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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11.12 [19:02]
선교 꿈꾸는 청년들, 체력부터 길러라!
바누아투에서 원주민 선교하는 원천희 선교사 인터뷰
 
성상현
“지금이 제일 더울 때다. 우리나라와는 40도 정도 차이가 난다. 사우나와 똑같다. 이 옷을 입고 사우나에 들어가서 3시간 운동한다 생각해봐라. 땀이 비 오듯 할 거다. 그 느낌이다.”
 
이름만으로도 생소한 나라, 바누아투에서 부족선교를 하고 있는 원천희 선교사의 말이다. 지난 3일 서울 청파동 효창카페에서 만난 원 선교사는 지난 6년간 바누아투에서 원주민들과 부대끼면서 겪은 선교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냈다. 지난 24일에는 바누아투 선교 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굿모닝 추장님!>(코리아닷컴)을 출간하기도 했다.
 
원 선교사는 처음부터 선교사가 되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뉴질랜드 유학길에 올랐다가 뜻하지 않게 신학교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사역자의 길을 걷게 됐다. 교회 단기선교팀 인솔자로 떠난 인도에서 “너의 안전지대를 떠나라”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듣고는, 2008년에 바누아투 선교사로 떠났다.
 
바누아투에 도착한 원 선교사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고백했다고 회상했다. “적당한 곳에서 폼 나게 사역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곳 사람들 모두가 벗고 있었다. 처음엔 주어진 환경이 너무 무서웠고, 집에 가고 싶었다. 그래도 2년은 있어야겠다 싶어 시작한 선교였고, 2년 동안 내 삶에 뜨거움을 주셨다. 지금은 6년째 사역을 이어가면서 부족사람들도 돕고, 선교사들도 돕는 사역을 하고 있다.”
 
▲ 2008년 바누아투에 도착해 부족선교를 시작한 원천희 선교사 가족.     © 원천희 선교사 제공.

 
그는 인터뷰 말미에 “내가 가면 누군가 올 사람이 있다”면서 “그러다 가슴이 안 잊히면 바누아투로 올 거다”라고 웃으면서 청년들에게 부족선교를 도전했다. 부족선교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원 선교사는 "운동하고 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체력이 반"이라면서 "15kg 배낭 메고 6시간 걸을 수 있어야 한다. 체력 없이 선교오는 건 민폐"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원 선교사와의 인터뷰 전문.
 
-부족선교라면 원주민 사역을 하고 있는 건데. 호주의 경우에는 서양문명을 접한 원주민들이 마약, 도박 등에 쉽게 타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바누아투는 어떤가?
 
그런 경우는 없다.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은 선진국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약중독이나 갱이 들어올 여력이 안 된다. 주로 호주, 뉴질랜드가 그런 경우가 많다.
 
-그래도 현대문명이 들어와서 원주민들이 괴리감을 느끼거나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지 않나?
 
부족에 있다가 개발된 도시로 나오는 건 추장과 개인의 선택이다. 바누아투에 복음이 들어온 지는 150년 됐고, 70년간 식민지기간을 거쳤고, 1980년도에 (공화국으로) 독립했다. 움직일 사람은 다 움직였다.

의료와 교육 그리고 경제활동이 조금이라도 해결된다면 산에 가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녀 교육 때문에 산에서 내려온다. 그 다음은 약이고, 마지막이 경제활동 때문이다. 야채를 팔려면 너무 멀기 때문에 도시와 가까운 곳으로 내려오는 거다. 실제 몇 개 부족은 산으로 다시 올라갔다. 그곳에 선교를 통해 병원과 학교가 지어졌기 때문이다. 선교는 의료, 교육, 경제활동을 책임지고 있는 거다.
 
- 부족에 세워진 학교와 부족의 전통이 부딪치는 일이 빈번할 것 같다. 주술사와의 갈등도 있겠다.
 
학교 교육은 외부에서 온 거다. 산속에서 추장과 부족을 이루며 살 때는 문화적으로 어떻게 살고, 돈을 모으고 저축하는 게 토의사항이나 교육이 아니다. 우리가 볼 땐 어떻게 저렇게 교육도 안 받고 살 수 있을까 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우리 관점일 뿐이다. 원주민들은 그런 문화를 지키고, 유지해가며 살고 있다.
 
한편, (원주민들이 그들만의 전통을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이 헤어지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의 행복 조건은 가족이다. 대가족제다. 부족에 교육이 들어가게 되면, 여러 가지 충돌이 생긴다. 예를 들면, 마을에서 다섯 살짜리 남자아이가 머리를 깎는다. 그 날은 축제인 거다. 3-4일 동안 비우게 되니 그동안 학교는 텅 비는 거다. 또, 추장을 중심으로 한 부족의 문화가 있을 땐 학생들 전부 다 학교에 안 나온다. 그때마다 우리는 늘 추장 편이다. 우리는 갔다 오라고 하고 기다린다. 우리에게 개근상은 의미가 없다. 그들이 학교에 와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이다.
 
