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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6.27 [21:01]
감동을 느끼고, 그 감동을 전달하라
생명을 살리는 대화법(17)
 
신평식
“그 분이 어린이집 원장을 맡으면 나는 거기에 우리 아이를 맡기겠다.”는 말을 듣는 분이 있다. 이분은 오랫동안 어린이집 원장을 지내면서 경영이 어려워진 어린이집을 정상화 시키는 데 능력을 발휘했다. 한번쯤 그랬다면 ‘그럴 수 있겠다’ 생각할 일이지만 새로운 어린이집을 맡을 때마다 그 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했으니 그것은 운이 아니라 능력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내가 아는 것만도 세 곳이다. 

이 분과 만나 대화를 나눠보면 굉장히 긍정적이다. 거기다가 자기가 생각하는 것, 자기가 감동받은 것을 그대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 체질화 되었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는데 있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시설도 좋아야 하고, 교사진도 좋아야 하며, 당연히 입지조건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분은 그 모든 것 위에 학부모들과의 관계를 가장 중요시한다. 그래서 자모들과의 통화를 즐긴다. 물론 어린이집을 방문하는 분들도 잘 대하지만, 방문하지 않는 자모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그분의 몸에 밴 교제의 방식은 다음과 같다.  

첫째, 어린이들을 세심히 관찰한다.

아이들의 귀여운 행동, 말 한마디, 아직 서툰 표현들까지 세세하게 관찰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저 아이가 왜 저렇게 행동하고 말했을까?’ 그리고 그 모든 행동을 긍정의 힘으로 마음속에서 소화시켜 풍성한 상상력으로 감동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감동은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으로 발전한다.

둘째, 그분의 눈은 늘 장점을 찾는다.

그분의 눈은 늘 아이들을 어떻게 칭찬하고, 어떻게 흥미롭게 대할까를 찾아다닌다. 유아들의 행동이란 당연히 유치하다. 작은 것, 사소한 것에 반응한다. 일 같지 않는 일에 짜증을 내기도하고, 엉뚱한 일에 기뻐하기도 한다. 그분은 <마주이야기>라는 책자를 만들기도 했는데 그것은 아이들의 행동과 언어패턴을 소상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셋째, 마음의 감동을 자모들과 나눈다.

마음속에 새겨진 감동을 자모들과의 통화에서 그대로 표현하고 전달한다.  

“오늘 원에서 아이가 울었는데 옆에 있는 친구가 자기 말을 잘 들어주지 않는 것이 속상했나 봐요. 이 아이는 말이 느리지만 생각이 빠르니까, 엄마가 말이 끝날 때까지 잘 참고 들어줘야 할 거 같아요.”

자모들은 이분의 이런 세심한 관찰력과 배려에 매료된다. 그리고 자기 아들을 진짜로 사랑으로 대해준다고 생각하며 이 원장에게 아이를 맡기는데 주저함이 없다. 그러니 이분이 원장을 맡으면 입소문에 어린이집에 보낼 자모들이 움직이는 것이다. 

행복은 지금 갖고 있음에 대한 확인
 

행복이란 무엇일까? 마음이 평안하고, 기분이 좋은 그 충만함의 지속이 바로 행복이다. 그런데 나는 행복에 대한 많은 정의들 가운데, ‘행복은 갖고자 하는 것의 얻음이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것의 확인’이라는 정의를 좋아한다.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추구하는 것은 끝없는 허기로 이어진다. 또한 갖고자하는 것을 얻었다고 해도 더 좋은 것이 나타나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속성이다. 

대개의 남자들을 좋은 자동차에 매료된다. 그래서 더 좋은 차를 갖고 싶어 한다. 나도 그들 중의 하나여서 신차를 구입하면 3년 정도 타다가 부품을 갈아야 하는 신호가 나타나면 다시 새 차로 갈아탔다. 이것은 기자로 바쁘게 살면서 운행 중에 고장으로 애를 먹고 난 다음 생긴 취향이 되었다. 그런데도 신차를 구입해 1년 정도가 지나면 조금씩 사양을 바꾼 또 다른 차가 더 나아 보이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비단 이것은 자동차에 관한 문제만은 아니다. 사람을 대하는 것도 항상 새로운 사람에 대한 허황된 기대 때문에 오래된 관계보다 새로운 관계를 선호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거의 다 헛된 욕심이다. 나는 대형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사님께 이렇게 충고한 적이 있다.  

“갑자기 나타나 목사님께 접근하는 사람을 조심하십시오. 그 사람은 목사님께 무엇인가 얻을 게 있어 접근하는 사람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무엇인가 원하는 것을 갖고자 하는 갈망은 허기를 품게 한다. 이러한 갈망이 새로운 창조의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마음에 채우는 불만과 허기를 감당해야 한다. 
 
지금 내가 이미 갖고 있는 것들에 의미의 탐구는 만족과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한다.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오늘은 어제 우리가 그렇게 기대했던 내일이 아닌가? 우리 주변에서 여전히 우리를 지지해주며 응원해주는 수많은 사람들은 바보들이 아니라, 우리에게 늘 새 힘을 내게 하는 용기의 원천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이것들은 소중하게 돌아보며 생각하지 않으면 망각되는 것들이다. 

