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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12.13 [20:01]
지금이 정치를 기획할 때인가?
기독당의 출범과 이에 관련된 일단의 해프닝을 보며
 
김상재

정교분리의 원칙은 개혁가들의 시대부터 본격적으로 표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지금에도 여전히 이 부분은 해석과 실천에 있어서 현실적인 여려움과 혼란을 경험하게 하는 (대중적으로는) 오래된 신학적 회색지대 중의 하나이다. 이명박 장로의 청와대 입성과 최근에 창당된 기독당을 중심으로 이 묵은 문제는 다시 한 번 우리 교회와 사회에 새삼 적지 않은 화두를 제법 큰 뭉텅으로 던져주고 있는데 이에 관련해 몇 자 쓰고 싶은 생각에 자판을 두드려 본다. 


이 부분을 정리해 주고 있는 성구나 신학적인 입장들은 이미 교회사를 통해 무수히 규명되고 적체되어 온 만큼 그것을 다시 반복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므로 여기서는 재론하지 않고 그냥 일반적인 사회문화적 상식이나 통념을 중심으로 생각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폐일언하고 현재 기독당이 정치에 참여하려면 관계자들은 다음과 같은 의혹과 질문들에 기본적으로 (교회는 물론이고 교회를 넘어서는 영역, 즉 교회 밖의 사회적인 통념에도) 통할 수 있는 답변을 속 시원하게 내어 놓아야 할 것으로 본다. 

 우선 첫째, 현시대와 사태를 구원하겠다고 하는 창당동기, 즉 참여의 실천동기의 문제이다. 필자는 어떤 모임에서 현 기독당의 주요 원로중의 한 분의 설교를 직접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자리에서 그 원로는 “교회가 먼저냐? 나라가 먼저냐? 하는 우선순위에서 나는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적 민족의식에서) 나라가 먼저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해 비장한 갈채를 받았던 것을 기억한다. 그 행사가 끝나자 ‘과연 대형교회를 이끌만한 분은 역시 그릇이 다르다!’는 사후 반응을 여러 사람들로부터 듣게 되었는데 그때 필자는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저 훌륭한 생각을 바로 지금 정치현실에 직접적으로 실천, 대입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필자는 그렇게 말한 그 원로분의 교회사랑 나라사랑류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추호도 의심이 없지만 하지만 이 점은 분명 짚고 넘어가고 싶은 생각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신앙적인 명제, 확신의 가치관의 표명은 그 표명이 아무리 진정성이 있고 훌륭하다 하더라도 그 정신적이고 영적인 명예가 바로 (현실참여로 진입한다고 할 때)현실에서는 현실세계의 경쟁력으로 환가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이름이다. 흔히 성직자들은 신앙적 순수 확신이 거대할수록 세상을 이긴다고 하는 초월적 믿음에서 세상(현실)을 축소시켜 보고 믿음이나 거룩 ‘의’와 같은 거룩 신앙에 축이 걸려 그 우월적 질서에서 현실을 쉽게 장담해 버리는 경향성을 보이기가 쉽지만 작금의 기독당의 창당 멤버들에게 그런 내용이 없는 류의 세계관이 짙게 나타나고 있다면 이것은 좋은 것이 아니다. 

모두가 잘 인지하고 있듯이 정치는 고도의 전문적인 영역이 아닌가?. 흔히 교회의 제도권 정치참여를 말할 때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를 들지만 그 어떤 나라의 경우도 이 전문성의 검증의 바늘귀를 통과하지 않고는 참여자체는 어불설성임은 두 말할 것도 없으리라. 절대의 포월감에서 그 절대의 영적 권위 내면질서 아래 세상의 국면까지 의미론적으로 다 포섭하는 것은 누구나 존중하는 내용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으로 세상의 모든 국면까지 책임지고 현실적으로 심판할 수 있다고 믿고 그 믿음 안에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생각을 바로 정치적 현실로 까지 직결시키는 듯한 인식과 발상은 정치의 영역에서는 매우 위험한 것이다. 사실상 (사회문화적으로) 아는 것이 별로 없는 내면에서 명제와 신앙파토스만으로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있다는 신앙의미론적인 확신에 현실정치의 다변하고 복잡한 입체가 다 기능적으로 담길 수 있을까? 그런 아니, 현실을 해석할 힘이 없는 비약된 감각에서 신뢰할만한 경쟁력을 갖춘 인사를 담을 수 있고 기능성있는 정책이나 정치가 기획, 생산될 수 있을까? 우선 이 부분에서 (정지적 의미에서) 비전문 목사들의 창당의도는 일정한 공백을 충분히 벌여 놓을 수가 있다. 
 
그 다음의 질문은 정치참여의 시점에 관한 것이다. 기독당은 작금의 현실(어떤 현실인지 잘 모르겠지만)을 극복할 강력한 정치참여의 변을 표명하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이 이렇게 교회가 정치참여를 적극적으로 도모할 적절한 시점인가? 하는 점이 그것이다. 정교분리의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그 기능적인 해석에 따라 교회는 많은 경우 현실에 직간접으로 참여해 왔으므로 원칙적으로 이번의 기독당의 참여는 논란거리가 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하필 지금인가? 하는 의문은 특히 지금의 우리교회의 상황에서는 더욱 크게 대두될 수 있다고 본다. 

교회가 (현실적인)정치를 말하고 그 말한 정치의 목소리가 사회에 소통이 되려면 최소한 교회의 권위가 사회문화적으로 대등한 권위를 획득하거나 앞서 있다는 상호간의 함의와 신뢰가 있어야 한다. 이 신뢰의 권위는 교회의 신학과 언어 그 자체의 자기고백적 당위성에서 떠나 실질적인 현실의 바닥에서 얻어져야만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삶의 대안이나 치유력, 생산적인 의미의 경쟁력을 발산하지 못하는 세력으로서의 지금 교회가 그러므로 할 수 있는 일이란 지극히 좁게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빛과 소금은 이와 같이 교회가 세상에서 장기적으로 이기는 게임을 하게 하는 최선 최고의 명제가 아닌가?) 도약하기 전에 몸을 낮추는 안으로의 탄력을 확보해야만 하듯 지금의 교회는 안으로 들어와 근신하고 자중해 신뢰를 저축할 때라고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왜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가? 하는 것이다.

먼 미래를 향한 한 알의 씨앗을 심는 작업이며 준동하는 통일교의 행태에 대한 정치적 대응이라고 백 번 양보를 해 그 의미를 좁게 축약시켜 본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기독당의 출범을 둘러 싼 행보와 그 언어, 해프닝들은 응당 있어야 할 자리에서 비껴 간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이 의문들에 대해 어떻게 답할 것인가? 

지금 우리나라는 기독교의 세가 상대적으로 대단하지만 그 물량적 범위를 떠나 현실적으로 기독교를 내용으로 하는 정치를 기획하고 전문적인 영향력을 건강하게 보여줄 준비나 깊이, 내용은 아직 축적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자타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런 국면에서 창당주역자의 단체의 회원수나 기독교인의 비율 운운하며 통일교의 기획을 차단한다는 등의 한시적인 명분에 기대어 정치를 기획한다면 이야말로 그 나라와 그 의의 힘을 세속적 지배력과 쉽게 동일시하는 해석의 우를 범하는 것이며 아직도 교계 스스로가 그 어떤 인간적인 수단에 사로잡혀 있는 세계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스스로 공표하는 처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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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3/20 [14:22]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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