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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생태칼럼] 돌나물에서 별이 반짝인다
공학섭목사(순천대대교회 담임, 작가)
 
공학섭   기사입력  2024/06/01 [05:56]

정원 귀퉁이에서 돌나물이 예쁜 꽃으로 피어났다. 돌에서 잘 자라나는 식물이어서 돌나물이라 부른다. 강하고 센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어여쁜 꽃이 필 줄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어릴 적 고향 집 장독대 부근에 있는 바윗돌을 터전 삼아 군락을 이루던 돌나물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돌나물에 대한 선입견은 나물 그 이상은 아니다. 화초로 여길 마음은 전혀없었다. 그런데 나의 생각을 뒤집어 놓으려는 듯이 예쁜 꽃으로 피어났다. 돌나물이 이렇게 아름다워도 될까? 영락없이 별을 닮았다.

 

  © 공학섭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시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돌나물꽃이 꼭 그렇다. 덩치가 있는 꽃나무들 사이에 땅에 붙어서 자라기 때문에 빠르게 걸으면 놓치기 쉽다. 느릿느릿 걸어야 보인다. 쭈그리고 보아야 또렷하게 볼 수 있다.

 

돌나물에 대하여 처음 듣는 분들을 위하여 한 마디 보태자면 다육식물과 유사하다. 번식법도 다육식물과 같다. 종자를 뿌리는 방법도 있지만 포기를 잘라서 심으면 된다. 줄기 어디를 잘라 심어도 뿌리가 잘 내리고 잘 자라기 때문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다.

 

  © 공학섭


우리 정원에 있는 돌나물은 일부러 심은 적이 없는데 저절로 생겨났다. 지난해 풀을 매다가 돌나물을 발견하고 있는 그대로 두었더니 군락을 이루게 되었다. 새봄이 되니 줄기가 번성하더니 드디어 앙증맞은 꽃들로 피어났다.

 

어릴 적 돌나물무침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맛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그땐 약용으로 먹겠다는 고급스러운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해석해 보니 보약을 먹고 살았던 셈이다.

 

  © 공학섭


가까이에 있는 것 중에서도 소중한 가치를 알지 못하여 놓치고 사는 일들이 많다. 신안 앞바다에서 고기잡이하던 어부들이 그물에 딸려 나오는 그릇들을 주워 와서 개 밥그릇으로 사용했었다. 보물의 가치를 알지 못해서 그런 실수를 했었다.

 

지금도 그런 일들은 계속되고 있다. 세상은 그리스도인의 가치를 알지 못하여 핍박하고 천대한다. 그러나 성경은 그리스도인의 가치를 질그릇 속에 담긴 보배와 같다고 했다. 겉모습은 질그릇처럼 보잘것없으나 보배로우신 예수님을 마음에 모셨으니 소중한 존재다. 누구든지 예수님을 영접하면 돌나물에 별이 반짝이는 것처럼 보배로운 존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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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6/01 [05:56]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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