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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2.09.27 [07:19]
[나눔의 화가 박영의 귀촌일기(32)]바람에게 전하는 소식
박영 화백(홍대 미대 서양학과, 프랑스 유학, 크리스천정신문화연구원장)
 
박영

 

평생에 이런 애절한 그리움이 몇 번이나 있을까요? 불러도 대답 없던 그 시절에는 늘 바람에게 소식을 전하곤 했지요. 연초록 그리움의 편지를 엮어 사랑방에 걸어 놓으면 아마도 처마 끝에 닿았을 것 같아요. 새들이 일제히 잠들 때면 그때부터 꽃들이 새 아침을 준비하지요. 늘 꽃들이 전하는 말들은 희망이지요.

▲ 박영 화백이 아뜰리에 뒷편 대숲으로 걸어가고 있다.     ©뉴스파워

오늘도 꽃들이 바람에게 희망을 담아 전해주는 희망의 소리를 들어보세요. 한 밤중에 피어나는 바오밥 꽃은 꿀을 가득 담고 있어 모든 동물이나 새들에게 당분을 공급해주는 참 귀한 꽃이지요. 나도 그렇게 꽃피우는 생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오늘 바다 속에서도 보랏빛 꽃을 피우는 식물을 보았습니다. 더욱이나 바다 속에서도 초원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하나님의 조화 속은 내 우둔함을 명징하게 자극하고 내 미완의 색채들을 개안해 주기도 합니다. 정녕 아름다움이란 그 분 속에서 숨 쉬는, 그래서 그 분의 눈으로 하늘과 바다를 바라봐야 합니다.

한 밤중에 깨어나 칠흑 같은 어둠을 직시하고 있노라면 세상의 눅눅한 떼들이 하나씩 녹아내리는 듯합니다. 주님께 내 생을 모두 맡겼다면 기꺼이 우린 나사렛 예수, 눈빛이 너무 맑아 서러운, 그래서 가난과 청빈, 마지막 한 줌 남은 밀가루 단지도 그 분을 위해 비워야 합니다. 내가 삶에서 조금이라도 ‘Ego'가 드러난다면 부자청년이 고민했던 것처럼 아직도 거듭난 상태는 아닌 것입니다. 걱정과 근심은 신앙인의 언어는 결코 아닙니다. 또한 우리들이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어떤 고통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오랫동안 그분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하겠지요.

▲ 박영 화백 그림     © 뉴스파워

 

우리들의 눈 속에 깊이 묻어놓은 바닷가의 추억이 말해 주 듯 사랑의 마음은 늘 파도처럼 하얗게 부서져 아쉬움만 더해 갑니다. 아주 오랜 세월 속에 인고의 결실로 남은 조약돌의 하얀 거미줄, 그 무늬를 보고 계시면 어떠세요? 두런두런, 좀처럼 끝이 나지 않은 우리들의 얘기가 분홍빛으로 피어오릅니다.

그대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소금기만 남는 극도의 고통 속에 그대의 몸을 맡길 수 밖에 없을 지라도 시대의 어떤 고통도 참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고통이 내게 임할 때 우린 감사해야 합니다. 달콤한 것들에게 잠시 몸을 빼앗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연일 계속된다면 모든 것을 접고 금식의 땅으로 가야 합니다. 시대의 고통을 통과하지 않고 하늘의 상급을 원한다면 설사 상식의 잣대로 선의 최상급에 점을 찍었다 해도 무의미한 일이 되고야 말 것입니다.

나의 지순한 예술의 그 어떤 것도 하나님의 눈물 같은 들꽃 한 송이만도 못하다는 것을 진즉 깨달았습니다. 헐벗고 굶주린 내 이웃들이 있어, 내가 어떻게 손을 쓰지 못할 때 탄식하는 마음을 주님은 아실 것입니다. 저는 다만 그분께 맡길 뿐 그러기에 세상의 어떤 것도 내 진정한 동반자가 될 뿐이지 영원한 것은 아닌 것입니다.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지난날의 아픈 기억들은 참으로 내겐 가치 있는 것들입니다. 찬란한 노을이 하늘을 대변하듯... 내가 당신에게로 향하는 마지막 고백들이 내 신앙의 전부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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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1/29 [13:54]  최종편집: ⓒ newspower
 
뉴스
연재소개
나눔의 화가 박영의 귀촌일기
연재이미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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