▲ 바누아투에서 부족선교 사역을 6년째 이어가고 있는 원천희 선교사.     © 원천희 선교사 제공.

 
- 교회나 선교단체 등이 바누아투 단기선교를 심심치 않게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
 
바누아투에 일하는 선교사는 3명이다. 나머지는 다 왔다 갔다 하시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바누아투에 거주하는 것이 아니라 일 년에 두세 번 왔다 갔다 한다. 캠퍼스 선교는 빌라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최근 3-4년 사이에 바누아투로 오는 단기선교팀 수가 많이 늘어났다. 그런데 현지 정보의 부족도 있고, 연결되는 사람이 부족하기도 해서 바누아투에서 꼭 필요한 선교지로 가는 경우는 적고, 한 곳으로 쏠리는 경우가 많다.
 
- 바누아투 선교를 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정보가 부족하면, 내가 가는 곳이 새로운 곳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한국 선교사들의 열정은 선교를 가능케 하지만, 뒷조사는 별로 안 하는 건 문제다. 그래서 사역이 이미 끝난 곳인데, 새로 사역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한국선교의 장점은 교회 세우는 게 목표인데, 바누아투에선 큰 의미가 없다. 내 경우는 부족에 교회가 없기 때문에 세웠던 거다. 바누아투 곳곳에는 교회가 있다. 교회를 세운다고 부흥하는 게 아니다. 다만 낡고 헌 건물을 새로 지어주는 거다. 교회를 짓는다면, 바누아투의 경제수준과 상황에 맞추어야 한다. 원조하듯이 교회를 짓는 건 좋지 않다.
 
- 부족선교를 위해서는 특히나 선교에 대한 바른 시각이 필요한 것 같다.
 
이곳에 오래 있어 보니 느끼는 게 있다. 외국 선교사들이 이곳에 먼저 왔고, 일을 많이 하니깐 한국 단기선교팀들은 그들이 어딜 갔는지 다 지켜본다. 그리고는 외국 선교사들이 많이 안 간 곳을 가려 한다. 그런 곳들은 많이 안 가는 이유가 있다. 150년의 역사가 있기에 새로운 개척지는 없다. 내가 개척한 사역이라고 자랑하지만, 다 옛날에 하고 지나간 곳이다. 과거에 실패한 곳도 있을 거다. 오래된 곳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
 
-교회 세우는 일이 어려운 땅에서 어떻게 교회를 세우게 됐나.
 
처음에는 (바누아투의) 생소한 환경에서 어떻게 복음을 전할지 막막했고, 실망감 또한 컸다. 가는 마을마다 부족의 거절을 연이어 받는 어려운 상황에도 또 다른 마을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그 부족의 필요를 듣게 됐다. 물이 부족하다는 거였다. 그때 내게 빗물로 물탱크를 만드는 환상을 보았고, 그대로 도면 위에 그렸다. 그걸 주민들에게 보여줬고, 물탱크를 만들도록 허락받았다. 물탱크가 완성됐고, 비오길 기도하며 그곳을 떠났다.
 
그때 마치 노아의 홍수처럼 2박3일간 비가 내렸다. 다른 마을에 도착하자 그 전에 들린 마을에서 연락이 왔다. 자기 마을로 얼른 오라는 거였다. 소문은 산 넘고 강 넘어 동네방네로 퍼져 나갔다. 다른 마을 추장들도 물탱크 지어달라고 요청이 들어왔다. 맨 처음 나를 혼내고 쫓아냈던 마을의 추장도 있었다.
 
물탱크 만드는 일은 굉장히 힘든 일이었다. 열대 지방이라 그런지 한 번 만들 때마다 몸무게가 4~5kg 빠질 정도였다. 나는 폼 나게 말씀 전하며 선교하고 싶었는데(웃음). 물탱크 8개를 지으면서, 필요한 나무의 굵기, 길이가 훤히 보였다. 비도, 배도 없던 곳에 배를 만든 노아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물탱크를 완성하고, 추장이 내게 뭘 원하는지 물었다. 교회를 짓겠다고 말하긴 어려웠다. 주술사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엔 유치원. 다음은 보건소와 학교. 그 다음에야 드디어 교회를 지을 수 있었다. 이로써 교회만 짓고 가려던 나의 식민지식 선교관이 완전히 바뀐 거다.
 
▲ 지난 24일, 원천희 선교사는 본인의 바누아투의 부족선교 이야기가 담긴 책을 출간했다.     © 원천희 선교사 제공.

