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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8.25 [00:01]
내적 개혁을 추구한 청교도 경건운동
청교도 영성 2
 
원종천

청교도 반체제운동인 장로교운동의 실패는 청교도 운동의 근본적 실패로 보였다. 교회 정치제도에 대한 개혁의 시도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청교도들에게는 정치적 힘이 전혀 없었기에 성도들의 신앙 부흥을 위한 그들의 순수한 교회 개혁 운동은 수포로 돌아가는 듯 싶었다.


그러나 반체제운동이 실패한 후 1590년대에 들어서서 청교도의 외적 운동은 내면화되기 시작했다. 교회정치 제도를 개혁할 수 없다면, 청교도들은 교회개혁의 근원적 목적에 따라 성도들의 영혼을 직접 개혁하겠다는 것이었다. 교회정치 제도를 개혁하려는 원래 의도가 제도개혁을 통하여 성도들의 신앙을 함양시키고 교회를 부흥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당시 윌리암 퍼킨스(william perkins)라는 청교도가 있었다.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교수였고 후대 사람들은 그를 청교도 경건의 아버지라고 불렀다. 퍼킨스는 청교도 경건 운동의 초석을 놓았고 내면적 경건운동을 위한 신학적 기반을 다진 인물이었다.


퍼킨스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제자들에게 많은 존경을 받았다. 특히 퍼킨스의 설교는 그의 사역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으로 여겨졌고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가 죽은 지 40년이 지난 후에도 학생들은 퍼킨스의 명성을 기억하며 그를 거론했다.



경건 함양을 위한 퍼킨스 신학


16세기 말과 17세기 초, 개신교회는 영적 하락세를 경험하고 있었다. 종교개혁의 영웅인 마틴 루터와 요한 칼빈은 세상을 떠났고 그 후계자들 사이에는 교리적 갈등이 있었다. 신학적 논쟁은 지속되고 개신교회는 경건이 약화되었으며 신앙적 활력이 소진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신학은 경건과 거리가 멀어져 갔고 교회는 그 여파를 감당해야 하는 힘든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 시기에 영국에서는 청교도 경건운동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케임브리지 대학의 교수로 있던 퍼킨스는 신학이 경건으로부터 분리되어서는 안 됨을 강조했다. 신학은 경건을 위하여 존재하고, 경건도 신학의 기반 위에 서 있어야 함을 가르쳤다. 경건 함양을 위한 퍼킨스 신학의 좋은 예는 언약신학에 잘 나타났다.

퍼킨스는 언약신학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인간과 언약관계를 맺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성경에 의하면 하나님은 인간과 언약관계를 맺고 계시다. 이 언약은 행위언약과 은혜언약의 두 가지로 되어 있다.


행위언약은 하나님께서 아담, 하와와 맺은 언약으로 하나님의 명령에 따른 인간의 순종적 행위를 근거로 의로워지며 하나님과 정상적인 관계가 맺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담은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하지 않았고 행위언약에 입각하여 인간에게는 하나님의 저주와 죽음이 왔다. 그 후 하나님께서는 은혜언약을 인간에게 허락하셨다.


은혜언약은 행위언약과 달리 인간의 행위가 아니고 믿음에 근거를 두는 것으로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로워지며 영생의 축복을 받는 것이다.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완전 순종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시고 우리는 회개하여 그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죄가 사함 받고 그리스도의 의가 우리 것이 되도록 하신 것이다. 성도들은 은혜언약에 속해야 하며 그럴 때에 진정으로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서 거듭나기 전에는 모두 행위언약에 속해 있는 것이며, 성령의 역사로 거듭나서 그리스도를 믿을 때에 은혜언약에 속하게 되는 것이라고 퍼킨스는 가르쳤다. 그런데 퍼킨스는 여기서 질문을 한다. 영국국교회 성도들이 과연 하나님의 은혜언약에 속해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명목상으로는 성도이지만 진정으로 하나님과 은혜언약 관계에 서 있는가를 놓고 도전했다.


