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은 공식 명칭은 대대 마을이지만, 갈대밭 마을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더 많다. 갈대밭의 총면적이 5.4㎢(163만 평)에 달하는 거대한 갈대 군락이 펼쳐져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3월 중순쯤이면 갯벌을 뚫고 귀여운 갈대 새순이 올라온다. 추운 겨울을 견뎌냄이 참 대견스럽다. 기온이 상승하면 순식간에 자란다. 한 달 정도 지나면 어른 갈대만큼 키가 자란다. 염생 식물이기 때문에 염도가 적절하면 굵고 건강하게 자라게 된다.
그렇지만 아직은 겉만큼 실하지 못하다. 갈대란 본래 약함의 상징이듯이 가냘프기 짝이 없다. 그래도 센 바람에 큰 나무들은 뿌리째 뽑히기도 하고, 허리가 두 동강 나기도 하지만 갈대는 곧 넘어질 듯하면서도 잘 버텨낸다.
어떤 연유일까? 갈대는 약하지만 바람을 거스르지 않음이 꺾이지 않는 비결이다. 또 다른 비결은 엄마 갈대로 불리는 지난해의 갈대가 어린 갈대를 붙잡아 주기 때문이다. 엄마 갈대는 어린 갈대가 바람에 넘어지지 않도록 지지대 역할을 해준다.
어린 갈대가 스스로 버틸 때쯤이면 엄마 갈대는 역할을 다했다는 듯이 어린 갈대 옆에 누워 잠이 든다. 자기 몸을 녹여 어린 갈대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는 자양분이 되어 주는 것이다.
습지를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다. “엄마도 갈대처럼 너의 버팀목이 되고, 희생해 주심으로 너희가 이렇게 자랄 수 있게 됐어.”라고 말이다. 자녀가 동행하지 않았다면 사진을 찍어다가 설명해 주어도 된다.
한 발짝 더 나아갈 수도 있다. “엄마 갈대도 어린 갈대를 지켜주지 못할 때가 있거든. 거센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엄마 갈대도 쓰러질 때가 있단다. 또 쓰러진 어린 갈대를 엄마 갈대가 일으켜 주지 못할 때도 있듯이 엄마도 널 도울 수 없을 때가 있단다.”
“그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엄마보다 더 강한 존재가 필요하겠지. 맞아,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엄마보다 강하신 분이란다. 하나님은 모든 만물을 만드신 능력자시니 그분을 의지하면 된단다.”
사람은 연약하여 아이들도 아프고 엄마, 아빠도 쓰러질 수 있다. 넘어지지 않으려면 강한 분을 의지해야 한다. 하나님은 전능자시다. 약한 자를 넘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시고 넘어진 자를 일으키시는 전문가시다.
하나님은 인간들의 상태가 심각하여 큰 희생을 치르지 않고는 수습할 수 없어서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죽게 하셨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은 엄마의 희생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하나님의 사랑과 희생이 어찌나 큰지 죄 사함과 영생을 주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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