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 사태가 종결되자 마자 샘물교회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우선, 정부가 아프간의 현지 사정을 감안, 자제 요청을 했음에도 이에 아랑곳없이 봉사활동을 감행했다는 지적이다. 언론은 그동안 피랍자들의 안전을 위해 이런 보도들을 자제해 왔다. 다만,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런 내용들이 유포가 되었고, 일부에서는 ‘악플러’의 소행으로 치부해 왔다.
▲ 박은조 목사가 지난 8월 1일 기자회견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뉴스 파워 | |
하지만, 지난 2월 5일, 외교부는 납치 위험을 들어 여행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박은조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한민족복지재단 등에 보냈다. <연합뉴스>와 <조선일보> 등은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샘물교회는 4월 1일까지 아프간 봉사대원을 모집했다”며 “지원자 모집도 ‘아프간 단기선교 지원서’라는 양식이고, 지원자격도 교회 내 단기선교훈련 참석자로 못박아 선교 목적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언론은 정부의 요청과 피랍자 가족들의 간곡한 부탁으로 피랍자들의 방문 목적을 ‘단기선교’가 아닌 ‘해외 봉사 활동’이라고 명시해 왔다. <연합뉴스>의 이 같은 보도는 그동안 참아왔던 샘물교회 책임 등에 대해 분명히 문제 제기를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는 아울러 “샘물교회 봉사단원들은 신변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고속도로로 이동한데다 현지인 버스가 아닌 호화로운 전세버스를 이용, 납치 표적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며 현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분쟁의 중심부인 칸다하르까지 7시간이 소요되는 여행에서 전세버스를 이용함으로써 명백히 외국인으로 비쳐지는 ‘우’를 범했다”고 보도했다.
피랍 사태가 터진 후 샘물교회 측의 대응에 대해서도 문제삼았다. <연합뉴스>는 “피랍사태 후 네티즌 등을 통한 질타가 쏟아지자 ‘석방자들이 나와 보면 어느 것이 진실인지 밝혀질 것이다. 비난 여론 중에는 전혀 근거없고 낭설인 경우가 많다’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했다”며 샘물교회 측의 태도를 지적했다.
샘물교회 측의 대 언론 태도도 집중 질타했다. <연합뉴스>는 “게다가 종교적 색채가 드러나면 신변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교회’, ‘선교’, ‘신도’ 등의 용어를 쓰지 못하게 언론에 요청하는 등 감추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과 함께 “피랍자들이 의료봉사를 갔고 상당수가 대학생, 간호사로 구성됐다”는 샘물교회 관계자의 설명에 대해 “피랍자 가운데 의대생은 없었고, 현직 간호사 및 간호직 경력자도 극소수였다”고 반박하고, “샘물교회 측은 언론 보도 자제를 요청하면서도 첫 석방된 김경자, 김지나 씨와 아랍권 대표방송인 알자지라와의 인터뷰를 주선, 국내 언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피랍 기간 내 했던 박은조 목사의 설교도 도마위에 올랐다. “귀한 일을 위해 억류된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높이고 영광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는 지난 8월 12일과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 우리가 한국 교회의 중심에 서 있다. ‘개독교’라 비난하는 사람들도 샘물교회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교회에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것이다”는 26일자의 박 목사 설교를 소개하며, <연합뉴스>는 “피랍자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가운데 오히려 민감하고 위험한 내용의 설교를 해 자주 구설수에 올랐다”며 박은조 목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샘물교회가 현재 입주해 있는 분당타운 건물의 불법 용도 변경도 논란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 등은 “샘물교회는 지난해 가을께부터 공매를 통해 상가건물 점포를 단계적으로 매입해 교회 건물로 사용하고 있다”며 “불법 용도 변경 배경과 이유에 대해 조만간 샘물교회측을 상대로 조사하고 해당지역에 종교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지에 대해 관련 법규도 찾아보겠다”는 분당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샘물교회책임론에 대해 네티즌들은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어떤 네티즌은 국정감사까지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박은조 목사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일부 설교 내용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서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냐?”며 분개하고 있다.
이 같은 교회 책임론과 관련, 샘물교회 측은 아직까지는 공식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