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Korea Peace Appeal)은 지난 22일 오후 4시 서울광장과 광화문 앞에서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대회와 행진’를 진행했다.
▲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Korea Peace Appeal)은 지난 22일 오후 4시 서울광장과 광화문 앞에서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대회와 행진’를 진행했다. © 한국YW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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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위기를 넘어, 적대를 멈추고 지금, 평화로!”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7월 27일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5일 앞두고 한국YWCA 등이 주최단체로 함께했다.
특히 한국YWCA는 원영희 연합회 회장을 비롯해 총 100여 명의 활동가가 행사에 참여했다. 연합회 및 광주, 군산, 남양주, 대전, 부천, 서울, 성남, 세종, 속초, 수원, 안산, 안양, 의정부, 천안, 청주, 파주YWCA 등 16개 지역 YWCA 활동가들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대회 구호가 적힌 현수막과 평화의 물결을 상징하는 파란 천을 들고 행진했다. 평화를 염원하는 구호도 함께 외쳤다. “적대를 멈추고, 지금 평화로!”, “전쟁을 끝내고, 지금 평화로!”, “70년이면 충분하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으로 대화의 문을 열자”,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한다”, “End the Korean War”
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은 광화문에 도착해 풍물팀과 레츠피스(타악)가 공연으로 평화대회를 열었다.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을 비롯 이홍정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과 윤정숙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 평화행동 공동대표는 개회사를 전했다.
▲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Korea Peace Appeal)은 지난 22일 오후 4시 서울광장과 광화문 앞에서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대회와 행진’를 진행했다. © 한국YW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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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대표들은 “분단과 전쟁 체제 하에서는 주권도, 민주주의도, 생존권도 제대로 실현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우리는 지금, 종전과 제재 완화를 말하면 ‘반국가세력’으로 매도당하는 시대에 서 있다. 평화를 향한 시민의 행동이 더욱 절실합니다. ‘힘에 의한 평화’, ‘상대방을 말살시키고야 말겠다’는 혐오와 적대에 맞서 함께 행동하자.”고 도전했다.
또한 정수용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부위원장)와 김철기(장항습지 지뢰폭발사고 피해자) 씨의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평화이야기를 풀어갔으며, 한영애 밴드 공연으로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행사에는 후지모토 야스나리 (일본 포럼 평화·인권·환경) 대표, 요시오카 타츠야 (무장갈등 예방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GPPAC) 공동의장, 윤희숙 (진보당) 당대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동아시아 평화 구축과 이를 위한 시민행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Korea Peace Appeal)은 지난 22일 오후 4시 서울광장과 광화문 앞에서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대회와 행진’를 진행했다. © 한국YW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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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시민합창단의 목소리가 광화문 광장을 울렸다. 한반도 전쟁반대 및 평화실현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소리는 행사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마지막으로 14명의 사회 각계각층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결의문 낭독이 이어졌다. 활동가들은 결의문을 통해 6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적대를 멈추고 남북·북미 관계를 개선하자”
“한국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자”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와 세계를 만들자”
“제재와 군사 위협이 아닌 대화와 협력으로 갈등을 해결하자”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한반도와 아시아를 만들자”
“군비 경쟁과 파괴의 악순환을 끊고 사람과 지구를 살리는 데 힘을 모으자”
결의문 낭독에는 강새봄 (진보대학생넷) 전국대표,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 딸기 (제주 강정마을 주민, 평화바람) 활동가, 강석윤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박형선 교무 (원불교 시민사회네트워크) 대표,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이태형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의장, 박혜경 (통일의병) 광주전라본부장, 박지인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사무처) 활동가, 이장희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상임대표, 최혜경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정책위원,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등이 참여했다.
다음은 [평화대회 개회사 전문.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대회 개회사
한반도 정전 70년입니다. 이 땅의 전쟁을 이제는 끝내고야 말겠다는 마음으로 전국과 세계 곳곳에서 함께 평화의 여정을 걷고 있는 모든 분들을 뜨겁게 환영합니다.
