 했다.

 

오랜싸움으로 유명했던 교회 장로님이 우리 교회에서 말씀을 전하신 후 하시는 말씀을 듣고 크게 놀랐다.즉 소송비로 몇백억이 들어갔다고 한다. 그 모든 것이 성도의 헌금인데 말이다.그 돈이라면 돈 때문에 실의에 빠진 수 많은 목회자와 선교사들을 넉넉히 지원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평생 사역하고 은퇴해야 할 시점에 아무런 준비가 없다는 풀죽은 음성에 오만가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그에게 제일 좋은 것은 주님께서 빨리 재림하시는 일이겠지만, 어찌하든지 그에게 용기를 갖도록 도와주고 싶다.

평생 주님 바라보고 외길을 걸어온 사랑하는 친구,

그로 하여금 환한 웃음을 짖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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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19 [03:26]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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