 
- 바누아투와 같은 미전도 종족 선교를 원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바누아투로 선교를 가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첫째는 운동하고 와야 한다. 15kg 배낭 메고 6시간을 걸을 수 있어야 한다. 체력이 안 되면서 선교 오는 건 민폐다. (왜냐면) 화장실 갈 때 업어줘야 하고, 빨래도 해줘야 한다. 체력이 안 되는데 무리하게 올라가면 탈수, 구토 두통이 생긴다. 어디 가려고 해도 무서워서 다른 곳에는 쉽게 못 간다. 그리고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탈수증상 있는지 확인하고, 말라리아약 먹어두어야 한다. 체력이 반이다.
 
참가자 중 열 명 중 한두 명은 꼭 누락된다. 10-20%에 들어간 사람 중에 본인이 건강하다고 자신한 사람이 꽤 된다. 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 않냐고 묻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 민폐가 뭔지 상상도 못할 거다. 한번은 (한 친구가) 새벽 3-4시쯤 아픈 거다. 탈수증에 걸린 사람에게는 네 명의 사람이 붙어야 한다. 두 사람은 먹을 걸 구해와야 하고, 두 사람은 부축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빨래해주고, 씻겨주고, 먹여주기까지 해야 한다. 내려가려면 어떻게 내려가나 하고 막막해 한다. 체력이 받쳐줘야 우리가 요구하는 걸 할 수 있다.
 
- 각종 선교 컨퍼런스나 여러 선교단체 등에서 젊은이들이 선교 헌신을 결심한다.  개중에는 감정이나 분위기에 편승하는 경우도 있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그건 동정으로 선교하는 거다. 실제 선교는 그렇지 않다. 원주민들은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가 보기엔 거지처럼 보이지만, 나름 행복한 사람이다. 그들에게 신발이 없다고, 신발을 벗어준다. 신발 크기가 안 맞는다. 원래 그들은 (신발에다 양말까지) 벗고 지내는 게 편한 사람들이다. 보는 앞에서야 신는 척하지, 집에 가면 비닐봉투에 넣어서 걸어 놓는다.
 
제일 중요한 건, 선교는 임마누엘이란 거다. 임마누엘이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뜻을 말한다. 선교란 하나님과 함께 하는 거다. 단기선교 올 때마다 그 팀에게 먹을 것 많이 가져오지 말라고 전한다. 먹을 것 많이 가져오면 먹을 게 내 ‘안전지대’가 되고 만다. 김치가 세계적인 식품이지만, 현지에 오면 현지음식을 먹어라. 또, 적게 가져와야 많은 걸 경험한다. 옷 세벌, 티셔츠 팬티 반바지 3개 세면도구면 된다. 사역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지품만 배낭에 넣는다. 자기의 안전지대를 떠나야 한다.
 
- 선교에 헌신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정글의 법칙> 프로그램은 피디가 짜지만, 우리는 각본 없이 정글의 법칙을 매일같이 찍고 있다. 어떤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건, 더럽건, 먹기 싫건 배고프면 다 먹게 된다(웃음). 내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걸 하나씩 치워내야 한다. 그런 게 자기를 버리는 거다.
 
- 내년 1월말에 다시 바누아투로 돌아간다고 들었는데.. 앞으로 바누아투 선교에서 꿈꾸는 건(비전)?
 
앞으로의 할 일은 농장이다. 자립하기 위함이다. 생활비용이 많이 들고, 해외의존도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장을 하는데, 양돈, 양봉, 목공, 응급처치, 재봉 등 그 나라에 필요한 기술을 선교사들에게 가르친다. 그들이 산으로 가서 조그만 농장을 차리는 거다. 그렇게 자립시키는 게 향후 4~5년 동안의 목표다. 그래서 첫 번째 기도제목은 농장운용에 필요한 것이 채워지는 거다. 돼지나 염소 한 마리는 6~7만원 정도 하고, 목공에는 연장으로 할 만한 것들을 모으고 있다.
 
우리는 선교사들을 농장으로 부르고, 6개월에서 1년간 우리와 같이 산다. 그동안 신앙훈련도 같이 하고, 목공도 가르치고, 돼지 키우는 것도 가르친다. 그러면 그들은 산으로 가서 배운 대로 한다. 산에 올라가서 추장과 같이 마을을 돌보는 거다. 경제적인 자립을 돕는 거다. 작년에는 돼지농장 3개를 만들었고, 계속해서 후원할 사람을 찾는다. 이메일이나 카카오톡으로 연락해 달라(이메일: wontonio@hotmail.com / 카톡 아이디: sant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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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12/06 [09:02]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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