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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한평우 목사 칼럼] 길
한평우 목사(유럽목회연구원 원장)
 
한평우   기사입력  2020/01/01 [07:56]

  

길은 이웃과 관계의 통로다. 고로 길의 기원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아마도 아담과 하와가 에덴 동산에서 추방당한 직후 터 길은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을 것이다. 길은 관계를 통해 외로움을 달래고 소통으로 고통을 나누는 수단으로 이용되었을 것이다.

▲ 광양시 둘레길(사진제공 = 광양시)     ©뉴스파워

 

 

더 나아가서 천지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을 실같은 가느다란 것으로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마치 가느다란 줄로 연결한 낙시 바늘처럼.

 

그런데 길은 탐욕의 도구로 자주 사용되기도 했다. 그래서 힘으로 이웃 나라를 침략하고 강탈하는 도구로 말이다.

 

길의 역사적 중요성은 그 길을 걸어간 자의 위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시에나에는 중세시대 십자군이 출발한 곳을 표시하기 위한 그림이 길가의 담벼락에 그려놓았다. 그 의미가 부여됨으로 그 길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서구문명의 발상지인 로마는 역사적 길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저들은 길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일찍 깨달았기 때문 에 기원전 4세기에 중요한 도로들을 이미 완성했다. 그것은 제국을 원활하게 통치하기 위한 군사도로로 출발하였지만 말이다.

 

그 오래전에 일종의 군사도로가 직선으로  기획되었다는 사실은 놀랍다. 그 도로를 3천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는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니 그 길이 얼마나 견고 하게 만들어졌는지 상상할 수 있다.

어쩌면 반 영구적으로 만들어졌지 싶다.

 

그 여러 길 중에 압권은 집정관 아피우스가 건설한 비아 아피어(Via appia) 길이 아닌가 한다.

그 길은 일차적으로 나폴리 근교인  카푸아(Capua) 까지 200km를 건설한 후 남쪽 끝인 브린디쉬까지 400Km를 완공했다. 도합6Km나 되는 군사도로 . 아마도 지구상의 현존하는 모든 고속도로의 기원 이 아닐까 여겨진다.

 

이 길은 이런 역사적 의미와 함께 기독교적으로 깊은 자취를 품고 있다. 일찌기 유월절 제사를 드리기 위해 예루살렘에 참석하였다가 예기치 않게 복음을 받게된 변화된 성도들이 이 길을 걸어왔다. 이들이야 말로 욕망의 성취를 이루기 위해 건설한 이 길을 영적 하늘 길로 만들어낸 역사적 인물들이다.

 

그리고 이들이 만든 공동체인 로마교회에 편지를 보낸바 있는 사도바울이 죄수의 몸으로 이 길을 뚜벅뚜벅 걸어왔다. 그리고 베드로도 이 길에 그의 편린을 남겼다.

 

그 뿐인가?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성경의 기라성 같은 복음의 일꾼들이 이 길에 선명하게 발자국을 남겼다브리스길라, 아굴라, 누가, 뵈뵈, 디모데, 오네시모, 어거스틴, 그 외에도 셀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하늘 길을 위해 이 길을 걸어갔다.

 

나는 엄숙한 심정으로 이 길에 서 있다. 과연 나는 이 역사적인 곳에 하늘 길을 얼마나 내고 있는가?

 

길의 양편에는 허물어진 다양한 무덤들이 침묵으로  방문자를 맞이하고 있다너도 곧 이곳에 오게 될 것을 염두에 두라고 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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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01 [07:56]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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