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우화가 있다. 사슴 한 마리가 숲 속을 거닐다가 우연히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는 생전 처음으로 자신의 뿔을 보고서 그것이 너무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아름다운 뿔을 자랑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래서 그 사슴은 자기가 만나는 동물들에게 마다 자신의 뿔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자랑하고 다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아름다운 뿔에 비해 너무도 연약하고 초라해 보이는 네 다리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았다. 그는 할 수만 있으면 자신의 네 다리를 감추고 싶어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사슴은 사냥개에게 쫓기는 몸이 되었다. 그는 어서 안전한 곳에 피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수풀이 우거진 곳을 향해 있는 힘을 다해 도망했다. 이때 그의 목숨을 구한 것은 그가 그토록 자랑해 마지않던 아름다운 뿔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의 목숨을 구한 것은 그가 항상 불만스럽게 생각하던 그의 네 다리였다. 그가 이제까지 영광으로 생각했던 뿔은 그가 숲 속으로 질주하는 데 크게 방해가 되었다. 그 뿔 때문에 그는 하마터면 사냥꾼에게 잡혀 죽을 뻔했던 것이다.
우리는 때때로 이 사슴과 같을 때가 있다. 우리는 마땅히 하나님께 감사해야 할 것들을 부끄럽게 여기는가 하면, 겉으로만 아름다울 뿐 별스럽지도 않은 것들을 지나치게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우리의 관심이 너무도 눈에 보이는 것들에 집착해 있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우리는 하나님의 지혜와 십자가의 미련한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를 잠잠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27-29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라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나님의 미련한 것이 사람보다 지혜 있고 하나님의 약한 것이 사람보다 강하다(고린도전서 1:25)는 귀한 진리를 여러분의 마음 판에 깊이 새기시기 바란다. 하나님의 눈으로 볼 때에는 세상의 천해 보이는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 그리고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것들이 오히려 힘 있고 강한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겉으로 보기에 좋아 보이는 것, 겉으로 보기에 힘 있고 강하게 보이는 것들을 좋아하지만, 하나님께서 세상을 보시는 눈은 결코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끌어 가시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은 약하고 힘없는 자들을 택하여 그의 놀라운 구원의 도구로 사용하신다.
사무엘상 16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사울을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될 사람으로 다윗을 선택하시는 것을 읽어볼 수 있다. 거기서 하나님은 겉모습만을 보고서 이새의 아들들을 평가하고자 했던 사무엘에게 어떤 말씀을 주셨는가? 7절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용모와 신장을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나의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이것이 바로 하나님이 세상을 이끌어 가시는 방법이요, 세상을 보시는 하나님의 눈이다.
사랑하는 여러분, 외모보다는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의 눈을 갖지 못한 사람은 소경과도 같은 사람이다. 겉보기에만 아름다운 세상 것들에 지나치게 빠져들지 말아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지나친 열등의식을 버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에 대해서 하나님께 감사하며 자신을 존중하고 자신의 모든 것들을 소중히 여겼으면 한다.
진정 우리의 삶을 부요하게 하는 것은 아름답고 힘 있고 강한 것들보다는 천해 보이고 멸시받고 약해 보이는 것들임을 명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