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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생태칼럼] 잉어 아빠, 거미 엄마
공학섭목사(순천대대교회 담임, 작가)
 
공학섭   기사입력  2023/11/18 [16:45]

 

입안에 알을 품고 죽어가는 잉어나/젖 아닌 피를 먹여 새끼 기른 거미야/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린 어찌하라고시인 김보환 님의 시 <천축 잉어 아빠와 엄마 거미.>라는 시다. 참 짧지만, 감명 깊다.

 

천축 잉어는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은 알을 입에 담아 부화시킨다고 한다. 수컷은 입에 알을 담고 있는 동안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다. 수컷은 점점 쇠잔해지고 알들이 부화하는 시점에는 기력을 잃고 죽고 만다. 

▲ 입에 알을 품고 부화할 때까지 먹지 않는 잉어  © 공학섭


배고프고 죽음이 두려우면 입 안에 있는 알을 뱉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수컷 잉어는 죽음을 뛰어넘어 자식 사랑을 선택한다. 잉어는 인격적인 존재가 아니어서 본능 때문에 하는 행위이긴 해도 감동스럽다.

 

거미의 자식 사랑은 어떨까? 김보환 님 시에 의하면 거미는 자기 새끼를 낳으면 젖을 먹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 피를 먹여 키운다고 한다. 피를 빨리면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지막 남은 한 방울까지 주고 또 준다. 물론 빨간 피는 아니다. 곤충의 피는 푸르거나 노랗다. 

▲ 엽낭 거미는 나뭇잎을 돌돌 말아 그 속에서 알을 낳고 자기 몸을 새끼들에게 떼어 먹도록 내어준다.   © 공학섭


염낭거미 암컷은 번식기가 되면 나뭇잎을 말아 두루주머니를 만들고 그 속에 들어앉아 알을 낳는다. 새끼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밀폐된 공간을 만들었지만, 새끼를 먹여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그래서 염낭거미는 자기 몸을 자식들에게 먹인다. 어미의 깊은 사랑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끼들은 어미의 살을 파먹으며 성장한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새끼를 키워내는 염낭거미의 자식 사랑은 가상하다. 김보환 님의 시구처럼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린 어찌하라고.... 

  © 공학섭


잉어와 거미의 자식 사랑 이야기를 펼치다 보니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하나님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나님의 사랑은 본능으로 하는 짐승들과 곤충들의 사랑과 다르다. 비교 불가능한 인격적인 사랑을 베푸신다.

 

하나님은 자신을 반역하여 원수 된 자인 인간을 사랑하신다. 자기 아들을 피 흘려 죽게 하면서까지 무가치한 죄인들에게 조건 없이 사랑을 베푸신다. 취소할 수 없는 영원한 사랑을 베푸신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신 십자가가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증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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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18 [16:45]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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