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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7.17 [01:02]
구원받는 유일한 길
<기독교 문학 산책> 토마스 만의「선택된 인간」
 
김승옥


작가 토마스 만
 
토마스 만은 1929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20세기의 위대한 작가이다. 1875년 6월 6일 독일 뤼벡의 부유한 상인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실업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뮌헨으로 옮겨 화재보험회사의 견습사원으로 입사했다. 19세에 견습사원을 그만두고 두 대학의 청강생이 되었고 처녀작「전락」을 발표하여 작가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21세에 형인 하인리히와 함께 이탈리아로 가서 머물며 대표작 중의 하나인「부덴부로크가의 사람들」집필을 시작했다. 23세에 뮌헨으로 돌아와 26세에「부덴부로크가의 사람들」을 출판하여 유명작가가 되었다. 30세에 뮌헨대학 수학교수의 딸 카타리나와 결혼했다. 1914년 39세에 세계 1차대전이 터질 때까지 토마스 만은 독일 낭만주의적 보수주의를 그의 문학기조로 삼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시작한 민주주의적 혁명이 독일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여 진보적인 형과 대립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세계 1차대전 이후 그는 철저한 공화주의자로 변했고 바이마르 공화국의 문화사절로 외국에 강연여행을 다니기도 하였다.
 
1929년 54세에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히틀러의 나치스가 등장하자 그는 사회민주당과 손잡고 국민들에게 나치스에 대항할 것을 호소했다.「마리오와 마술사」라는 작품은 파시즘의 정체를 폭로하고 그 최후까지를 예언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히틀러가 집권하자 외국으로 강연을 떠난 채 미국으로 망명했다. 독일 시민권은 박탈당했다.
 
미국에서 그는「척도와 가치」라는 격월간지를 발행하며 독일의 전통문화를 옹호했다. 정치평론집「유럽에 고함」으로 파시즘의 타도를 위해 전투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1944년 미국 시민권을 받았고 1949년 74세에 독일을 방문하게 되었다. 17년 만에 조국을 방문한 것이다. 3년 후 77세에 스위스로 이주해 말년을 보내며 유명한 소설「사기사 펠릭스 크룰의 고백」등을 집필, 80세에 독일 통일을 염원하며 심장병으로 사망, 취리히 근교에 묻혔다.
 
그는 일생 동안 많은 작품을 썼다. 대표적인 작품은 본문에 기록한 작품들 외에「토니어 크뢰거」「트리스탄」「대공전하」「베니스에서 죽다」「마의 산」「요셉과 그의 형제들」「바이마르의 로테」「파우스트 박사」「괴테와 톨스토이」등 많은 작품이 있다.
 
토마스 만은 현대를 만들어낸 19세기와 20세기를 살며 인간의 지성이 펼치는 갖가지 모험과 실험과 결단을 스스로 다 겪은 현대적 작가이다. 보수에서 진보로, 독재에서 민주로, 지성(知性)에서 신성(神性)으로 등등 현대 지성인들이 겪는 정신적 과정을 몸소 거치면서 변화하고 성숙해진 작가이다. 여기 소개하는「선택된 인간」은 그의 미국생활 말년 76세에 발표한 소설이다. 그의 사상이 가장 원숙해진 시기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선택된 인간」줄거리 
 
플랑드르 지방의 한 공국을 다스리는 군주 집안에 쌍둥이 남매가 태어났다. 그리말트 공(公)과 부인 바두헤나 사이에 귀공자 같은 아들 빌리기스와 백옥같은 공주 지빌라가 출생한 것이다.
 
둘은 사춘기를 넘기면서 오빠보다 더 훌륭한 남자, 누이보다 더 예쁜 여자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밀애에 빠진다. 이 불륜의 관계에서 그리고르스가 태어났는데 한 현명한 신하의 조언에 따라 아기는 작은 목선에 태워져 바다에 버려진다.
 