진정한 경건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퍼킨스는 성도 자신의 내면을 점검하게 만들었다. 그는 우리가 은혜언약에 있는 것을 확신하기 위하여 증거를 찾도록 권면했다. 그 증거는 두 가지로, 하나는 행위언약에서 은혜언약으로 전환한 증거라는 것이다. 이것은 회심체험을 말하는 것으로 암흑에서 광명으로 넘어가는 인생의 전격적인 사건으로 일반적으로 강렬한 체험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의 증거는 거룩한 삶이다. 은혜언약에 속해 있는 사람은 거룩한 삶을 사는 것이 당연히 증거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거룩한 삶은 외적 성화와 내적 성화로 나누어지는데, 외적 성화는 윤리 도덕적인 삶을 말한다. 도둑질을 안 하고 살인을 안 하고 거짓을 안 하는 등의 도덕적 삶을 말한다. 그러나 이런 외적 성화는 행위언약에 속해 있는 사람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외적 성화만 가지고는 진정한 은혜언약의 증거라고 말할 수 없다. 거룩한 삶은 외적 성화뿐만이 아니고 내적 성화도 만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적 성화는 다른 사람은 알 수가 없고 자신과 하나님만이 알 수 있는 것으로, 첫째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 원하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은혜언약에 속한 사람은 비록 완전하게 거룩한 삶을 살지는 못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진정으로 주님 뜻대로 살고 싶은 강한 욕망이 있다는 말이다. 내적 성화의 두 번째 증거는 영적전쟁이다. 주님 뜻대로 살기 원하는 강한 욕망과 열정이 있으나 우리에게는 아직 죄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 욕망대로 살지 못한다. 주님 뜻대로 살기 원하는 열정과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지 못하는 육신의 모습은 갈등을 초래하며 육신의 유혹과 죄성을 이기기 위한 끊임없는 전쟁이 벌어진다. 이것이 영적전쟁이다. 과연 이런 증거가 있느냐고 퍼킨스는 도전했다.

목회를 통해 전개된 청교도 경건운동


청교도 경건운동은 목회를 통하여 전개되었다. 경건운동에 참여한 청교도들은 하나님 말씀에 대한 전적 순종을 중시했고 성도들의 철저한 훈련을 강조했다. 반체제운동의 내면화로 강한 내적 개혁을 추구하는 청교도 경건운동은 목회 현장을 통하여 실천적 프로그램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미 퍼킨스의 언약신학 내용에서 본 것처럼 내적으로 하나님을 향한 열심과 경건을 확실히 하고, 나아가서 그 열심을 삶의 모든 부분에 생활화하고 실천에 옮기는 운동을 전개한 것이다.


경건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몇 가지 두드러진 목회 실천 방법들이 나타났는데 그것은 주일성수, 가족종교, 영혼 점검 등이었다. 청교도들은 주일성수를 강조했다. 구약의 안식일 준수가 메시아가 오신 후로 신약의 주일성수로 변화되기는 했지만, 안식일 준수 사상에는 신약으로 넘어와서도 변화되지 않은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청교도들은 엿새 동안은 열심히 일하고, 주일만큼은 철저하게 구별하여 거룩하게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가르쳤다.


청교도 목회는 주일성수를 잘 활용했다. 주일은 하루 종일 예배, 말씀 훈련, 전도, 심방 등을 통하여 성도들을 영적으로 훈련시켰다. 영국국교회 내에 아무런 권력이나 기득권도 없는 청교도들은 오직 성도들의 영적 변화와 내면적 경건 함양을 통하여 교회를 개혁하고 부흥시켜야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설교는 청중들을 가르치고 감화시키는 청교도 목회자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들은 설교에 사활을 걸었다. 엄청난 준비를 통한 풍성한 성경적 내용과 강력한 전달 방법 그리고 삶에 실천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은 청중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청교도 목회자들이 실행한 ‘가족종교’는 성도들의 경건을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방법이었다. 가족종교는 가정을 단위로 목회를 실천하는 것이었다. 가장을 목회자로 삼아 가족들을 영적으로 가르치고 인도하며 책임지게 하는 것이었다. 가장은 이것을 위하여 훈련을 받고 목회자의 설교를 가족들에게 가르치며 그들을 영적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하게 했다.


청교도는 영혼 점검을 중시했다. 성도들이 하루를 마감하기 전에 반드시 하루의 삶을 점검하고, 반성하며, 회개할 것을 찾도록 하고, 그 내용들을 일기로 기록할 것을 권면했다.


영국국교회 내에 다수이며 기득권 세력인 성공회측은 청교도의 이러한 움직임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반체제운동의 실패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던 청교도운동이 다른 방법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성공회는 청교도의 이러한 경건운동이 과거의 반체제운동보다 더 무서운 운동으로 평가했다. 반체제운동은 가시적이었기에 쉽게 탄압의 대상이 되었지만 경건운동은 영적운동이고 체제에 저항하는 운동이 아니었다.


청교도 운동은 말씀과 경건 훈련을 통하여 성도들의 내면을 변화시켰고 영적으로 치유하며 훈련했다. 청교도 설교가는 영의 의사라고 여겨졌다. 말씀과 목회를 통하여 인간의 깊은 죄와 타락의 문제를 해부하고 복음을 통하여 상처받은 성도들의 심령을 치유했다. 청교도들은 성도들의 심령으로 직접 들어가서 메마르고 시든 영혼들을 변화시켰다. 청교도 경건운동은 말씀과 훈련을 통하여 영국 국민들의 마음을 서서히 사로잡아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원종천·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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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1/22 [11:26]  최종편집: ⓒ newspower
 
뉴스
연재소개
간추린 교회사
연재이미지1
사회참여로 이어진 청교도 영성
애정적 영성을 공급한 청교도
이상적인 교회 건설을 추구한 청교도
내적 개혁을 추구한 청교도 경건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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