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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6.18 [18:03]
경계선이 잘못 되었을 때
<향기나는 인격 만들기>
 
김진순



 경계선을 바로 세우지 못할 때:

‘체면을 어떻게 무시하느냐. 불편하다.’면서 경계선을 긋는 데 실패한 사람은 얼마 가지 않아서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 비난, 무책임, 격리, 지나친 의존, 무질서, 방향 상실, 일반적인 근심, 공포, 충동적 행동, 너무 과중한 책임 부담과 죄책감, 심한 의무감, 무시당했다는 감정, 원망, 상호 의존성(codependency), 일을 지연, 우울, 원망, 자아 정체성의 혼란 등. 뿐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 ‘내가 싫다고 하면 사람들이 미워할 거야.’ ‘기도를 응답하시지 않는 건 하나님이 날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야.’라는 왜곡된 생각에 갇혀서 살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나의 소유권을 주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나는 하나님의 소중한 자녀이다.

경계선에 대한 성경적 근거:

우리가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다른 사람과 친밀한 결속의 관계를 맺는 것이며, 또한 친밀한 관계를 맺도록 ‘그래요(yes.)'라고 말하는 것임을 이미 배웠다. 그러나 여기에서 몇 가지 의문이 생긴다. 결속의 관계를 맺으면서 동시에 개성이 뚜렷한 개체로 존재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가 진정한 나이고, 어디서부터가 다른 사람인가? 나의 내면에 있는 결속의 장(love tank)으로 연결되는 길은 어떻게 만들 수 있으며, 이 결속이 나의 선택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또 더 이상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상처 받기를 원하지 않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친구나 배우자와 잠시 떨어져 있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문제가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물론 복잡하다.

그러나 경계선(boundary)을 세우며 사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경계선을 세우는 것은, 인간관계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경계선을 세우는 것은 곧 ‘no'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언뜻 인격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하나님의 형상’으로 성장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려면, 경계선은 사랑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이다. 하나님의 공의를 반영한 경계선은 인간관계에서 필수적이다.

사실 경계선을 긋는 것은 체면 문화가 발달한 동양 사회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나의 삶인가, 그리고 내가 살아야 할 영역인가를 올바로 알고, 그 영역을 잘 지키고 개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올바른 경계선을 긋고 사는 삶이다. ‘너를 잃어버리지 않은 채, 내가 되는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쉽게 표현하면, 하나님이 나에게 선물로 주신 내 집에서 내가 사는 것이다. 남의 집이 아무리 좋아도 내 집만 하겠는가? 내 집에 가면 무슨 일이든지 내 마음대로 신경 쓰지 않고 할 수 있어 자유롭다. 올바른 경계선을 긋고 살면 자유로움을 얻고, 살맛이 난다. 분명하게 하나님 말씀에 따라 살면서 옳은 것은 받아들이고 잘못된 것은 과감하게 ‘아니오!’라고 말함으로써 하나님이 정해주신 경계선을 따라 책임 있게 사는 것이야 말로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풍성한 인생을 사는 것이다.

아기가 두 살이 되어, 혼자서 걷고 말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되면, 이리 저리 뛰어다니고 이것저것을 만지면서, 자연스럽게 경계선을 배운다. ‘미운 세 살(만2세)’이라는 말은, 이 때 부터 아이는 경계선을 이미 배우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경계선은 걸음마 시절부터 배운다. 자기가 누구인지를 알고,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 지를 배우게 된다. 독립적으로 사방을 돌아다니는 이 시기에, 아직 어리지만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가르친다. 이 때 옆에서 도와주면서 장난감 치우는 일, 자전거 꺼내는 일, 설거지, 밥상 차리기 등을 시키기 시작하며 가르쳐야 한다. 특히 2-6세 때에 ‘내 것 네 것, 할 일, 하지 말 일’ 등을 분명히 가르쳐서 책임감이나 경계선의 개념을 가르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미국에 있을 때, 딸아이가 4세 때인 어느 날 이웃에 놀러 보낸 적이 있었다. 니콜이라는 여자아이를 키우는 집이었는데, 내가 딸아이를 맡기자 이웃은 “따님이 30분 동안 저의 집에서 놀게 되어 기쁩니다.” 라고 먼저 말하였다. 아이를 맡는 시간을 30분으로 제한한 것이다. 그래서 “아, 감사합니다. 30분 후에 데리러 오겠습니다.”라고 답하였다. 30분 후에 데리러 갔더니, 그 집에서는 내 딸을 그냥 보내지 않는다. “그래 이것은 이렇게 치우고, 저것은 저렇게 치우고…….” 니콜 엄마는 니콜과 내 딸이 함께 장난감 정리하는 것을 천천히 아이들 속도에 맞추어 거들어 주고 있었다. 현관에 우뚝 서서 정리하는 딸을 기다리며 한편 ‘야박하다. 어린애들에게까지 청소를 시키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지금 그런 상황이 다시 생긴다면, 나도 니콜 엄마가 했던 것처럼 딸에게 정리하는 법을 삶속에서 자연스럽게 가르쳐주고 싶다. 지금은, 내 딸을 훈련시킨 니콜 엄마가 오히려 고맙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 좋은 교육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한국인이나 동양 사람들에게 특히 부족한 것 중 하나는 경계선이다. 다시 말해, 자기 자신의 정체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나의 의견도 없고 감정도 없다면, 나 자신도 없는 것이다. 내가 없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너는 왜 모세처럼 살지 않았느냐?’고 묻지 않으시고, ‘너는 왜 내가 너에게 준 삶을 살지 않았느냐?’고 물으실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을 살기 원하지만, 그 무엇인가에 쫓겨 내가 원하지도 않는 삶을 사는 때가 많다. 이는 하나님 앞에서 악하고 게으른 종으로 사는 것이다. 나의 것이 아닌 것을 분별하여, ‘아니오!’라고 말하면서 부르심을 따라 책임 있는 삶을 살기를 소원한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들이 성장 과정에서 경계선을 잘 배우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시공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성령의 능력으로 경계선을 세워 나가면서 다시 배워나갈 수 있다. 비록 시간은 걸리겠지만, 은혜와 진리가 잘 조화된 환경에서 다시 학습하고 개발시킬 수가 있다. 하나님의 은혜로 이런 일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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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9/05 [21:29]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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