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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생태칼럼] 귀화 식물들의 수난
공학섭목사(순천대대교회 담임, 작가)
 
공학섭   기사입력  2024/01/23 [07:05]

우리 마을엔 일자리 사업 중에 흥미로운 분야가 있다. 다름이 아니라 귀화식물인 양미역취를 제거하는 일이다. 아름답지 않은 꽃이 있겠는가만, 양미역취도 노란색과 황색 중간색으로 참 예쁘다.

 

아름다운 꽃을 왜 제거하려고 할까? 토종 식물들과 갈대를 침범하여 자리를 빼앗는 생태교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유 있는 일이어서 누구도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 뽑혀 아무렇게나 내동댕이쳐 있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는 하지만 어쩌겠는가?

 

  © 공학섭


박멸하다시피 뽑아냈건만, 어디엔가 숨어 있던 씨와 남아 있는 뿌리가 다시 자라나서 여기저기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귀화식물들은 대개가 강한 생명력을 가진 공통점이 있다.

 

마치 우리 선진들이 북간도에서 쫓겨나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했을 때 토굴에서 추운 겨울을 버텼다. 봄이 되어 황무지를 일구고 목숨처럼 간직해 두었던 각종 씨앗을 뿌렸다. 강한 생명력으로 귀화에 성공한 고려인들이 되었다.

 

  © 공학섭


오늘은 역으로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우리나라에 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와 외국인 신부들이 있다. 그들은 위험하고 고된 일들을 도맡아 한다. 자신들도 이익을 얻지만, 우리나라의 경제부흥과 국익에 큰 유익을 끼치고 있다.

 

외래 식물들 중에서도 우리나라에 정착한 종들이 적지 않다. 국립수목원 발표에 의하면 392종의 외래식물 중에 귀화에 성공한 식물은 247종이다. 그 대표적인 식물은 클로버, 서양민들레, 개망초, 개나리, 아카시아 등이다.

 

  © 공학섭


외래 식물들도 자기 나라에서는 소중하게 여김을 받던 식물들이다. 외국인 노동자도 자신의 나라에서 귀한 자들이고 태어난 자기 집에서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사람이든 식물이든 국경을 넘어왔다고 홀대 받고 차별 당하는 것은 부당하다.

 

나의 주변에 외국인 신부나, 노동자들이 있거든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면 어떻겠는가? 기피 업종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일터는 안전한지, 업주들이 급료를 정당하게 지불하고 있는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 공학섭


하나님께서 처음 만든 세상은 국경도 없고 타국인도 없었다. 한 인류였고 모두 함께 누리던 땅이었다. 태초엔 차별이란 단어조차 없었다. 하나님은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어 십자가를 통하여 남녀, 종과 주인, 유대인과 이방인의 벽을 허무셨다. 누구든지 벽을 만들거나 차별하는 자가 있다면 십자가를 무효로 돌리는 악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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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1/23 [07:05]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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