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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생태칼럼] 바람에 흔들리니 갈대다
공학섭목사(순천대대교회 담임, 작가)
 
공학섭   기사입력  2023/11/13 [20:03]

오늘부터 우리 마을에선 갈대 축제가 열린다. 세상은 전쟁으로 뒤숭숭하지만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갈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바람결을 따라 흔들거린다. 탐방객들에게 보란 듯이 짐벙지게 춤을 춘다.

 

갈대는 춤만 추는 게 아니다. 겉으로 보기엔 놀고먹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갈대는 사람들이 오염시킨 강물을 정화하여 바다에 내보내는 성스러운 역할을 해낸다. 갈대는 신이 마련해 둔 최고급 천연필터다. 

▲ 갈대는 흔들리면서 꽃을 피운다  © 공학섭


흔히들 연약한 여자의 마음을 비유할 때 갈대라고 한다. 갈대가 약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갈대는 바람을 거스르는 법이 없다. 꼿꼿하게 서 있는 갈대는 없다. 바람 부는 대로 순응하기 때문에 꺾이지 않는다.

 

갈대는 바람결을 따라 흔들려야 제격이다. 막새바람과 어울리면 더욱 멋스러워진다. 선글라스를 벗고 발걸음은 멈추고 흔들리는 갈대에 가까이 다가가 보라. 마치 나를 환영하기 위해서 일제히 손을 흔들어 주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 갈대는 오염된 강물을 정화시킨다. 새들의 보금자리도 된다.   © 공학섭


갈대는 다양한 쓰임새가 있다. 빗자루를 만들기도 하고, 김발로 쓰이기도 하고, 이엉과 울타리를 막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뿌리는 차를 만들어 음용한다. 심지어 노랫말에도 넣어 사용하기도 하고, 철학자는 명언을 만드는 데 활용하기도 한다. 갈대는 버릴 게 없다.

 

성경에서도 갈대로 상자를 만들어 모세를 구출하기도 했고, 이사야 선지자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않는 분이 오실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가 오면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싸매시고 치유해 주실 거라고 했다. 

▲ 갈대와 약간 달라보일 것이다. 모새달로 불리는 데 갈대와 형제다.   © 공학섭

 


약속했던 분은 곧 예수 그리스도시다. 우리 중엔 지워지지 않는 깊은 상처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들이 있다. 사람은 치유해 줄 수 없지만 상한 갈대도 꺾지 않으신 예수님은 우리의 아픔과 상처를 낫게 해주신다.

 

여러분에게 어떤 아픔이 있는가? 갈대숲을 걸으며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신 그분을 묵상해 보기를 추천한다. 서걱거리는 갈대들의 속삭임에서 하늘 아버지께서 들려주는 위로의 음성을 듣게 될지 어찌 아는가? 

▲ 갈대숲의 뒷배경이 되는 산은 용의 모습을 닮았다하여 용산이라 부르며, 용산 전망대에 오르면 순천만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 공학섭


시련의 바람이 불어오든 꼿꼿이 서서 맞서려고 하지 말자. 바람에 순응하는 갈대처럼 몸과 마음을 낮추라. 그리고 그분을 앞지르지 않음이 좋다. 전능자께서 이끄시는 대로 발맘발맘 뒤따르는 것보다 더 나은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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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13 [20:03]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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