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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희 목사의 광야사역]또 한사람이 죽어 나간 쪽방촌
눈물로 써내려가는 영등포 광야교회 임명희 목사의 광야사역 이야기
 
임명희   기사입력  2021/12/10 [10:04]

 

또 한사람이 죽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년여 동안 쪽방 촌과 다리 밑 노숙자들은 코로나 19 전염에서 안전지대였다.

지난여름 나와 쉼터 형제들이 코로나에 감염되어 쉼터가 폐쇄되고 급식이 중단되는 7월에도 괜찮았고 그 이후 2차 백신을 맞은 사랑들에게 변종들의 돌파에도 끄떡없었다. 철저히 소독하고 매주 검사하고 거리를 유지하며 씻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연 11월 13일 할렐루야교회    김승욱목사님의 후원으로 치른 제 22회 광야인의 날 잠바 나눔 행사 때에 500여명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행사를 한 후에도 무풍지대와 같았다.

▲ 제22회 광야인의 날 행사 참석자들     ©뉴스파워

 

그런데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들어서면서 쪽방 주민들 사이에 확진 자가 발생되고 동시에 길거리에 앉아 술을 마시던 노숙자들에게도 감염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숙하던 텐트 족 중 한명이 숨졌고 그 뒤를 이어 술을 마시던 노숙자들이 줄줄이 감염되어 격리되었다.

또한 쪽방에 거주하면서 중독자로 사는 영식이가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격리 당하게 되었다. 몸은 돌보지 않고 늘 술에 젖어 살아오고 있으니 영양부족에다 면역력이 떨어져 걸리게 되었다고 본다. 잘 먹지 못한 채 박스와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상원이도 확진 자가 되었다.

참으로 가슴 아픈 것은 2년 정도 몸이 아파 힘들어했던 80이 된 차명옥 주민이 119로 이송 중에 돌아가셨다. 이제 차명옥과 함께 한 시대를 호령했던 삼총사가 늙고 힘이 빠져 역사의 강물에 떠내려가고 있다. 

▲ 임명희 목사가 차명욱 쪽방촌 주민을 위해 기도해 주고 있다. 지병에 코로나로 실려가는 119안에서 숨졌다.  © 뉴스파워

 

이런 난리 통에도 오늘은 두 팀이 방문했다. 김영환 박사님이 이끌고 있는 샬롬나비와 황은혜목사님이 이끄는 그레이스 선교교회이다. 샬롬나비 회원들은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린 후에 쌀을 가지고 쪽방 촌 몇몇 집을 방문하고 기도를 해드렸다. 쪽방에 사는 분들이 참 반가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고아 출신 종대는 외롭고 지친 모습으로 멍하니 앉아 있었고, 내원이는 이불속에서 뒹굴고 있었다. 내원이 옆방의 영식이는 확진으로 격리 중인데도 술을 마시고 눈동자가 허옇게 풀려있었다. 거리를 유지한 채 기도를 해주고 나왔다.

쪽방 방문을 마치고 바깥배식 장소로 이동했다. 바깥에는 그레이스선교교회에서 온 성도들과 함께 우리 전도팀이 찬송과 함께 점심국밥을 배식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선교교회 부목사님의 식사기도에 이어 배식을 하며 전도 찬양을 계속했다.

▲ 노숙인들을 보살피는 광야교회 임명희 목사     © 뉴스파워

 

면역력 싸움인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쪽방촌의 노숙자들은 건강이 더욱 떨어진 모습들이다. 나눠드리는 국밥과 빵 등에 의존하며 줄선 사람들을 보며 특별히 리어카에서 자는데 다른 노숙자가 리어카를 끌고 간 적도 있다고 한 영식이 형제의 양 어깨를 잡아보니 뼈만 남아 있다, 가슴 속에서 울컥 눈물이 올라왔다. 그 어깨를 붙들고 ‘죽지 말고 살아남도록 하세요.’ ‘주여! 주께서 날개깃으로 덮어 살게 하옵소서!’ 속 기도를 드렸다.

저녁에 톡을 보니 김소장에게 문자가 들어와 있다. 상원이와 영식이 등 확진자들과 접촉했으니 내일 가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 영등포 쪽방촌 주민     © 뉴스파워

 

전염병이 휩쓸 던 시대를 치열하게 살다간 성도들이 떠올랐다. 가족들도 내다버린 시체를 치우며 그 시대를 섬겼던 2,3세기의 로마의 초대교회 성도들과 전염병에 유럽 인구의 4분의 1이 죽어 나가 던 종교개혁 시대에 금지구역을 넘나들며 전염 된 성도를 돌보았던 존 칼빈과 콜레라가 휩쓸 던 조선말의 개화기를 연 언더우드 선교사와 같은 선진들이......

코로나 강도가 온 세상을 휩쓰는 이 우울한 시대에 강도만나 여기저기 신음하는 이들을 돕기 위해 일어서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발길이 필요하다.

“어떤 사마리아인은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겨 가까이 가서 ... 상처에 붓고 싸매고, 가서 돌보아 주고(눅10: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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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2/10 [10:04]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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