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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생태칼럼] 별이 빛나는 마을
공학섭목사(순천대대교회 담임,작가)
 
공학섭   기사입력  2024/08/01 [20:25]

 

해가 지면 멀리 떠나 사는 이들이 생각나고, 두고 온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노을은 아름답지만 오래 머물지 않는다. 서쪽으로 뚝 떨어진 태양은 금방 어두운 밤을 데리고 나타난다.

 

순천만은 밤 9시가 되면 어둠의 세계로 변한다. 소등하는 이유는 순천만에 사는 생물들에게 안정적인 수면을 취하게 하려는 배려다. 밤이면 사람만 아니라 습지와 갯벌에 사는 생물들도 잠이 드는 시간이다.

 

  © 공학섭


갯벌 속 짱뚱어와 망둥어, 갈대숲의 개개비들은 밤하늘의 별들의 축복을 받으며 쌔근쌔근 잠이 든다. 별이 없는 하늘은 없겠지만 우리 동네에 비추이는 별빛은 유난이 빛이 난다. 마치 온갖 보석들을 펼쳐 놓은 듯싶다. 천문대가 우리 마을에 있음은 우연이 아니다.

 

도종환 시인은 <어떤 마을>이란 시에서 "사람들이 착하게 사는지 별들이 많이 떴다. ~중략~ 사람들이 순하게 사는지 별들이 참 많이 떴다."라고 했다. 우리 마을에 별들이 많은 것은 착하고 순한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 공학섭


별은 여름보다 찬바람이 이는 겨울에 잘 보인다. 새벽녘이면 더욱 총명하다. 까치발을 하고 손을 쭉 뻗으면 잡힐 듯이 가깝게 느껴진다. 바람이 세게 부는 밤이면 별이 흔들리는 것 같고,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다.

 

교회에서 하루 밤을 묵어가는 이들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우와! 별이 보인다.”라며 탄성을 지른다. 잔디밭에 앉거나 누워서 촘촘히 박혀 있는 별들을 헤아리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별을 보고 싶거든 초승달이 뜨는 밤을 택해 보시라.

 

  © 공학섭

 

별을 보면 마음이 맑아지고 고운 감성이 새어 나온다. 고흐는 "별이 빛나는 밤"이란 대작을 낳았고, 윤동주 시인은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고 시를 지었다. 나는 별을 헤아리며 저 별은 나의 별 저별은 너의 별” 노래를 흥얼거린다

 

별을 보며 인생을 배우기도 한다. 별은 밝은 때보다 어두울 때 자기 존재를 또렷하게 드러낸다. 인생도 역경을 만날 때 감추어 있던 능력이 빛을 발한다. 상처가 별이 된다.(Scars Into Stars)라는 말이 있다. 영어의 별과 상처는 철자 하나 차이다. 내가 겪는 고난은 별의 순간이 찾아오고 있다는 예조다.

 

  © 공학섭


, 지금 답답한 일을 겪고 있는가?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라. 그리고 별들의 수효를 세시는 전능자께서 나의 아픔을 헤아려 주시고 계심을 떠올려보라. 별을 만드신 하나님의 손이 나를 힘 있게 붙잡고 있음을 느끼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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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8/01 [20:25]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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