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카지트 벨리에 피어난 아름다운 붉은 튤립 벌판 © 이동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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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코로나 펜데믹이 끝났는가?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주차할 곳도 없을 정도로 차들이 빽빽하게 많았다. 마스크를 쓴 사람도 없었고 거리두기도 없었다. 지긋지긋한 코로나 펜데믹은 정말 끝났는가?
시애틀 4월 기온으로는 드물게 최고 기온이 화씨 70도(섭씨 21도)의 따뜻하고 맑은 날씨인 지난 7일 시애틀에서 한 시간 거리인 스카지트 벨리 평원에서 열리는 튤립 축제를 다녀왔다.
매년 4월 한 달간 1735스퀘어마일의 스카지트 벨리에서 열리는 ‘스카지트 벨리 튤립 축제’는 수십만 명의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유명한 축제이다.
그러나 지난 2020년에는 외출도 삼가고 사람들도 모이지 못하게 한 코비드 펜데믹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던 튤립 농장에는 단 한명도 오지 않았다고 한다.
2021년에는 다소 규제가 풀려 거리두기를 하고 방문 인원도 제한하는 등 규모를 줄였지만 지속되는 펜데믹으로 인해 찾는 사람들은 적었다.
그러나 올해 튤립 축제는 다시 평년처럼 모든 것이 제한 없이 오픈되었고 이날은 평일인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입장료가 15불인 Roozengaarden 튤립 농장의 경우 주차할 곳도 없고 많은 사람들은 입장하기 위해 오랫동안 긴 줄을 서서 들어가고 있었다. 그동안 펜데믹으로 인해 집에 갇혀 있던 사람들이 해방감을 맛보기위해 더 많이 나온 것 같다.
▲ 붉은 튤립 옆의 노란 튤립 물결 © 이동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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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아직도 매일 평균 20만 명이 넘고 있어 걱정이 되지만 미국의 경우 7일 현재 3만5천123명이고 내가 사는 스노호미시 카운티 경우도 지난 6일 현재 감염 수가 매일 평균 238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젠 야외는 물론 병원이나 대중교통 등을 제외한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되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스카지트 벨리 평원에는 붉은 튤립의 파노라마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광활한 들판을 화려하게 수놓은 붉은 튤립의 물결. 옆에는 질세라 노란색, 보라색 등 색 색깔 튤립들의 향연도 펼쳐져 있다.
저 멀리 보이는 높은 산위에는 하얀 눈들이 정상에 시리도록 남아있었지만 들판에는 이미 초록색의 봄기운이 무르익고 있었다.
꿈처럼 아름다운 튤립들의 세계. 파란 하늘에서 찬란하게 비추는 붉은 태양. 뺨을 스치는 시원한 들판의 바람. 튤립 벌판 앞에서 웃으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 어린 자녀들과 함께 오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온 남녀노소 수많은 사람들.
지난겨울 비 많이 오고 춥고 눈 오던 광활한 벌판은 어느새 아름답고 평화스럽고 행복함이 가득한 생명의 새 세상으로 변해 있었다.
정말 이제 따뜻한 봄이 오고 코비드 펜데믹도 끝났다는 것을 실감하고 즐겁게 기쁜 하루였다.
그러나 이 같은 나를 비웃듯 다음날부터 시애틀의 날씨가 갑자기 달라졌다. 70도로 올랐던 날씨가 12일에는 무려 최고 기온이 화씨 45도(섭씨 7도)로 추워졌고 심지어 일부 지역에는 눈이 내리고 내가 사는 린우드에도 눈발과 우박이 내렸다.
4월 시애틀에 눈이 내리는 것은 사상 몇 번 밖에 없을 정도로 정말 이상 기온이다. 고난주간 새벽 예배에 가는 13일 새벽에는 밖에 세워 놓았던 차가 얼어붙어 녹여야 했다.
특히 전염성이 더 강한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2가 새로운 우세종으로 떠오르면서 미국 북동부를 중심으로 여러 주에서 다시 증가하고 있어 우려를 주고 있다. 이로 인해 필라델피아 주는 다시 마스크를 강제로 실내에서 쓰도록 했다.
통계에 따르면 내가 사는 스노호미시 카운티도 12일 현재 지난 14일 변동률이 250% 증가했고 시애틀 킹카운티도 194%나 늘어났다.
워싱턴주는 지난해 코로나가 줄어들어 마스크를 벗도록 했으나 다시 증가하자 지난해 8월 마스크 착용을 다시 강제로 실시했다. 이로 인해 교회 새벽 예배와 친교 등이 금지되었다.
그러나 다시 감염자가 줄어들어 3월12일부터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되었고 다시 새벽 예배와 교회 모든 활동이 정상화 되고 있는데 또다시 중단될 가 걱정이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감염의 증가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지금은 승리를 선언할 때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펜데믹 승리는 우리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 허락해 주셔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 아름다운 튤립 밭 주위는 온통 진흙 땅이다. © 이동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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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드 펜데믹으로 인해 지난 2년은 거의 외출을 삼갔기 때문에 튤립 축제에 갈 수 없었지만 사실 이곳을 여러 번 찾아 왔었다. 30년 전 시애틀에 온 첫해에 큰 기대를 가지고 제일 먼저 와봤다.
그때는 4월인데도 너무 일러 튤립은 아직 피지도 않았고 노랗고 하얀 수선화만의 대잔치가 한창 있어서 실망했었다.
언젠가는 간신히 시간을 내어 왔더니 이미 튤립이 다 져버려 사진도 못 찍던 아쉬움이 있었다.