이미 내게 있는 것들에 대한 깊은 성찰은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하고, 나를 위해 희생하며 기다려주는 사람들의 깊은 마음 씀과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것이 바로 감동이다. 결국 현재 내가 갖고 있으면서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확인과 감동이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하며,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감동도 기술이 필요하다 

현대에 있어 인간관계에 감동을 만들어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일상의 관계는 늘 도식적이다. 서로 바쁘게 살아가다보니 업무와 연관이 없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늘 소원해지기 쉽다. 업무와 연관된 사람이이라도 그 업무와 연관된 대화 이외에는 군더더기처럼 느껴질 때가 많은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질 떨어지게 업무에 왜 구질구질한 개인사를 개입시켜!”
 
또 어떤 부류의 사람들은 반대로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소심하게 감정을 건드리며 개입해 들어오면 질식해 버릴 거 같아.” 

이러한 지적은 그 사람의 성향에 따라 있을 수 있는 반응이다. 당연히 업무에 개인사와 개인의 감정을 개입시키는 것은 곤란하다. 서로 바쁘게 일하면서 감정의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감정의 소모 없이 일을 처리할 수 있으면 그것이 담백하고 깔끔해서 좋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그 일속에 사람이 묻혀 있으면서 힘들어하고, 외로워하기 때문이다.  

‘로비’의 주된 방법은 곧 개인사를 사업에 개입시키는 것이다. 지연과 학연을 따지고, 로비대상의 개인적 대소사를 챙기며 그에게 적절한 시기에 식사와 운동 같은 것을 통해 얼굴을 익히고, 마음을 터 감정을 교류하고, 그 다음에는 원하는 것을 해주지 않으면 안 되도록 관계를 발전시켜 상대가 하는 일이 곧 내 일인 것처럼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로비의 ABC이다. 그러나 이것으로도 상대의 마음을 얻지 못했을 때 부당하게 유흥이나 재물을 제공하여 그 사람의 마음 즉, 감정을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가 겪는 일상의 관계에서는 로비와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면 그것은 너무 피곤한 일이다. 대신 우리는 관계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그가 갖고 있는 다른 모습과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 그가 관심 있게 노력하고 있는 일이나 힘들어하고 있는 일에 대하여 지지와 흥미를 갖고 동조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가 말하지 않는 이면의 수고와 숨겨진 말들을 들을 수 있어야 하고, 행동하는 것 뒤에 숨어있는 행동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공감과 감동을 만들어가는 출발이다. 

상대에게 감동을 전달하라 

그러면 평소 가족이나 직원들과의 관계에서 좋은 대화의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선 상대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그가 능력이 있든 없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나를 위한 ‘병풍’으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노력하며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하여 그를 인격적으로 대하며 그가 나를 신뢰하도록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에게서 감동을 발견하며 그와 소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평소 갖고 있는 시각을 바꾸어야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직원들이나 자녀들을 볼 때 그의 장점보다 단점을 많이 본다. 그리고 그 단점이 해소되면 더 능력 있는 직원이 되고, 더 나은 자녀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입을 열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내가 너를 아끼고 사랑해서 하는 말인데, 이것은 고쳐야 해, 그래야 성공할 수 있어.”

말의 주된 내용이 상대의 행동이나 생각을 교정하려는 ‘지적 질’로 ‘돌 직구’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결코 좋은 결과가 얻을 수 없다. 초급 직원이나 자녀들이라면 분명히 잘못된 행동은 교정되어야 하고, 발전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적한다고 교정되는 것이 아니라, 장점이 부각되므로 그 단점이 보완되며 가려지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A부장이 맡은 파트에는 ‘4차원’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여직원이 있었다. 이 직원은 건망증이 심해 지시사항을 잊어버리거나, 중요한 서류를 지하철에 놓고 내리는 등의 사고를 자주 냈다. 좋은 대학도 나왔고, 토익성적도 초고득점인 이 직원의 직장생활이 평탄치가 않았다. A부장은 다른 직원들이 이 여직원을 의도적으로 모함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일을 시켜보니 여러 면에서 단점이 드러났다. A부장은 이 여직원을 만나 상담을 한 다음 일단 소소한 부서 내 행정처리 업무는 줄여주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품의와 기안의 방법, 회사 내 처리절차를 상세하게 설명해준 다음 힘을 내도록 격려했다.  

그리고 아침에 출근하면 의도적으로 그 직원을 칭찬했다. 어제 했던 업무상의 일이며, 옷차림, 표정 같은 사소한 것들이었다. 처음에는 다소 의아한 표정을 짓던 직원들도 A부장의 칭찬에 동조했다. 물론 그것은 서열사회인 직장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리고 전체회의가 모이면 의도적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이 여직원에게도 자기 입장과 생각을 말하게 했다. 직원들은 보고나 의사결정에서 결론만을 얘기하기 때문에 그 내용이 결정되기까지의 과정을 모르고 있거나, 혹은 자신이 진행한 일이라면 하고 싶은 말이 많게 마련이다. 하지만 직장에서는 그런 말을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그 여직원의 표정이 점점 밝아지기 시작했다. 옷차림도 더 세련되어 갔고, 업무에서도 실수도 점점 줄어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처음에도 초보다. 직장에서도 그렇고, 학교에서도 그렇다. 부모는 어떠랴? 모든 부모는 초보자자로서 첫 아이를 낳아 기르지 아닌가? 우리는 초보자이면서도 초보자가 아닌 것처럼 행동하며, 초보자들을 대하면서도 숙련자들을 대하듯 한다. 우리는 서로의 관계를 초보자처럼 대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를 보면서 그가 갖고 있는 소소한 언어와 행동에서 감동꺼리를 찾고 그 감동을 SNS나 전화통화, 혹은 기회를 잡아 직접대화로 말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끈끈한 관계를 증진하며, 너 폭넓은 대화로 나아가게 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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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8/16 [17:01]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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