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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의 황폐화는 기도 부재에서 비롯"
기독교학술원, 틸리케의 영성 주제로 제51회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 개최
 
범영수   기사입력  2016/02/05 [17:00]
▲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은 5일, 백주년기념관에서 ‘제51회 기독교학술원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를 열었다.     © 뉴스파워 범영수
20세기의 스펄전, 대중 속으로 들어간 신학자 헬무트 틸리케의 영성을 고찰하는 시간이 열렸다.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은 5일, 백주년기념관에서 ‘제51회 기독교학술원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를 열었다.
 
이번 발표회는 헬무트 틸리케의 영성을 주제로 열렸다. 독일의 신학자 헬무트 틸리케는 바르트 신학이 놓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강조한 신학자로 바르트, 그리고 틸리히와 더불어 오늘날 정신세계에 큰 영향을 준 사상가이다.
 
발제를 맡은 안계정 박사(평택나눔교회 담임)는 바르트와 판넨베르크 같은 독일권 신학자들이 더 많은 관심과 주목을 끌고 있는 상황에서 틸리케에 대한 관심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지난 세기 틸리케가 보여준 영성의 특징과 그 의미에 대해 말씀과 소통, 고난의 영성이란 3가지 주제로 설명했다.
 
먼저 말씀의 영성은 말로 선포되는 설교와 글로 표현되는 교의학적 진술이 그 본질에서는 같다는 의미로 설교강단에서 선포될 수 없는 교의학적 진술은 그만큼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안 박사는 틸리케 시대에 교단의 황폐화는 기도의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므로 설교자는 무엇보다 성령의 자유롭고 주권적인 역사에 자신을 내맡겨야 한다. 틸리케는 그 수단이 ‘기도’라고 말한다”며 본문에 대한 면밀한 주석 작업은 필요하지만 첫 번째가 될 수 없고, 오히려 성령이 나를 해석하도록 해야 한다는 설교자로서의 기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소통의 영성을 설명한 안 박사는 “틸리케는 대학 강단에서 강의만 하는 신학자가 아니었고, 교회에서 설교만 하는 목사도 아니었다. 그는 라디오나 TV, 또는 쉬운 에세이 같은 출판물을 통해 기독교신앙에서 멀어진 동시대인들과 소통했고,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했다”고 소개했다.
▲ 안계정 박사(평택나눔교회 담임)     © 뉴스파워 범영수

안 박사는 틸리케의 설교는 영향력 있는 대중잡지의 표지모델이 될 정도로 독일 사회를 뒤흔들었고, 목회상담은 특별한 계획없이 수시로 이뤄졌다며 틸리케야 말로 대중 속으로 들어간 신학자라고 평했다.
 
이런 틸리케의 소통의 영성은 기독교신앙 자체가 세상과의 소통을 요구함을 나타낸다. 복음의 내용은 진리로서 영원한 것이지만, 복음을 듣는 사람들은 시대와 문화마다 다른 것이 현실이다. 틸리케는 시대마다 달라지는 사람들을 위해 신학을 현실화하는 작업을 실행한 것이다.
 
세 번째 특징인 고난의 영성을 설명한 안 박사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 가운데 일어난 대량살상과 인종 학살, 동서냉전의 극한 대립의 공포의 시대에 틸리케는 정면으로 맞섰다”고 말했다.
 
2차대전을 일으킨 히틀러의 나치에 대해 틸리케는 “무저갱에서 올라온 짐승”이라고 비판했고, 독일의 대학교수들이 히틀러를 지지할 때도 그는 자신의 강의시간에 나치의 전쟁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에 하이텔베르크 대학의 개신교 신학부는 만장일치로 틸리케를 시간강사로 강등시켰으며 여기에 머물지 않고 그를 해고시키기까지 했다. 이후 게슈타포의 감시 하에 놓인 틸리케는 히틀러의 암살을 목표로 한 지하비밀조직 ‘프라이부르크 동맹’에 참여하며 시대의 악마에게 대항했으며, 나치뿐만 아니라 종전 이후 볼셰비키에 대한 비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안 박사는 “틸리케는 기독교신앙은 어떤 정치적 행동을 표출하느냐에 대한 좋은 본보기”라고 평하며, “정치와 종교는 이론적으로 법적으로 분리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될 수 없다. 교회가 정치적으로 제아무리 중립을 표방해도 그 자체가 이미 정치적 행위”라고 말했다.
 
안 박사는 틸리케의 나치와 볼셰비키에 대한 저항이 근본적으로 이데올로기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신앙에서 오는 양심의 결단이라고 표현했다. 안 박사는 “예수님의 제자들은 군사혁명을 기대했지만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 그러나 여기에 바로 교회의 결정적 힘이 있다고 틸리케는 말한다. 십자가에 못 박힌 주님은 우리를 고난으로 부른다”며 이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이 신앙이며 고난의 영성이라고 말했다.

안 박사는 “지난 세기 우리에게 칼 바르트만이 아니라 헬무트 틸리케가 있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매우 큰 축복”이라 말하며, “틸리케는 성령으로 충만한 한 신학자가 죽어가는 교회에 어떻게 다시 영적인 생명과 활기를 불어넣는지를 보여준다. 그 덕분에 우리는 독일교회의 영적인 부흥을 보며 하나님을 떠난 유럽이 다시 창조주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강력한 희망을 갖게 된다”고 표현하며 한국 교회에도 틸리케의 영성이 새로운 희망으로 작용할 것이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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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2/05 [17:00]   ⓒ news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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