4월 한 달밖에 되지 않는 튤립 축제기간에도 꽃이 만발한 시간과 우리의 시간을 정확히 조율하기가 어려워 만족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 자연의 이치이지만 튤립 꽃이 언제 정확히 만발 할지는 오직 하나님만 아실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동안 개인과 사회와 국가적으로 많은 혼란에 빠지게 했던 펜데믹도 언젠가는 끝날 줄 알지만 정확히 언제 끝날지는 오직 하나님만 아신다고 믿고 겸손히 기다린다.
그 시간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튤립은 봄이 되면 반드시 핀다는 진리처럼 코비드 펜데믹도 우리 인간의 때가 아닌 하나님의 때에 반드시 사라진다고 믿는다.
펜데믹 기간과 추운 겨울에는 사람들이 찾아오지도 않던 저 황량하고 차가운 벌판에서 외롭게 자라난 튤립이 이번 봄처럼 때가 되니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환희와 기쁨을 주고 있다.
우리들도 현재 펜데믹으로 인해 벌판에 외롭게 남아져 있거나 비바람 부는 광야에 있을지 모르지만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현재의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우리에게도 하나님이 주시는 때, 가장 좋은 때가 있고 그때에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쁨도 선사 할 수 있고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다고 믿는다.
특히 가까이 가서 보니 튤립 밭 주위에는 아직도 질퍽한 진흙땅이었고 곳곳에 물이 흥건히 고여 있는 곳도 있었다. 겨울철 내린 많은 비로 인해 진흙 밭이 되었고 한파로 얼어붙었던 겨울의 들판에서 튤립은 많은 고통을 이기고 봄철에 아름다운 꽃을 피운 것이다.
우리도 어떤 시련과 고통을 믿음으로 이겨낼 때 하나님의 더 큰 영광과 축복이 다가온다는 것을 실감했다.
우리 인간들이 지난 2년 동안 세계적인 코비드 펜데믹의 불안과 공포 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지만 이 들판은 매년처럼 변함없이 검은 구름이 끼고 비바람 부는 좋지 않은 날씨에도 튤립을 피워냈다.
그같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언젠가는 아름다운 튤립이 피는 것처럼 현재의 펜데믹도 반드시 끝날 것이다. 그때까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아름답게 피어날 튤립 같은 소망을 항상 마음에 간직하고 시련을 극복해야 하지 않을까?
이 벌판에 이처럼 아름다운 튤립 천국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개척시대 때 초기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광야를 기름진 옥토로 가꾼 것을 비롯하여 매년 9월이면 수백만 개 이상의 벌브를 심은 후 꽃이 필 때까지 정성껏 가꾸고 다듬고 또다시 벌브를 채취해 다시 심는 등 많은 사람들이 협력해 아름다운 튤립 벌판을 이루었다.
▲ 수많은 스노우 구스들이 밭애서 먹이를 찾고 있는 가운데 다른 곳에서 온 수많은 구스들이 하늘을 날고 있다. © 이동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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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이 펜데믹으로 인해 비록 황량하고 차갑고 외롭고 절망 속에 있더라도 개척자처럼 인내하며 튤립 벌브 같은 진실한 씨앗을 가슴에 심자. 아름다운 튤립이 피어난 것처럼 우리에게도 하나님이 때를 주시고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시리라 믿는다.
펜데믹 이후 처음 나들이한 스카지트 벨리에서는 튤립뿐만 아니라 보너스로 화려한 스노우 구스 새 떼들의 군무를 볼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5만 마리가 넘는 수많은 새 떼들이 밭에서 모이를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방에서 날아온 새 떼들이 바로 내 머리 위를 지나 그들과 합류한 순간 마치 버섯구름처럼 수많은 새떼들이 큰소리로 깍깍거리며 하늘로 솟구쳐 날아가는 장면은 정말 장관이어서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철새인 스노우 구스는 시베리아 Wrangel Island 에서 시애틀까지 3000마일을 1주 동안 날아온 후 10월부터 4월까지 이곳에 머문 후 다시 돌아간다.
불과 5,6파운드의 작은 스노우 구스 새들이 일주일 동안 3000마일을 이동 한다는 것은 마치 이제 3년 차인 펜데믹보다 더 어려운 여행일지 모른다.
철새들이 차가운 겨울 바람 속에서 하루에도 수만 번 날갯짓해야 하는 고달픈 여행이 끝나면 모이가 가득한 스카지트 벨리 평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우리들도 하루 빨리 펜데믹이 완전히 끝나 정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한다.
광활한 붉은 튤립과 형형색색의 튤립들이 마치 바다처럼 드넓게 펼쳐져 있는 장관을 보면서 먼저 이와 같은 아름다운 자연을 창조하신 하나님께 영광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찬양이 절로 나왔다. 펜데믹이 완전히 끝나면 더 많은 곳에 방문하여 이 찬양을 부를 수 있기를 기원한다.
이번 주는 고난주간으로 아직도 춥고 어두운 시애틀 새벽을 깨우고 교회에 나가 예배드리고 기도하고 있다. 우리들의 죄를 사하시고 구원하시기 위해 고난 받으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을 생각하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코비드 펜데믹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십자가에서 죽으셨으나 부활하시고 우리에게 영생을 주신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로 조만간 펜데믹이 끝나고 황량한 들판에 피어나 우리들을 행복하게 만든 튤립들처럼 아름다운 세상이 다시 펼쳐질 것으로 믿는다.
▲ 자녀들과 함께 온 미국인 어머니가 튤립 밭 앞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다. © 이동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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