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2일 주일예배 중 경찰이 예배당에 들어와 불법 체류자라는 이유로 필리핀인을 체포하고 연행해 간 사건은 지난 3월 31일 김수영 달성경찰청이 이건호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찾아 유감을 표명하고 마무리 됐다.
▲ 경찰청 앞에서 대구 논공필리핀인교회 주일예배 중 불법체류자 단속을 이유로 경찰이 들어온 사건에 대해 경찰청 앞에서 항의하는 목회자들
|
논공필리핀인교회는 그리스도오순절선교사총회(Pentecotal Missionary Church of Christ) 교단 소속으로 라프 안겔로 룸바스(Raf Angelo Lumabas, 35세, 남)가 담임목사로 있는 교회다.
박성민 목사(예장통합 서남노회, 대구NCC 인권위원회 서기)는 경찰이 예배 중 들어와 필리핀인을 연행해 간 사실을 듣고 정리를 해서 예장통합 이주민선교협의회에 전했다.
박 목사에 따르면 “3월 12일 오전 11시 50분경 처음 교회에 5~6명의 정복 경찰관이 예배 중인 교회에 들어와 기도하고 있는 뒷쪽 교우들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미등록이 확인된 세 명을 뒤에 수갑은 채우지 않고 따로 격리해 두었다.”고 밝혔다.
이어 “12시 20분경 설교 중이었지만 성도들의 동요로 설교를 지속할 상황이 못 되어 기도하기 시작했고, 그 기도 소리에 경찰은 일단 문밖으로 나가 통로를 지키고 있었으며, 3층 창으로 뛰어내리는 등 위급 상황을 대비하여 119 구급대가 출동하여 대기했다.”고 밝혔다.
또한 “12시 40분경 내부를 지켜보겠다고 말한 뒤 다시 들어와서는 신분증 제시를 요
구하고 체류자격이 없는 경우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경찰은 10시49분경 순찰차 3대가 현장 도착하여 예배가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오후 1시 17분 경 필리핀 목사의 허락을 받고 내부에 출입하였다고 주장했으나 교회에서
는 사진이 있어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고 경찰과 교회 측이 엇갈리 주장이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필리핀 목사의 허락을 받았다고 주장하나 필리핀 목사는 허락을 요청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며 관련법규에는 ”형법 제158조(장례식등의 방해) 장례식, 제사, 예배 또는 설교를 방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경찰의 잘못을 지적했다.
또한 대법원 판결(2009. 3. 12. 선고 2008도7156 판결)을 인용해 “출입국관리공무원 등이 출입국관리법 제81조 제1항에 근거하여 제3자의 주거 또는 일반인의 자유로운 출입이 허용되지 아니한 사업장 등에 들어가 외국인을 상대로 조사하기 위해서는 그 주거권자 또는 관리자의 사전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들어 경찰의 잘못을 거듭 지적했다.
▲ 논공필리핀인교회 라프 안겔로 룸바스 담임목사. 경찰청 앞에서 열린 규탄기도회에서 예배 중 경찰들이 들어와 불법체류자라며 9명을 연행해 간 사건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논공필리핀인교회 라프 안겔로 룸바스 담임목사의 증언도 소개했다.
그는 “오전 11시 30분 예배 시작 시간에 경찰이 난입했다. 예배 시작 즈음에 경찰이 교회에 들어와서 책임자가 누구인지를 한국 교인 이00에게 물었다. 잠시 뒤에 한 경찰이 방과 주방 등 교회의 구조를 살폈다.”며 “그래서 나(담임목회자)는 경찰에게 커피를 마실 건지 물으며 왜 교회를 돌아보느냐 물었다. 하지만 그 경찰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저 수첩에 뭔가를 적으며 심각하게 고개만 끄떡였을 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오전 11시50분 설교를 시작했으며 12시에 경찰들이 뒷자리에 있던 교인들을 탐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후 12시20 설교를 더 지속할 수 없어서 함께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 시작했으며 기도를 시작한지 20분 정도 지났을 때 경찰들이 다시 들어와 교인들에 게 외국인등록증을 요구하며 탐문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몇몇 교인들이 경찰의 행동에 항의했고, 경찰들은 우리가 계속 기도하는 중에도 수갑을 채우기 시작했다. 밖에서는 119 소방차가 3층 베란다 문으로 물을 쏘면서 위협을 가했다.”며 “경찰들은 수갑이 찬 형제들을 분리해 두고, 우리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중에도 계속해서 다른 이들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날 우리는 사람으로서 전혀 존중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에릭 델라크루즈, 맥길스 아스테야다, 알드린 수밉카이, 요셀리토 누에즈, 루벤 마구아트, 로살린 유세비오, 벤지 유세비오, 마리 갈란타, 마르린 오르비타 등 총 9명의 교인들을 연행해 갔다.”며 “현재 교회는 더 이상 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되었다. 이번 달(3월 31일)까지 집기를 빼고 월세를 내고 집을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