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출신 1호 영화감독 김규민이 영화의 힘으로 북한 인권 실상을 알리고 싶어 만든 다큐멘터리 기록영화 ‘통일 오라’가 개봉했다.
‘통일 오라’는 탈북해 다섯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크리스천 김보빈 씨의 삶을 조명하는 내용이 담긴 영화다. 김보민 씨는 1990년 북한 대기근 시기에 탈북해 중국으로 넘어갔다 인신매매 위기에서 구사일생으로 탈출했지만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강제 북송된다. 교화소에서 온갖 가혹행위로 점철된 3년을 보낸 주인공은 다시 탈북해 결국 2012년에 대한민국의 품에 안긴다. 지구상 최악의 부조리한 북한 현실 앞에서 금수보다 못한 대접을 받으며 연약한 여성으로서 폭력에 짓밟히며 겪어야 했던 고난과 아픔의 수치를 처절하게 보여준다.
김보민 씨는 “북한의 감옥은 지옥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감옥에서 죽겠다고 기도했을 때 나를 살려주셨으며 3년간 기도를 하다 전도라는 단어가 내 마음에 들어오게 됐다”며 전도가 발각되면 공개사형이 되는 북한의 감옥에서도 하나님을 전도했다고 전했다.
영화 속 주인공인 김보민 씨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에 정착해 다섯 자녀의 어머니이자 성공한 기업가가 되어있지만 모든 탈북민이 그렇지는 않다. 상당수 여성 탈북민들은 남쪽에서도 여전히 인권사각지대에서 고초를 당하고 살아가고 있다.
이번 영화는 잊혀져가는 북한인권유린의 실태를 재조명하여 참혹한 인권 말살의 실태를 고발하며 아울러 그 가운데서도 김보빈과 같은 삶을 통해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길 바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감독을 맡은 김규민 감독은 2001년 탈북해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후 연출과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다. 김 감독은 그동안 북한참상과 탈북민을 다룬 다큐멘터리 ‘퍼스트 스탭’(2018), ‘사랑의 선물’(2019) 등을 제작·개봉했다.
‘통일 오라’의 극장판이 아닌 감독판은 전국 개교회에서 상영이 가능하다.
29일 오전 11시 서울 노량진 CTS 컨벤션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김규민 영화감독과 김보빈 씨, 주경배 목사(통일오라 협동조합)가 참석해 영화와 북한의 실상, 탈북민들의 삶에 대한 얘기를 전했다.
▲ 29일 오전 11시 서울 노량진 컨벤션홀에서 열린 영화 관련 기자회견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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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전 11시 서울 노량진 컨벤션홀에서 열린 영화 관련 기자회견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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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민 감독은 “이번 영화를 찍으며 영화에 끌려가고 있다고 느낀다”며 “작게 시작했던 것들이 무서울 정도로 커지고 있으며 앞으로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기도하며 가고 있다”며 이번 영화가 극장 스크린에 상영되며 많은 관심을 받는 것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김보민 씨는 “20대에 탈북과 옥살이를 하며 30살에 감옥에서 나왔을 때 나에게는 20대가 없었으며 아픔만이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 심경을 밝히며 “기도하던 중 하나님이 그 20대가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다고 음성을 들려주셨고 그 20대의 과거가 내게는 축복의 통로였음을 깨달았다”며 간증했다.
더불어 “그렇게 살아왔던 과거가 앞으로의 미래를 꿈꾸게 되었으며 나의 미래는 영원히 하나님과 함께하는 사명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씨는 “감옥에서 만난 사람들의 30~40% 정도는 이미 교회에서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이었으며 교도관에게 기도하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방언으로 기도하는 사람들도 많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하며 “하나님은 북한을 사랑하시고 그곳에도 그루터기 크리스천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주경배 목사, 김보민 씨, 김규민 감독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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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참석한 탈북민 출신 주경배 목사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인권문제는 주권에 관한 문제이며 하나님의 주권이 회복되면 인권문제가 회복된다고 생각한다”며 생각을 밝혔다.
또한 주 목사는 “북한에서 한국으로 탈북한 탈북민들은 탈북민 혜택을 받지만 중국이나 타국에서 태어난 탈북민의 자녀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다”며 제3 국에서 태어난 탈북민 자녀의 상황을 전하며 “이 아이들의 교육, 장래를 비롯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