오늘 우리는 70년 넘게 이어져 온 분단과 적대, 정전체제로 인해 무력 대결이 일상화되고 핵 전쟁의 위기가 높아지는 시기를 헤쳐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미국의 3대 핵전력 중 하나인 핵전략잠수함이 42년 만에 입항하였습니다. 한미핵협의그룹의 발족과 함께 한미 정부는 핵 기반 동맹으로의 진화를 공식 선언하였습니다.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정책에 편승하여 핵무기에 의존하는 군사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미일 군사협력은 이제 사실상의 동맹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200일간 무려 117일 동안 북 지도부 제거, 선제타격 등 공격적 내용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이어졌습니다. 북한도 핵 능력 고도화를 선언하고 지난해 핵 법령을 채택한 데 이어, 올해까지 수십차례 미사일 발사를 이어가면서 ‘강대 강’ 입장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핵 기반 군사 정책이 격돌하고, 군사적 긴장은 유례 없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위협에 맞선다는 명분 아래, 한국은 북한의 총 GDP보다도 많은 금액을 국방비로 투여해 왔습니다. 그만큼 복지에 돌아갔어야 할 세금이 낭비되어 왔지만, 그 결과 평화는 멀어지고 전쟁 위기만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정치,군사,경제적 압박과 적대정책으로는 결코 평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갈등과 긴장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적대와 군사 행동을 모두 멈추고,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서 긴장 완화와 협력을 위해 행동하는 것뿐입니다.
2018년 남북, 북미 정상 합의를 실천하여 적대와 대결을 중단하고 관계 개선에 집중하였다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완화되고 평화체제와 비핵화 또한 성큼 다가왔을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습니다. 정전협정 4조 60항은 한국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3개월 내 정치회의를 소집’ 할 것을 명문화하고 있습니다. 불과 수개월, 길어야 몇 년이면 끝냈어야 할 전쟁이었으나, 적대와 대결에 몰두하는 동안 70년이나 고통이 이어져 온 것입니다. 너무나 긴 이 전쟁을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분단과 전쟁 체제 하에서는 주권도, 민주주의도, 생존권도 제대로 실현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종전과 제재 완화를 말하면 ‘반국가세력’으로 매도당하는 시대에 서 있습니다. 평화를 향한 시민의 행동이 더욱 절실합니다. ‘힘에 의한 평화’, ‘상대방을 말살시키고야 말겠다’는 혐오와 적대에 맞서 함께 행동합시다.
정전 70년에 즈음하여 지난 6월 15일부터 글로벌 행동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전국 201개, 해외 131개의 현장에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며 많은 분들이 행동해주셨고, 오늘 이 자리에 전국에서, 또 해외에서 많은 평화활동가, 평화 시민들이 함께 자리해 주셨습니다. 지역 곳곳에서도 평화대회가 진행 중입니다.
우리의 행동이 평화의 새로운 길을 여는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행동하는 사람들의 힘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함께 외치며 대회를 열어봅시다.
전쟁 위기를 넘어! 적대를 멈추고! 지금 평화로!
다음은 평화대회 결의문 전문.
정전 70년, 전쟁 위기를 넘어, 적대를 멈추고, 지금 평화로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앞두고 우리는 오늘 여기에 모였다. 전국에서, 세계 곳곳에서 이 자리에 모여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손을 맞잡았다. 우리는 이 땅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갈수록 짙어져만 가는 전쟁의 먹구름, 버섯구름의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해 행진했다. 한반도로부터 아시아와 태평양, 그리고 전 세계에 새로운 평화의 역사를 만들어 가자고 목 놓아 함께 외쳤다.
1953년 7월 27일, 3년간 300만 명의 희생을 낳은 참혹한 전투의 포성은 멈추었지만 평화는 오지 않았다. “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한국에서의 적대행위와 일체 무장행동의 완전한 정지를 보장”하려던 정전협정의 목적조차도 이행되지 않았다. 언제든지 전쟁이 재개될 수 있다는 공포와 불안, 끝나지 않는 적대와 군사적 긴장이 한반도 주민들의 삶을 옥죄어 왔다.
