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집앞 자두나무에 핑크 꽃이 만발했다. © 뉴스파워 이동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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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4월. 4월이 되면 우리 집 앞 큰 자두나무에 핑크빛 꽃들이 피어나 아름다운 시애틀의 봄을 만끽한다. 그 큰 나무 아래에는 튤립을 비롯해 이름 모를 많은 작은 꽃들도 어느 샌가 땅을 뚫고 올라와 곳곳에 피어있는 것을 보면 그 춥고 어둡고 비 많이 왔던 겨울이 지나고 드디어 봄이 왔다는 것을 실감하며 자연을 다스리시는 하나님께 감사한다.
그 피어나는 꽃들을 보면 새삼 생각나고 감사하는 분들이 계신다. 봄철이면 해마다 피어나는 붉고 노란 튤립들은 이젠 하늘나라에 계신 장인 어르신이 생전에 우리 집에 오셨을 때 손수 심어주신 것이다.
한국에 사셨을 때 교직에 계시면서 과수원을 하시고 수많은 꽃들과 분재를 키우셨을 정도로 꽃과 나무를 무척 사랑하신 분이었다. 우리 집 화단에 튤립 알뿌리들과 보라색과 핑크색의 히야신스릏 심어주셨는데 그동안 많이 번지고 번져서 이젠 여러 곳에서 튤립 꽃들과 보라 꽃들이 저절로 피어나는 것을 볼 때마다 생전의 장인 어르신을 생각하며 감사하고 있다.
화단의 이름도 모를 분홍색, 흰색, 노란색 등 작은 꽃들은 오리건주에 사시는 장모님이 꽃씨와 꽃모종을 주셔서 아내가 정성스럽게 심은 것이다. 이제 그 꽃들은 제법 많이 번져 아내는 이제 그 씨들을 다른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하나의 다년생 꽃씨나 알뿌리를 심으니 아름다운 꽃들이 계속해 해마다 피어나 봄철이면 우리들에게 기쁨과 환희를 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봄기운이 가득했던 어느 봄날에 미루었던 책상 정리를 하면서 문득 잘 보이지 않던 곳에 있던 조그만 봉투를 발견했다. 보라색의 들풀들이 가득한 사진과 함께 위에는 큰 글씨로 'Forget Me Not'그리고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Cynoglossum Blue라고 씌여 있었다.
▲ 장모님이 꽃씨를 주셔서 이제 화단에 봄꽃들이 가득하다. © 뉴스파워 이동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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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가 들어 있는 작은 봉투였다. 호기심으로 뒤를 보니 글이 있었다. "오늘 여기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참석과 성원은 매우 중요하고 감사합니다. 이 씨앗들을 심어주시고 꽃이 피어날 때 당신의 가족과 친구들을 위한 약속들을 다시 생각하고 재다짐 해주세요." 그리고 밑에 이 꽃씨를 제공한 곳의 상호가 있었는데 그곳은 장례식장이었다.
언제인지도 모르고 누구 인지도 모르지만 언제가 이 장례식장에 갔었을 때 나눠준 것이었다. 사전을 찾아보니 이 꽃은 파란색 야생화인 중국 물망초였다.
'Forget Me Not' 라는 문구처럼 하늘나라 가신 분을 다시 추모할 수도 있고 다시한번 생전에 가족과 지인들을 더 사랑하고 생각하라는 좋은 광고물이었다. 그런데 더 자세히 살펴보니 지난 2007년에 씨를 담은 것으로 2008년 1월까지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벌써 11년이 지났으니 아마 씨가 죽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에 바빠서인지 잊어버리고 이 꽃씨를 그동안 심지 않은 것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들을 보면서 이 꽃씨도 당시 심었더라면 고인을 한번 더 그려볼 수 있고 지금 봄철 화단에 아름답게 피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심지 않은 그 꽃씨 봉투를 보면서 주인이 준 달란트를 땅에 감추어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비난을 받은 종 이야기가 떠올랐다.
