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 이는 벨기에 작가 리너스 반 데 벨데의 작품 전시회의 주제다. 이 작가는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독특한 예술 세계를 가졌다. 그의 작품 세계는 엉뚱할 정도로 특이하다.
작가는 자기를 소개할 때 “안락의자 여행자”라고 한다. 그는 작업실에서 책과 영화, 뉴스와 잡지, 역사와 미술사 서적들, 작가와 위인의 전기 등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공상적 모험을 떠난다.
사실에 근거한 자료와 이미지를 자신의 이야기로 전환하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작가 자신만의 가상 세계관을 구축한다. 이번 전시 제목은 반 데 빌데의 <나는 해와 달과 구름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라는 작품에서 제목을 가져온 것이다.
그런데 이 문장도 자신의 한 말이 아니라, 20세기 색채의 거장인 앙리 마티스(1869-1954)가 그림 그리기 가장 좋은 빛을 찾기 위해 프랑스 남부로 여행을 떠났을 때 했던 말이다. 반 데 빌데는 앙리 마티스의 글귀처럼 앙리 마티스와 자신을 동일시하여 작품을 지어낸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여행을 떠나지 않고 자신의 집 욕조에서 몸을 담근 채 이국적인 세계로 상상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주장한다. 그의 작품 세계는 상상과 현실, 가짜와 진짜, 미술과 언어 등이 충돌하며 긴장을 일으키고 또 서로 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삶과 예술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다면적 시야를 열어준다.
그의 작품은 때론 터무니없는 공상 같기도 하다. 하지만 작가는 익숙하고 지루한 일상을 상상력이란 도구를 동원하여 새로운 작품세계를 열어간다. 상상력의 무한한 힘이 작가를 어디까지 이끄는지 경험해 보았으면 한다. 그의 작품은 5월21일~8월18일 광양에 있는 도립 미술관에서 전시하게 된다.
나와 닮은 작가여서 애정이 간다. 나도 2-3평 되는 작은 서재에서 책을 통하여 작가를 만나고 작품을 통해 넓은 세계를 경험한다. 그리고 상상력을 동원하여 글을 쓴다. 작업실에서 망고를 먹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림을 그리는 반 데 빌데처럼.
본디 작가는 많은 것을 보고 다양한 현장을 두루 경험할수록 좋다. 하지만 책이나 상상력으로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넓은 세계를 맛볼 수 있다. 어쩌다 돈키호테와 같은 발상이 나올 확률도 있지만, 창의적인 상상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예술의 세계는 그렇다 치고 신앙의 세계는 어떨까? 대부분의 종교는 상상의 산물이며 픽션이다. 기독교 신앙은 그렇지 않다. 땅에서 하늘나라 이야기를 하고 육의 속한 세상에 살면서 영적 세계를 논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한다. 영원한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죽고 부활하심에 근거하는 약속이니 믿어도 된다. 그래서 기독교 신앙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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