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볏논에서 자생하는 피에 대한 얘기하려고 한다. 피는 잡풀 중에 위장술의 대가다. 농사에 경험이 많은 농부도 쉽게 구분해 내지 못한다. 피는 두 종류가 있는데, 볏논에서 사는 물피가 있고, 뭍에서 자라는 돌피가 있다.
‘돌피’보다 볏논을 터전으로 삼는 ‘물피’의 생존은 훨씬 더 고단하다. 농부들은 볏논을 가꾸며 정성을 들여 김매기를 한다. 이 과정에서 ‘물피’는 발각되어 뽑히거나 죽을 위험이 있다. 키가 작은 풀은 납작 엎드리거나 숨을 수 있지만, ‘물피’는 키가 커서 그런 방식으로 숨기 어렵다.
피는 벼와 비슷한 모습으로 변해 위장한다. 피는 어릴 때 벼와 많이 닮아 구분해 내기가 어렵다. 마치 카멜레온이 주변 풍경에 따라 몸의 색깔을 바꾸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행동을 의태(擬態)라고 하는데 피는 벼와 비슷한 의태 잡초다.
피는 농부에게 자기 정체가 드러나게 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벼보다 한발 앞서 이삭을 틔운다. 농부가 피인 줄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자기 씨를 넉넉히 뿌린 후로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피는 농부의 영원한 라이벌이다. 어릴 때 피를 뽑느라 수고하던 농부들의 모습을 지금도 볼 수 있다. 내년에도 그 자리에서 수많은 피가 자라나서 농부를 힘들게 할 것이다. 피는 게꽁지마냥 보잘 것은 없어도 아직까지 농부에게 져본 일이 없다.
곤충이나 식물들의 위장술은 자연의 법칙이니 탓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사람이다. 사람은 위장을 통해서 자신의 안위와 행복을 얻을 수 없다. 진실함으로만 자기를 지켜낼 수 있다. 사람은 정직이 힘이고 바르게 사는 것이 능력이다.
세상엔 가짜 참기름을 필두로 하여 가짜 명품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렁성저렁성한 가짜 뉴스들이 백성들을 혼란 속으로 빠뜨린다. 또 속이는 자들로 인하여 재산상 큰 손실을 보기도 한다. 던적스러운 인간들 때문에 세상은 늘 어지럽다.
더욱 맵살스러운 자들은 종교 사기꾼들이다. 우리나라에 가짜 메시아, 자칭 재림예수가 버젓이 활동하고 있다. 마지막 추수(심판) 때가 되면 가짜임이 드러나게 될 것이지만, 그들에게 속아서 재물, 젊음, 몸, 영혼까지 도둑질당하고 있음은 슬픈 일이다.
성경에 보면 가라지의 비유가 나온다. 예수님은 사람의 마음 밭에 좋은 말씀의 씨를 뿌렸지만, 밤사이에 악한 자가 와서 가라지를 덧뿌렸다. 하지만 추수 때가 되면 가라지를 거두어다가 불에 사르게 된다. 사이비 종교지도자들은 최후는 불사름이 될 것이다. 그들에게 속은 자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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