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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생태칼럼] 식물도 감정이 있다
공학섭목사(순천대대교회 담임, 작가)
 
공학섭   기사입력  2023/11/21 [09:14]

 

우리 마을은 시설 하우스를 하는 분들이 많다. 재배 작물은 대부분이 오이다. 오이를 기르는 방법은 다른 식물들과 다를 바 없이 햇빛이 가장 중요한 재료다. 그다음은 일정한 온도와 수분을 유지하고 적당량의 거름을 주어야 한다. 병충해 방제도 빼놓을 수 없다.

 

옵션이긴 하지만 한 가지 더 있다. 다름 아닌 음악을 들려주는 일이다. 음악을 듣고 자란 오이가 그렇지 않은 오이보다 훨씬 튼튼하게 자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 텃밭에 자라고 있는 배추가 꽃처럼 예쁘다  © 공학섭


식물들은 외부의 자극에 의해서 반응한다. 식물들도 사람처럼 살아 있는 세포로 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의 자극을 받으면 반응한다. 식물들은 사랑으로 돌봐주면 탐스럽게 잘 자라는 것은 당연지사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한 나무에 가룟 유다의 이름을 붙여놓았다. 오고 가는 사람들은 가룟 유다 나무를 욕하고 저주하니 곧 말라 죽고 말았다. 빈집에 심어진 감나무도 열매 맺지 않는다. 땅이 나빠서가 아니라 주인의 보살핌을 받지 못함 때문이다.

 

반려 식물이란 용어를 동의하지 않지만, 식물들은 사랑에 반응을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관심을 두는 만큼 탐스럽게 잘 자라주기 때문에 애정이 간다. 식물과 친근해지면 교감을 나누는 데까지 나아가게 된다. 

▲ 식물은 물과 거름만으로 자라는 게 아니다, 사랑을 먹고 자란다.   © 공학섭


작물을 키우다 보면 얻는 바가 적지 않다. 암 환자가 마지막을 보내는 휴양시설에서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환자들에게 채소를 가꾸게 했다. 추위와 더위를 이겨내고 자라는 식물들을 보면 생의 의욕과 암을 이길 힘을 얻는다. 또 다른 사람들 위한 마음으로 가꾸는 사랑의 힘이 암을 낫게 한 것이다. 


아씨시의 성 프란시스코는 새들에게 설교를 했다. 동식물들 향해 형제자매라 불렀다. 수납하기 힘든 사상이지만, 자연을 끔찍하게 사랑했던 것에 대해서는 인정해 줄 만하다. 동식물은 사랑의 대상에서 머물러야 한다. 인격으로 여기거나 신격화하는 일은 어리석고 악한 일이다.

 

잘 길러진 작물은 결국 사람의 음식물로 제공이 된다.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애정으로 돌보는 것들을 내 입에 넣는 일이 모순처럼 여겨지긴 하지만, 신께서 사람들의 양식으로 허용하신 것이니 고민할 일은 아니다. 

▲ 식물도 사랑을 느낄 줄 안다.   © 공학섭


작물들은 자신을 가꾸어준 사람에게 먹을거리로 내어 주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소임을 다한 것으로 여긴다. 결국 사람이 식물을 사랑으로 가꾸는 것은 자신을 위한 일이 된다. 더 나아가 땅을 경작하도록 당부하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믿음의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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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21 [09:14]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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