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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피랍자-가족 눈물의 재회
피랍 45일, 출국 51일만에 귀국…건강검진 위해 입원
 
조기호/윤지나   기사입력  2007/09/02 [22:14]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으로부터 풀려나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석방자 19명이 마침내 가족들과 상봉했다.
▲     © cbs

 
봉사활동을 위해 한국에서 아프간으로 떠난지 51일, 피랍된 지 45일 만이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석방자들과 가족들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아침 8시쯤 석방자들은 건강검진을 위해 경기도 샘안양병원에 도착한 뒤 가족들과 감격적인 해후를 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냐는 듯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얼굴만 어루만지던 가족들은 이제는 다시 떨어지지 않을 것처럼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김윤영씨 남편 류행식씨는 "엄마가 돌아오자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엄마 품에 계속 안겨있다가 잠깐 떨어져있는데 그새 또 보고싶다고 그런다"며 감격해 했다.
 
자식 걱정에 잠 못 들었을 부모님에게 여성 석방자들은 미안하다는 말을 연신 되풀이했고 딸을 안은 어머니는 돌아와 준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이들의 야윈 어깨를 두드렸다.
 
건강한 모습으로 떠났던 석방자들이 눈에 띠게 수척해진 걸 보니 가족들의 마음은 찢어지는 모습이었다.
 
유정하씨 어머니 곽옥강씨는 "아이가 너무 달라졌다"며 "몸이 지치고 마음이 불안하다보니 말을 길게 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눈물 흘리면서 위로해주는 수밖에 없다"고 눈물을 삼켰다.가족들과 상봉을 마친 19명의 석방자들은 병원 3층에 마련된 입원실로 옮겨졌으며 이날 중 혈액 검사 등 간단한 건강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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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샘 병원 차승균 원장은 "석방자들이 혈액검사와 방사능 검사 등 기본적인 검진을 받을 예정"이라며 "내일부터는 산부인과와 내과, 피부과 등에서 본격적으로 정밀 검진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석방자 가족들도 "피랍자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힘을 모아 준 정부 등 관련 기관을 찾아 감사의 뜻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석방된 피랍자 19명이 1일 오후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를 출발해 2일 오전 6시 34분 드디어 고국 땅을 밟았다.
 
임현주씨 등 19명의 석방자들이 입국장에 들어서자 가족 대표들과 시민들은 환하게 웃음을 지으며 큰 박수로 이들을 맞았다.
 
살아 돌아온 사실이 믿기지 않은 듯 석방자들의 표정은 여전히 긴장감이 흘렀지만 임씨 등 19명은 모두 건강해보였다.
 
가족 대표들과 상봉을 마친 석방자들은 간단한 입국절차를 거친 뒤 평상복에 슬리퍼 차림 등으로 'a'입국장 앞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우선 ‘죄송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석방자 대표로 나선 유경식(55)씨는 "아프간에 봉사하러 갔다가 뜻하지 않게 피랍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정부에 부담이 돼 대단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씨는 이어 "저희가 가족의 품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과 염려해주신 국민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유씨는 또 국정원의 김만복 원장과 외교부 박인국 외교정책실장, 국방부 전인범 준장을 거명하며 "이들의 신중하고도 목숨을 건 구출작전이 아니었다면 저희 봉사팀 모두가 목숨을 잃을 뻔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두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것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국민 여러분 기대에 부응하는 삶을 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석방자들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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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 등 석방자들은 특히 "함께 돌아오지 못하고 먼저 하늘나라로 간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형제의 유족에게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석방자들은 또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을 소상하게 밝혀야 하겠지만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주면 국민 여러분께 모든 것을 소상하게 밝힐 것"이라고 부탁했다.
한편 이날 인천공항에는 석방자들의 입국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석방자들이 샘 안양병원으로 가려 인천공항을 빠져나가는 순간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한 남성이 이들을 향해 계란을 던진 것. 경찰은 이 남성을 붙잡아 계란을 던진 이유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뉴스파워 제휴사 cbs사회부 조기호 기자 / 윤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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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9/02 [22:14]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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