죄악의 씨도 하나님에겐 쓸모가 있는 인간이었던지 그 아이는 표류 끝에 북해의 외떨어진 섬의 어부에게 구출되어 그곳 수도원장의 보호 아래 자란다. 건장한 청소년이 되었을 때 그는 자신이 버려진 아이였다는 사실을 알고 기사(騎士)로서의 입신을 도모하고 바깥세상으로 진출한다.
 
한편 그의 아버지 빌리기스는 속죄를 위한 순례길에서 죽고, 어머니가 공국을 다스리고 있었다. 그녀를 열애한 이웃 군주의 청혼을 거절한 탓에 전쟁에 휘말려 고초를 겪고 있었다. 그리고르스가 바다를 건너 찾아온 곳이 바로 자기의 고국 땅이었다.
 
여왕이 자기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리 없는 그리고르스는 여왕의 기사가 되어 전쟁터에 나가 침략자를 사로잡음으로써 지루한 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가져오게 했다. 이 영웅을 여왕은 남편으로 맞아들였으니 그리고르스는 어머니를 아내로 맞은 이중 근친상간의 무서운 업고를 짊어진 셈이다.
 
어느 날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그리고르스는 고행(苦行)에 의해서만 자기에게 씌워진 영벌의 화인(火印)을 씻을 수 있으리라는 신념으로 안락한 성(城)을 버리고 궁벽한 곳, 호수 한 가운데 떠있는 섬의 바위에 쇠사슬로 묶인 채 17년이란 세월을 보낸다. 그는 대지의 젖줄과 같은 물로만 목을 축이며 비, 이슬을 맞고 형편없는 몰골로 변모한 것이다.
 
로마에선 교황 옥좌가 궐위되었으므로 현자들은 하나님의 계시에 따라 외딴 바위섬에서 고행을 하던 그리고르스를 찾아내어 교황으로 추대한다. 고슴도치 같았던 미물이 훌륭한 인간의 본모습을 되찾아 드디어 죄로부터 해방된 어머니와 교황청에서 재회한다. 


「선택된 인간」이란 어떤 인간을 가리키는 말일까? 바로 자신이 에덴에서 추방된 자, 죄악의  덩어리라는 사실을 깨닫는 자, 그리하여 죄악의 근원인 자기애(自己愛)를 극복하고 초월하기 위하여, 영혼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하여 자기 십자가를 짊어지는 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죄란 자기애를 가리킴이다. 세상 만물을 자기 중심으로 인식하는 행위이다. 모든 인간과 모든 사물을 나의 욕구를 채우는 수단으로만 인식하는 행위이다. 그 하나의 예로 자신의 성욕을 위해서는 근친상간도 개의치 않는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는 자기 자식도 물에다가 떠내려 버린다. 자기 소욕을 한없이 추구하는 이기적 본성(本性), 그것이 우리 모든 인간이 태어날 때 이미 갖추고 있는 악한 조건이다.
 
구원이란 하나님의 성품을 갖추는 것이다. 모든 사물이 목적적인 존재라는 인식이다. 상대를 이해하고 서로 보완하며 완전한 생명을 구현하는 행위, 그것을 사랑이라고 말한다. 나무는 햇볕과 탄산가스와 물 등의 요소를 다른 존재에게서 받으며 성장하고 자신은 산소를 내뿜어 다른 존재를 살아가게 한다. 이 상호보완적인 행위가 사랑이다. 타인을 목적적인 존재로 보고 내가 봉사하는 행위를 십자가라고 부른다. 모든 자가 십자가를 질 때 역설적으로 모든 자의 가장 완전한 소욕이 이루어진다. 살겠다고 하는 자는 죽을 것이고 죽겠다고 하는 자가 살아나는 진리가 구원을 이루는 유일한 방법이다.  
 
토마스 만의 「선택된 인간」은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고 각기 자기 십자가를 메고' 예수님 뒤를 따르는 사람이 아닐 수 없다. 그리하여 그리고르스는 구원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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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9/26 [11:08]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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