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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생태칼럼] 신이 그려낸 순천만의 노을
공학섭 목사(대대교회 담임, 수필가)
 
공학섭   기사입력  2023/08/14 [07:32]

순천만에 매일 출근하는 분들이 있다. 이들은 순천만 노을에 홀딱 반한 사진작가들이다. 사진 찍는다고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닐 텐데, 저들은 도대체 무엇을 먹고사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남이 뭐라 하든 괘념치 않는다. 알아주는 이 없지만 묵묵히 그 길을 걷고 또 걷는다.

 

저들은 작품을 돈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투자한 시간을 아깝게 여기지도 않는다. 투철한 작가 정신으로 무장된 자들이다. 사진 한 장을 얻고 천하를 다 얻은 듯이 기뻐하는 저들의 짐벙짐 삶은 아무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 용산전망대에서 찍은 순천만 노을  © 한영복 작가


순천만의 노을을 만끽하려면 적어도 용산 전망대에 올라가든지 와온 해변까지 가는 수고를 생략할 수 없다. 지인의 카메라 장비를 시적거리다가 잠시 들어준 경험이 있는데 체력이 없이는 사진 찍기를 꿈꾸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이동하는 것은 참을 만하다. 진짜 어려운 일은 순간 포착을 위하여 한 곳에 웅크리고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다. 성급한 사람은 사진을 얻기 전에 속이 먼저 터질지도 모른다.

▲ 와온해변에서 찍은 순천만 노을  © 한영복 작가


오래 참고 기다린다고 기회가 꼭 온다는 보장은 없다. 짧은 순간을 기다리는 이들은 날씨가 얼마나 변덕스러운지를 안다. 결정적 순간 구름이 나타나 마장스럽게 한다. 그래도 그들은 화내지 않는다. 내일 다시 오라는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순천만의 노을은 매일 다른 모습을 띤다. 순천만의 노을은 S자 수로, 썰물로 드러난 갯벌, 하늘을 나는 새, 해가 떨어지는 산봉우리가 환상적인 조합이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내일 역시 또 다른 모습을 연출해 낼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붉은 노을이 아삼아삼하다.

▲ 용산전망대에서 찍은 노을  © 한영복 작가

 

한 마디로 순천만의 하늘과 갯벌은 하나님의 캔버스다. 예술가이신 하나님은 오늘 석양이 오면 어제의 그림을 지워내고 새로운 그림을 그려내실 것이다. 전능자의 손이 아니고서는 누구도 서쪽 하늘과 넓은 갯벌 위에 붉게 색칠할 수 있는 예술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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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8/14 [07:32]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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