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를 읽다 보니 이순신에 대한 글을 쓸 마음이 생겼다. 이순신은 여수에 있었어도 마음은 순천에 두고 살았다. 순천에 왜군들이 주둔해 있었기 때문이다. 순천은 좌수영 여수와 인접한 곳이어서 이순신의 마음만 아니라, 그의 발자취가 곰비임비 배어 있다. 백의종군하여 전쟁터로 갈 때도 순천 땅을 밟았다.
순천만에는 이순신과 관련 있는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순천만 습지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용산 뒤편에 큼직한 산이 엄장스럽게 버티고 있는데 공식 명칭은 앵무산이다. 우리 마을에서는 양미(糧米)산이라 부른다. 이순신은 양미산에 노적가리를 쌓음으로 왜군들에게 양식이 넉넉함을 위장했다고 한다. 물론 교과서에 없는 이야기다. 우리 마을 사람들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그렇게 믿고 있다.
▲ 이순신장군이 노적가리를 쌓았다고 전해오는 양미산 © 공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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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은 지략에 뛰어난 장수다. 적군들에 비하여 변변치 않은 무기로 모든 해전에서 승리했다. 이순신 장군과 프랑스 함대를 무찌르고 승리한 영국 넬슨 제독과 어슷비슷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순신 장군이 우위에 있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이 터지자 옥포 해전에서 승리하였고, 사천 해전에서는 최초의 철갑선인 거북선을 선보이기도 했고, 명량 대첩에서는 12척의 함선으로 133척의 적군과 싸워 승리했다.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이순신과 넬슨 제독의 유사한 점도 있다. 승리를 눈앞에 두고 둘 다 목숨을 잃었다. 닮은꼴이 또 하나 더 있다. 넬슨은 승리를 거두고 “우리의 임무를 다했으니, 하나님께 감사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순신은 명량해전을 앞둔 전날 밤 “신인(神人)이 꿈에 나타나 이렇게 하면 대승하고, 이렇게 하면 대패한다.”고 했다. 하나님이 전쟁에 개입한 사실을 증명했다.
이순신이 꿈에 보았던 신인(神人)이 누구일까? 그는 신(神)지식이 없어 정확한 이해를 하지 못했을 테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신인(神人)을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이신 예수님이라고 믿는다. 이순신은 성경 계시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꿈이라는 비상 수단을 통해 신인(神人)이 나타나 코치를 해준 것이라 여긴다면 무리한 추론일까?
▲ 난중일기 중 신인이 나타났다는 내용 © 공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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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하나님은 세상을 통치하시는 과정에서 불신자도 사용하신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쟁의 승패도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 넬슨이나 이순신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뜻을 이루시기 위한 일시적인 도구였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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