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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 교회 강단 의자들을 치우라
주도홍 교수 (백석대 전 부총장, 역사신학)
 
주도홍   기사입력  2024/06/16 [15:11]

 

어떻게 권위주의를 멀리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이에 대해 동의한다. 그런데도 권위주의에 빠진 자는 정녕 이 권위주의를 잘 모른다. 카리스마, 리더십 등으로 이해하려 한다. 그러면서도 권위까지 없애려 한다고 방어한다. 권위주의는 어떤 것인가? “어떤 일에 대하여 권위를 내세우거나 권위에 순종하는 사고방식 또는 행동양식” 또는 “어떤 일을 권위에 맹목적으로 의지하여 해결하려고 하는 행동양식이나 사상이다. 즉 자신보다 상위의 권위에는 강압적으로 따르는 반면, 하위의 것에 대해서는 오만, 거만하게 행동하려는 심리적 태도나 사상”으로 인터넷은 정의한다. 

▲ 주도홍 교수     ©뉴스파워

 

특히 교회는 권위주의를 멀리하려 애쓴다. 그렇지만 그 권위주의는 여전히 우리 가운데 도사리고 있다. 그저 말만으론 잘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세계교회를 바라보며 한 가지를 제안한다. 특히 유럽의 개혁교회이다. 나는 츠빙글리, 칼빈, 부쳐가 목회했던 예배당을 방문했다. 그곳에는 높은 설교단만 있을 뿐 높은 강단도 강단에 놓인 순서자를 위한 의자들도 없다. 설교자도 순서자도 회중석에 앉았다 순서를 따라 앞으로 나와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설교자는 꽤 높은 설교단에 서서 설교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 때문이다. 설교가 끝나면 목사는 바로 내려와 회중석 중 한 자리에 앉는다. 광고도 설교단 아래 회중석과 같은 높이에 스탠드 마이키를 세워 하면 된다. 목사 역시 성도 중 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굳이 만인사제설을 꺼내지 않아도 되리라. 

 

그런데 한국교회에서는 목사도 기도자 사회자도 높은 강단에 오르는데, 나름 폼나고 본인들도 회중들을 내려다볼 수 있어, 좋다. 그런데 이런 모양을 유럽의 교회들이 택하지 않은 이유는 분명히 성경적 이유 때문인데, 권위주의를 교회에서 없애려했기 때문이다. 모든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 같다는 말이다. 한국교회도 처음은 어색하겠지만, 강단 위의 비싼 의자들을 없앴으면 좋겠다. 아니면, 회중석 앞에 놓아도 되겠다. 

 

어쩜 권위주의를 내세울 것 같은 한국국회에서도 사회자인 의장석을 빼고는 국무총리든지, 장관이든지, 국회의원이든지 심지어 대통령까지도 아래 좌석에 앉았다 앞으로 나와 연설을 한다. 그렇다면 하나님만이 경배를 받으셔야하는 예배에서 가능한 모든 성도가 한 자리에 앉아 시선을 하나님 보좌 한 곳을 향해 예배를 드리는 것은 마땅하다. 물론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설교단은 좀 높아도 좋다는 생각을 한다. 

 

바라기는 한국교회가 이런 작은 발걸음을, 그러나 매우 의미 있는 걸음을 걸었으면 한다. 특히 신학대학원 채플에서 이런 실천을 한다면, 어느새 누룩이 번지듯이 한국교회에 퍼져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리라 기대한다! 설교자는 성도의 한 사람으로 설교단에 올라야 한다. 그래야 그 역시 폼을 버리고 하나님의 음성을 간절히 사모할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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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6/16 [15:11]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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