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신학회(회장 정일웅)는 1일 오후2시 총신대 종합관에서 제69차 정기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부회장 권호덕 교수(백석대)의 사회로 시작된 이번 학술발표회의 주제는 ‘안셀무스(anselmus)의 하나님 실존 이해’와 ‘구약성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감정표현’으로 각각 김재진 교수와 서명수 교수(협성대)가 발표를 맡았다.
▲ (왼쪽부터)강웅산 교수(총신대), 김재진 교수(한국기독교 문화진흥원), 권문상 교수(웨신대) ©이범진 | |
논평으로는 권문상 교수(웨신대), 강웅산 교수(총신대), 김지찬 교수(총신대), 김윤희 교수(휏불트리니티대학원)가 맡아 토론이 활발했으며, 최윤배 교수(장신대)와 한상인 교수(한세대)가 좌장을 맡아 토론을 주관했다.
‘스콜라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안셀무스와 관련된 논쟁을 중심으로 그의 하나님 이해를 발표한 김재진 교수는 “안셀무스의 ‘하나님의 의’개념을 분석한 결과, 그에게 있어서 ‘죄인을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자비’는, 인간의 행위에 종속되지 않은 하나님의 자비에서 나온 절대성을 갖고 있다”며 “인과응보적 심판의 구조를 넘어서, 죄인에게도 용서를 베풀 수 있는 자비를 하나님은 가지고 계시다”고 말하고 이것이 안셀무스가 이해한 ‘하나님의 절대적 자비의 의’라고 설명했다.
이에 논평을 맡은 강웅산 교수는 “인간들이 생각하는 이분법적이고 이원론적 한계에 갇혀 있지 않음을 잘 지적해 주었다”고 격려하고 “안셀무스를 통해 구원의 의미가 어떻게 하나님의 존재론적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는지,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신선한 시각”이라고 논평했다. 강 교수는 그러나 “안셀무스가 성경보다는 이성의 힘을 많이 빌리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 서명수 교수는 "“하나님의 질투와 분노의 표현은 당시 고대근동의 신들에 대한 이해와 비교했을 때에도 독특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범진 | |
“많은 사람들이 구약의 하나님과 신약의 하나님이 다르다는 의문을 갖는다”며 발표를 시작한 서명수 교수는 “구약은 신약과는 달리 두렵고, 성마르고, 과격하며, 전쟁에서 적들을 다 진멸하도록 요구하는 무서운 신이라는 인상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구약성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감정표현에 대해서 “하나님의 질투와 분노는 인간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말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관심의 역설적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른 근거 중 하나로 김 교수는 “하나님의 감정표출의 즉각성이 부정적 이미지를 자아내고 있지만, 이는 남성의 양태로 하나님의 분노가 묘사되는 부분으로 가부장적 문화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 김영한 교수(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장) ©이범진 | |
논평을 맡은 김윤희 교수는 “하나님의 질투와 거룩성을 연계시킨 점”을 논문의 긍정적인 공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성경의 저자가 질투와 분노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오히려 부정적인 감정을 주기 위한 의도”일 수도 있다며 “신학적으로 완전히 동의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밝혀, 이를 중심으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한편 발표회에 참석한 고문 김영한 교수(숭실대)는 “이제는 ‘믿는 사람’이나 ‘하나님과 계약된 민족’ 안에서의 논의에 한정되어서는 안된다”며 “이번 아프간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정복적 선교의식이나 신학사상을 넘어서 넓은 의미에서 다른 민족들과 하나님의 관계 등도 신학적으로 많은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개혁신학회는 11월 3일 영락교회에서 ‘한경직의 개혁신앙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제23회 정기학술심포지움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