70년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우리는 이제 이 적대와 전쟁을 끝내기로 결심했다. 적대와 불신은 끝 모를 군비경쟁과 군사적 위협의 악순환만을 불러왔다. 우리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것이다.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라.
우리는 어느 누구도 이 땅 한반도를 다시금 참혹한 전장으로 삼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전쟁은 문제 해결 수단이 될 수 없다. 그 어느 누구도 우리의 의사를 묻지 않고 전쟁을 일으키거나 전쟁을 불사한다고 선언할 수 없다. 우리는 전쟁에 반대한다.
우리는 한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한반도와 전 세계에서 핵무기는 사라져야 한다. 한국전쟁 당사국과 모든 관련국들은 핵무기와 다른 어떤 수단으로도 서로를 위협하지 않을 것, 전 세계에서 핵무기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
협상이 멈춘 사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건설적 논의는 사라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핵에 기반한 새로운 동맹’을, 북한은 ‘핵무력의 고도화’를 주장한다. 주변국까지 합세하여 핵 군비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평화적 해결을 포기하지 않았다. 협상은 끝나지 않았다. 재개되어야 한다.
적대를 중단하고 신뢰를 회복하여 새로운 관계로 전환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의 열쇠이다. 남·북·미 정상이 2018년에 합의한 것도 새로운 관계로의 전환이었다. 우리는 이 합의의 이행을 요구한다. 모든 당사국들은 이 합의를 실천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상응 조치에 관한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
제재와 압박은 해법이 아니다. 이 방법으로 상황이 개선되었다는 증거는 찾아볼 수 없다. 도리어 일방적 제재와 군사적 압박은 새로운 차원의 군사적 위기로 이어졌을 뿐이다.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한반도 핵 위기가 바로 그 증거이다. 모든 주민들을 고통에 빠뜨리는 제재는 완화되어야 마땅하다.
무력 시위는 중단되어야 한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은 공격적인 전쟁연습이다. 압도적인 핵 억지력과 선제공격 능력을 과시하면서 상대방에게만 총을 내리고 비핵화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억지다. 닫힌 대화의 문을 열고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서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멈춰야 한다.
북핵 위협에 대응한다는 구실로 한미일이 함께 전쟁을 준비하고 연습하며 다른 주변국과 대결하는 군사 연합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는 정전 상태의 불안정한 한반도를 지역 분쟁의 한가운데로 몰아넣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
특히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위해 과거 전쟁범죄에 눈감고, 핵 오염수의 해양 투기를 용인하며, 아시아 평화의 축인 일본 평화헌법 무력화에 동조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우리는 평화롭게 공존하며 협력하는 한반도와 아시아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다.
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주장하고, 협상의 재개를 주장하는 것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붙이는 협박을 당장 멈춰라. 전쟁 불사에 동조하지 않으면 비국민으로 낙인찍으려는 폭력을 멈춰라.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가 주인이다. 우리의 목소리를 가두고 배제하려는 국가폭력과 혐오 선동을 중단하라.
평화를 주장하기 어려운 순간이 평화가 가장 절실한 순간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전쟁 위기가 일상화된 지금이야말로 평화를 위한 대화와 협상이 가장 필요한 시간이고 평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행동에 나서야 할 때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지금 당장! 전쟁 위기를 넘어 적대를 멈추고 평화의 길로 나아가자.
적대를 멈추고 남북·북미 관계를 개선하자
한국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자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와 세계를 만들자
제재와 군사 위협이 아닌 대화와 협력으로 갈등을 해결하자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한반도와 아시아를 만들자
군비 경쟁과 파괴의 악순환을 끊고 사람과 지구를 살리는 데 힘을 모으자
2023년 7월 22일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대회 참여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