▲ 현재 시애틀의 수퍼마켓에서는 각종 꽃씨들이 판매되고 있다. © 뉴스파워 이동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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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란트 받은 자가 와서 이르되 주인이여 당신은 엄한 사람이라 뿌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 내가 알았으므로 내가 두려워하여 가서 당신의 달란트를 땅 속에 감추었나이다. 보소서 거기에 당신의 것이 있나이다 하매 그의 주인이 그에게 응답하여 이르되 악하고 게으른 종아 너는 내가 뿌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흩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로 알았으니 그러므로 네가 내 돈을 돈 바꾸는 자에게 맡겨서 내가 올 때에 이자와 함께 내 것을 받게 했어야 함이 마땅하도다. 그런즉 그에게서 그 일 달란트를 빼앗아 십 달란트 가진 자에게 주라. 있는 자마다 받아서 풍성하게 될 터이나 없는 자는 자기에게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 너희는 이 무익한 종을 바깥 어둠 속에 내던지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 하니라.(마25:24~30)
하나님이 우리들에게 많은 재능과 능력을 은사로 주셨는데 우리가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데 그 달란트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같은 꾸지람을 받고 바깥 어둠 속에 내던져질 것이라는 경고를 다시 깨달았다.
또 이 말씀을 통해 현재 우리가 풍성한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를 갖지 않았더라도 공평한 하나님은 최소한 한 달란트라도 맡겼다고 생각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하나님이 주신 은사를 땅에 묻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끝까지 충성스럽게 감당해야 할 것이다.
그러고 보면 봄에 피는 꽃들 중에는 화려하고 꽃송이가 큰 꽃들도 있지만 이름도 모를 아주 작은 꽃들도 있는데 이들 모두가 아름다운 꽃들로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과 찬란한 봄을 증거하며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신앙생활에서도 목사, 전도사, 장로, 집사, 권사 등 직분은 다르지만 맡겨진 작은 일을 작다 여기지 않고 충성을 다할 때 하나님은 기뻐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 꽃씨들은 땅에 심겨지는 그대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을 보면서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심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업신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자기의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는 육체로부터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리라.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그러므로 우리는 기회 있는 대로 모든 이에게 착한 일을 하되 더욱 믿음의 가정들에게 할지니라."(갈6:7-10)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죄악과 유혹 많은 이 세상에서 과연 우리가 현재 심고 있는 것이 자신의 육체의 욕심을 위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살아가서 나중에 썩어진 것을 거둘지, 아니면 성령을 위하여 심는지 다시 한 번 뒤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속을지 몰라도 하나님께서는 결코 만홀히 여김을 당하지 아니하신다는 경고를 들으며 우리는 성령의 열매를 맺는 좋은 나무가 되기 위하여 힘써야 할 것이다.
겨울철 보이지도 않던 땅 속에서 누군가가 씨를 뿌리고 그 한 알의 씨앗이나 조그만 튤립 알뿌리가 눈비내리는 겨울철에 각종 오물로 더럽고 어둡고 벌레가 살며 춥고 얼어붙은 땅 속에서 견디었다가 드디어 봄철에 땅을 뚫고 올라와 아름다운 꽃을 피운 것은 보이지 않는 땅 속에서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놀라운 역사가 있었고 하나님의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비록 이 세상에서 춥고 어두운 어려움이 있더라도 한 알의 밀알 같은 믿음을 심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소망 속에 인내할 때 인생의 겨울을 이기게 하시고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크게 쓰임 받게 하실 것으로 믿는다.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란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5:3~4),
특히 아무리 외부 환경이 어렵다 하더라도 우리가 하나님 말씀에 굳건히 뿌리내리고 말씀을 먹고 자랄 때 어떤 시련과 고통이 와도 이를 극복하고 때가되면 아름다운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것이라 믿는다.
■이동근: 뉴스파워 시애틀 본부장. 시애틀 뉴비전 교회(담임 천우석 목사) 시무장로. 전 중앙일보 시애틀지사 편집국장. 전 월간 신앙지 ‘새하늘 새 땅’ 발행인 저서: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사람들’ 상,하권. 서북미 여행가이드(2018), ‘아름다운 오리건’, ‘아름다운 워싱턴’, ‘비,눈,바람 그리고 튤립’. 대한민국 국전, 일본 아사히 신문 국제 사진전, 홍콩, 한국 국제 사진 전 입선, 오리건주 오리거니안 신문 사진전 1위. 미국 개인 사진전 개최.
이메일:nhne70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