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영등포 쪽방촌은 비상이다.
지난 수요일 밤 영등포 쪽방 촌 고가다리 밑 텐트 속에서 노숙하던 한 노숙자가 사망했고, 쪽방 촌에는 이번 주에 11명의 확진 자가 발생하여 격리와 치료차 실려 갔다.
▲ 노숙인을 돌보는 광야교회 임명희 목사 © 뉴스파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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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4도로 떨어진 추위가 휘 몰아쳤던 엊그제 수요일 밤에 텐트 속에서 생활하던 노숙자가 시체로 발견 되었다. 그의 죽음의 사인은 코로나 19 양성이었다. 그동안 술만 마시고 영양결핍에 면역력을 잃은 결과로 생각 된다.
앞으로 술만 마시고 잘 먹지 못해 영양관리가 안된 노숙자들이 차디찬 노상에서 얼마나 죽게 될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또한 쪽방에서 생활 하기에 노숙자들보다는 조금 나은 쪽방주민들도 계속 된 코로나 재앙으로 어쩌면 더 많은 확진 자가 나오고, 사망자도 나오리라는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쪽방촌의 노숙자와 주민들은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되거나 규제가 높아지면 접촉 금지 이유로 급식마저 중단되어야 하는 상황이 몇 번이나 있었다. 이럴 때면 염려가 커진다. 왜냐하면 코로나는 면역력 싸움이고, 면역력은 잘 먹어야 되는데 접촉금지를 이유로 그나마 공급되는 급식도 자주 멈추어야 하니 영양이 심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 노숙인을 돌보고 있는 광야교회 자원봉사자들 © 뉴스파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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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위드 코로나 시대에 관에서는 접촉 금지보다는 코로나와 함께 가면서 영양이 취약해진 노숙자와 쪽방주민들에게 식사도 더 잘 먹도록 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비타민과 영양식품을 공급해주는 것이 이들의 건강을 돕고 생명을 살려주는 진정한 복지라고 생각한다.
어젯밤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인지라 순찰 팀을 급조하여 응급복지 차원에서 야간순찰을 나갔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순찰에 참여한 자들이 영등포 인간문화재로 등록 된 김오근, 백창기, 동원참치, 오랫만에 나타난 이용호 등의 유명인사들 이었다. 이들 자체가 골치 덩어리인 꼴통들인데 이들이 노숙하는 사람들을 돌보는 순찰조가 되었다는 것이다. 오랜 세월 이들과 씨름하며 복음과 사랑으로 붙들어 온 결과 이들이 위기의 때에 일군들이 되어 나타난 것이다. 쪽방촌과 역전의 천사들이 함께 순찰에 참여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노숙인들을 돌보는 광야교회 순찰대들 © 뉴스파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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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을 다니면서 이들이 백신을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도 모르고, 또 코로나에 걸려있는지도 모르기에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이들이기에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이들이 더 어려운 위기에 처해 있기에 더욱 돌봐 드려야 되는 것이 아니냐?'하는 감동을 따라 일일이 다가가서 만나며 기도를 해 드렸다.
어떤 이는 화장실 바닥에서, 어떤 이는 화장실 변기통에 앉아서, 어떤 이들은 텐트 속에서, 어떤 이들은 박스나 은박지 깔판을 깔고 이불을 덮고 자고 있었다. 이들에게 산적이 준비한 햄버거와 핫팩을 드리며 기도의 손을 내밀어 하늘의 위로를 드렸다.
역전으로 가는 길에 한 사람은 음식점 앞에 누워 오그라진 채로 자고 있어서 동원참치가 들고 나온 침낭을 바닥에 깔고 그 안으로 밀어 넣어 지퍼를 닫고 핫팩을 넣어준 뒤 "죽지 말라"고 기도를 해 준 뒤에 역 지하도에 내려갔다. 가서 둘러보니 셔터 문 경계선에서 몇 개의 얇은 옷들을 덮고 자는 형제를 발견하고 햄버거와 핫팩을 드리고 돌아서는데 이불을 덮어주지 못해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 영등포역 지하도 노숙인들을 돌보는 광야교회 임명희 목사와 순찰대 © 뉴스파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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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역 대합실 중앙통로로 올라갔다. 거기에 가니 6명이 노숙하고 있었다. 다 이불이 없고, 박스 위에 누워 떨면서 오그라진 채로 잠을 청하고 있었다. 침낭이 하나 밖에 없고, 이불도 없어서 일단 햄버거와 핫 팩을 드렸다. 그 중 한 명에게만 침낭을 드리고 나머지 사람을 바라보니 추위에 떨다가 일어나 들려준 햄버거를 먹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짠해왔다.
그중에 한 번 성경통독과 등산을 같이 다녀온 오영환형제가 박스 위에 오그리고 있어서 깨웠더니 부은 얼굴로 몸을 조금 일으켰다. “왜 이렇게 나와서 노숙하는가요?”, "쪽방을 얻어 줄 테니 들어가 생활하라"고 했더니 “이렇게 노숙하다가 죽을 생각입니다.”라고 했다. “아니 왜 죽을 생각이냐?” 고 물었더니 "죄가 많아서" 라고 답했다.
'아! 코로나와 추위가 이들을 죽이기도 하지만 죄와 방탕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 몰고 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죄와 사망의 세력의 무서운 지배력을 확인하게 되었다. 코로나는 검사를 통해 발견할 수 있지만 그 무엇으로도 발견할 수 없는 마음속의 죄가 무서운 힘으로 생명의 숨통을 옥죄고 있음을 보았다.
주께서 은혜를 베푸시사 죄 사함의 은총을 알고 살 소망을 주시기를 바 라며 "내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찬송을 불렀다. 이어서 "주는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나님!" 따라서 고백하게 한 뒤 "죄인일지라도 죽지 말고 살라"고 기도를 드린 다음에 떨어지지 않은 발길을 돌리게 되었다.
코로나와 추위가 휩쓸고 있는 12월의 노숙자들에게는 은박지 깔판과 이불이나 담요 침낭과 영양제 같은 육신적인 필요품과 절대적인 하늘의 죄 사함의 솜으로 만들어진 은혜의 이불이 필요한 밤이었다.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받았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가리는 것같이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사53:3)"
주여! 코로나 재앙위에 덮쳐오는 추위와 잘 먹지 못해 부족한 영양문제에다 압박해오는 죄책감으로 살 소망을 잃어버린 이들을 불쌍히 여기사 노숙하던 야곱을 만나 살 약속을 주셨던 것처럼 살 소망을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