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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생태칼럼] 엄마 갈대, 어린 갈대
공학섭목사(순천대대교회 담임, 작가)

 
공학섭   기사입력  2024/05/25 [06:35]

 

우리 마을은 공식 명칭은 대대 마을이지만, 갈대밭 마을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더 많다. 갈대밭의 총면적이 5.4(163만 평)에 달하는 거대한 갈대 군락이 펼쳐져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3월 중순쯤이면 갯벌을 뚫고 귀여운 갈대 새순이 올라온다. 추운 겨울을 견뎌냄이 참 대견스럽다. 기온이 상승하면 순식간에 자란다. 한 달 정도 지나면 어른 갈대만큼 키가 자란다. 염생 식물이기 때문에 염도가 적절하면 굵고 건강하게 자라게 된다.

 

  © 공학섭


그렇지만 아직은 겉만큼 실하지 못하다. 갈대란 본래 약함의 상징이듯이 가냘프기 짝이 없다. 그래도 센 바람에 큰 나무들은 뿌리째 뽑히기도 하고, 허리가 두 동강 나기도 하지만 갈대는 곧 넘어질 듯하면서도 잘 버텨낸다.

 

어떤 연유일까? 갈대는 약하지만 바람을 거스르지 않음이 꺾이지 않는 비결이다. 또 다른 비결은 엄마 갈대로 불리는 지난해의 갈대가 어린 갈대를 붙잡아 주기 때문이다. 엄마 갈대는 어린 갈대가 바람에 넘어지지 않도록 지지대 역할을 해준다.

 

  © 공학섭


어린 갈대가 스스로 버틸 때쯤이면 엄마 갈대는 역할을 다했다는 듯이 어린 갈대 옆에 누워 잠이 든다. 자기 몸을 녹여 어린 갈대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는 자양분이 되어 주는 것이다.

 

습지를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다. “엄마도 갈대처럼 너의 버팀목이 되고, 희생해 주심으로 너희가 이렇게 자랄 수 있게 됐어.”라고 말이다. 자녀가 동행하지 않았다면 사진을 찍어다가 설명해 주어도 된다.

 

한 발짝 더 나아갈 수도 있다. “엄마 갈대도 어린 갈대를 지켜주지 못할 때가 있거든. 거센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엄마 갈대도 쓰러질 때가 있단다. 또 쓰러진 어린 갈대를 엄마 갈대가 일으켜 주지 못할 때도 있듯이 엄마도 널 도울 수 없을 때가 있단다.”

 

  © 공학섭

 

그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엄마보다 더 강한 존재가 필요하겠지. 맞아,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엄마보다 강하신 분이란다. 하나님은 모든 만물을 만드신 능력자시니 그분을 의지하면 된단다.”

 

사람은 연약하여 아이들도 아프고 엄마, 아빠도 쓰러질 수 있다. 넘어지지 않으려면 강한 분을 의지해야 한다. 하나님은 전능자시다. 약한 자를 넘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시고 넘어진 자를 일으키시는 전문가시다.

 

  © 공학섭


하나님은 인간들의 상태가 심각하여 큰 희생을 치르지 않고는 수습할 수 없어서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죽게 하셨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은 엄마의 희생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하나님의 사랑과 희생이 어찌나 큰지 죄 사함과 영생을 주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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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5/25 [06:35]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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