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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10.14 [11:01]
도종환 시인, 산문집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출간
 
오재만 기자
5년 동안의 山中 생활 그려내

"숲에는 원수가 없습니다. 뺏고 빼앗기고 지배하고 짓밟는 싸움이 아니라 서로 하나가 되어 함께 공존하는 일체감과 원융합일의 세계가 있습니다."(173쪽)

총 4부로 나뉜 이 책은 1부에서 나는 꽃그늘 아래 혼자 누워 있습니다 2부 상처 없이 어찌 깊은 사랑이 움틀 수 있을까요 3부 오늘 하루를 아름답게 사세요 4부 우리가 사랑한 꽃은 다 어디 있는가를 담고 있다.

도종환(54) 시인이 5년 간의 산방(山中) 생활을 산문집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를 펴냈다.

넘기는 장마다 시와 같은 노래하는 산문이다. 도 시인이 산 속에서 홀로 지내면서 느낀 자연의 아름다움과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 모든 사물에 대한 관대함과 배려들을 담은 글들로 구성했다.

우리는 꽃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꽃을 사랑하는 방식이 다분히 우리 위주입니다. 우리가 꽃을 사랑하되 꽃이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사랑이라고 합니다. 내가 필요로 하는 책상 위가 아니라 꽃이 하루라도 살기에 더 좋은 창가로 옮겨놓아야겠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습니다. 답답한 공기 속에 가져다 놓고 꽃을 사랑하지 말고 신선한 바람이 더 잘 드나드는 곳에 꽃을 옮겨놓고 사랑하면 안 될까요.<‘우리가 사랑한 꽃은 다 어디 있는가’ 중에서>

접시꽃 당신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도 시인은 2002년 자율신경실조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쓰러진 직후 충북 보은군 속리산 골짜기에 있는 후배 소유의 황토집에서 요양 생활을 해왔다.
이번 산문집에는 "한 손에 경전을 들고 일사불란하게 지도자를 따라가면서도 불안함을 떨칠 수 없어 다른 손에 무기를 숨겨둔 채 살아가는" 사막 같은 도시 생활을 벗어나 산속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느낀 청안한 삶에 대한 기쁨이 특유의 단아한 문체로 적어내려갔다.
도 시인은 병 때문에 천직이라 생각했던 교사 생활을 접고 산으로 들어간 첫 해 봄을 맞을 때에는 "황량하고 스산한 분위기에 압도돼 입을 꽉 다물고 있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두 번째 봄을 맞을 때는 너무도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맞은 봄이라 진달래꽃을 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세 번째 봄을 맞을 때는 뒤뜰의 산벚나무를 보며 절망을 하찮게 여기지 않았듯 희망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네 번째 봄을 맞으면서는 소생의 힘에 대해 생각했고 고마워 봄 햇살에 절했습니다."(45쪽)

그는 "몸과 마음의 균형을 다시 찾게 해준 것이 이 산이었다"면서 "이 산의 나무들이 내게 보내는 맑은 호흡, 청량한 정신과 따뜻한 온기, 밝은 햇살과 황토의 기운, 고요함과 평화로움 이런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술회하고 있다.

시인은 고요하고, 차분한 산중 생활로 건강을 되찾았을 뿐 아니라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 타인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도 한층 깊고 넓어졌고 마음도 포근해졌을 것이다.

그는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해 내 앞에 있는 것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라고 충고한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서 한 발짝만 걸어 나가면 우리는 이제 막 눈뜨기 시작하는 생명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것들로 봄의 대지는 차오르고 있습니다. 그것들을 오래오래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사랑은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했습니다."(248쪽)

지난해 말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시인은 이제 다시 빌딩 숲으로 나와 번다한 세상과 부대껴야 하지만 숲에서 받은 에너지가 워낙 크기에 겁나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이 산속에서 보내는 모든 시간이 헛되지 않다면, 그리고 산에서 받은 좋은 기운이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면, 나는 내가 되찾은 몸과 마음의 평화를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데 나누어주고자 합니다. 매화꽃 따다 꽃차를 마시며 나의 하루가 나 자신을 향기롭게 하는 일에서 그치지 않고 세상에 그 향기를 나누어주고자 합니다."(49쪽)

/좋은생각, a5판(가로 148 세로 210mm, 326쪽. 12,000원.



원본 기사 보기:전남이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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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1/16 [13:37]  최종편집: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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